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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에 기스가 있습니다. 가격 인하.
01. Never Grow Old
02. Analyse
03. Time Is Ticking Out
04. Dying Inside
05. This Is The Day
06. The Concept
07.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08. Pretty Eyes
09. I Really Hope
10. Every Morning
11. Do You Know
12. Carry On
13. Chocolate Brown
*Bonus Tracks
14. Salvation (live In Paris)
15. In The Ghetto
CRANBERRIES /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꺾어지는 창법의 여성보컬, 하면 떠오르는 그녀, 돌로레스 오리어던(Dolores O'Riordan)은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과, 여성을 보컬로 둔 우리나라의 몇몇 밴드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몇몇이지만 90년대를 봤을 때는 붐이었다시피 할 정도로 여성 보컬이 있는 밴드였다 하면 그녀는 꺾이는 창법으로 노래를 불렀으니 말이다. 오버그라운드에서야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치지만 크랜베리스를 카피하던 홍대 앞 클럽에만 해도 그 얼마나 많았던가...그렇게 여성이 보컬을 맡은 밴드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한참 거론됐으나, 걸출한 아일랜드 모던록 그룹이라는 형용문구가 더 적절한 밴드 크랜베리스가 실로 2년 만에 다섯 번째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앞서 말했듯 크랜베리스는 간교함과 청아함을 오가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보컬을 선보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돌로레스의 카리스마 그리고 크랜베리스의 힘은 물론 음악도 한몫 한다. 차가우면서도 열정 넘치는 음악, 제 몫을 다 하는, 그것도 잘, 기타 연주와 섬세한 멜로디, 아이리시 포크에 기반을 둔 정서적인 친근함까지 더해서 크랜베리스의 음악은 우리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형제인 노엘 호건(Noel Horgan / 기타), 마이크 호건(Mike Horgan / 베이스) 그리고 퍼걸 롤러(Fergal Lawler / 드럼)가 낸 보컬 구함 광고를 보고 찾아온 돌로레스 오리어던은 그 생김새답게 참 당돌했다. 일단 그들의 음악을 들어본 며칠 후 자신이 만든 곡을 들고와 노래를 불렀고 그 힘찬 보컬에 반한 남자 셋이 그녀를 영입해 드디어 그들은 밴드를 완성하게 된다. 데모 테입을 만들어 아일랜드에서 팔던 이들은 뜻밖의 호응에 힘입어 처음에 돌로레스가 만들어온 곡 중에 하나인 'Linger'를 포함, 데모를 만들어 영국 레코드사에 보낸다. 거기서 즉각 반응을 얻은 크랜베리스는 아일랜드 레코드(Island Records)와 계약을 하고 당찬 제목을 단 데뷔 앨범을 발표하는데 1993년에 나온 [Everybody Else Is Doing It, So Why Can't We?]가 그것이고 이 앨범에는 우리도 잘 아는 'Linger', 'Dreams'가 실려있다. 데모 하나만으로 영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정작 데뷔 앨범을 내고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그 곳에서 이들은 갑자기 떠오르는 스타 대접을 받으니, 그건 바로 MTV가 이들의 발라드 'Linger'를 연일 틀어댄 것, 그리고 빌보드 싱글 차트에 8위까지 오른 성적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크랜베리스는 강한 아일랜드 밴드로서의 면모를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천사같이 예쁘기만한 목소리와 한 많은 여전사를 연상케 하는 목소리까지 오가는 돌로레스 오리어던의 보컬과 좀 더 다양한 분위기의 곡구성, 그리고 멜로디로 이들은 더욱 강한 인상을 구축하며 두 번째 앨범 [No Need to Argue]를 발표한다. 이게 1994년의 일이다. 아일랜드의 시인을 노래하고 (Yeat's Grave), 남아일랜드의 영국에 대한 1916년 혁명을 회상하고(Zombie), IRA의 벨파스트 폭탄 테러 사건에 묵념을 하는(The Icicle Melts) 등 노랫말에서도 아일랜드 밴드임을 주지시킨 크랜베리스는 내용의 부담스러움에도 조화로운 기타 연주와 피들의 경쾌함, 신비로운 분위기의 보컬과 연주 등으로 데뷔 앨범을 뛰어넘는 인기를 기록한다. (당시 기록으로 데뷔 앨범은 미국에서 4백만장, 두 번째 앨범은 5백만장 판매) 두 번째 앨범을 평하며 잡지 롤링스톤은 이렇게 말했다. 좀 더 박력이 들어가고 한숨이 줄었으면 좋겠다고. 세 번째 앨범 [To The Faithful Departed]가 바로 그런 느낌이다. 변화무쌍한 멜로디라인을 유연하게 넘어가는 돌로레스의 보컬에는 더 힘이 들어가 있고 연주도 더욱 힘차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Salvation', 'War Child', 'Bosnia' 같은 곡들을 보면 U2나 시니어드 오코너(Sinead O'Connor)쯤 되는 아일랜드의 호전적인 뮤지션이 연상된다. 물론 'When You're Gone'같은 깜찍무드송도 있긴 하다. 1999년에 발표한 네 번째 앨범 [Bury the Hatchet]는 멤버들에 의하면 '지난 일을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해보자'라는 뜻의 제목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들의 네 번째 음반에서 보여준 낯선 음악들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스미스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네 번째 앨범은 이전 이들의 음악에서 보여주는 신비로운 느낌은 다분히 배제되었고 우리에게 익숙한 크랜베리스 스타일에서 벗어나 있다. 크랜베리스가 데뷔한지 올해로 십년이다. 그 동안 톱의 자리와 판매량이 줄어든 스타의 자리를 경험했고 멤버 중 세 명은 엄마, 아빠이다. 그런 그들이 선보이는 다섯 번째 앨범, 그들이 세상을 보는 눈은 또 어떻게 변했을까? 스미스(The Smiths)나 모리씨(Morrissey), 블러(Blur)의 프로듀서로 유명하고 또 이들을 수퍼 밴드로 만들었던 데뷔 음반과 두 번째 음반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스티븐 스트릿(Stephen Street)이 이번 앨범에 참여했다고 하니, 우리에게 익숙한 크랜베리스 분위기를 예상해볼 수도 있겠다. 크랜베리스의 다섯 번째 앨범의 타이틀은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먼저 제목이 로맨틱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십년 경력의 베테랑 밴드답게 여유가 있고 다소 몽롱하다. 돌로레스의 보컬은 기교가 많이 줄어든 대신 그만큼 차분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그래서 처음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물론 스티븐 스트릿의 영향 때문인가 첫 번째 싱글로 발표한 'Analyse'를 비롯해서 몇 곡은 예전 히트곡들의 분위기가 난다. 첫 싱글인 'Analyse'는 울림이 있는 기타 연주와 한층 어려진 돌로레스의 보컬로 다소 몽롱한 느낌을 주는데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며 마음의 눈을 넓혀라. 그러면 굉장한 순간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느긋하게 삶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첫 곡 'Never Grow Old'도 청량한 건반악기 인트로와 단순한 악기 구성에 흐르는 듯한 보컬로 '하늘을 나는 새', '산들바람'을 노래하고 있다. 이 두 곡을 두고 돌로레스 오리어던은, "어느 순간 전혀 모르고 있던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며 내일, 다음 주, 내년을 걱정하지말고 지금 이 순간, 주변을 부유하고 있는 아름다움을 잡으라고 조언해주기까지 한다.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로 재치 있게 곡을 열어 가는 'Time is Ticking out'은 드럼 연주와 베이스가 모처럼 선명하게 들리나 했더니 체르노빌 사태를 언급하며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고, 나른한 베이스 연주가 인상적인 'Dying inside'은 부패한 영혼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LP 스크래치와 맑은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서 일렉트로닉의 비트와 하프시코드 연주가 인상적으로 펼쳐지는 'The Concept'은 노골적인 사랑 얘기로 유난히 돌로레스의 목소리가 요부처럼 들린다. 그리고 역시 또 다른 잔잔 넘버 'Chocolate Brown'으로 크래베리스가 선사하는 이름 아침의 냄새, 커피향 가득한 다섯 번째 앨범은 끝이 난다. 그러나 바로 스톱 버튼을 누르지 마실 것.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간 세 번째 앨범의 히트곡 'Salvation'이 터져나오면서 "아! 이들이 이렇게 변했구나!" 무릎 탁- 치며 느낄 수 있을 테니... 역동적이었던 예전의 노래들에 비해 차분해진 음악이라는 걸 이들도 알았는지, 이런 멘트를 날린다 "아이를 가져보면 어리석은 문제들로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된다." 어리석은 문제들로 고민하지 않는 대신 들고 온 완숙미 넘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럼! 애기 이가 언제 나는지를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문제가 아니란 말인가?"란 질문은 쏙 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