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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건 그가 혼자 힘으로 얻은 세계였다. 단 한번도 그려본 적 없고, 상상한 적 없지만 어쨌든 지금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것이었다. 아름답지도, 근사하지도 않지만 그가 어렵게 다다른 어떤 곳이었다.
<푸른색 루비콘> 102쪽
<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소설집. 김혜진의 소설은 열기도 냉기도 아닌 온기로 삶을 바라본다. 김혜진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려본 적 없고, 상상한 적 없는' 삶에 놓여 제가 놓인 자리를 두리번댄다. 그 삶은 작은 호의, 혹은 오지랖을 부리는 삶의 방식을 두고 '정해야, 다른 사람들 심기를 건드리면 좋아?'(<관종들>, 33쪽)하는 지친 조언을 듣는 삶. 성경 수업에서조차 '묘하게 불청객이 되어가는 느낌'(<푸른색 루비콘> 83쪽)을 받는 삶, '사는 동안 수없이 오답을 적어냈던 문제의 해답'(<하루치의 말>, 134쪽)을 손에 쥐고도 여전히 어렴풋해하는 삶이다. 이 삶은 자전거 가게에서 갑자기 고춧가루를 팔게 되는 삶, 아픈 엄마의 이불가게를 떠맡게 되는 삶, 피해자 단톡방에서 혼자 일기 쓰듯 메시지를 보내는 삶이다. 몇 억 단위의 부채가 아닌 700만원 정도를 빌려주고 떼이는 삶. 그러한 삶이 놓인 자리에서 김혜진의 소설 속 인물들은 생계를 유지하며 산다. 소설은 생선을 조리듯 이 삶이 품었을 미움이며 원망을 적절한 온도로 오래 데운다. 인물이 사건과 감정 바깥으로 움직이면 '과묵한 선의'(조해진의 추천사 중)로 비로소 인물의 손을 잡는다.
이 노란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바깥의 열기와는 무관한, 내부에서 만들어져 흘러나오는 온기'(<달걀의 온기> 233쪽)가 내 마음 역시 덥혔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에 삶을 포갠 연약한 읽는 이가 자신이 놓인 자리에서도 온기를 감지할 때, 그렇게 소설 밖에서도 삶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