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힘>의 남덕현 작가가 3년 만에 <한 치 앞도 모르면서>로 돌아왔다. 2013년 <충청도의 힘>은 충청도 노인들의 일상을 해학적으로 풀어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책 또한 노인들의 삶을 질펀한 충청도 방언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충청도의 힘>의 속편이라고 할 만하다. 책은 저잣거리 판소리 사설처럼 거침없는 해학과 풍자로 가득하다.
그러나 <한 치 앞도 모르면서>는 <충청도의 힘>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진화한 면모를 보인다. 우선 두드러지는 점은 '서사'다. 이번 책은 전작에 비해 각 편의 길이가 늘어나면서 단편소설 같은 기승전결의 서사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그 결과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고 재밌어졌다.
다음으로는 '현실 풍자'다. 충청도 시골 노인들의 삶이 놓인 현실, 즉 이중삼중의 모순이 중첩된 현실을 비켜가지 않는다. 작가는 노인들의 밑도 끝도 없는 대화를 통해 도시의 시종이 되어버린 농촌, 세습되는 가난과 불평등, 현실 정치의 반민중성 등을 강력하게 풍자한다. 웃긴데 슬픈, 바야흐로 '웃픈' 이야기의 향연이라고 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