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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영화 'Go'를 본 적이 있어?" 뭐, 안 봤어도 상관없어. 사실은 나도 아직 안 봤거든. 그냥 이 책을 쓴 가네시로 녀석이 그 영화의 원작소설을 썼다길래 예의상 물어본 거 뿐이라구. (내가 누구냐구?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지 누구겠어?)
이 책을 쓴 녀석의 말을 빌리자면, <Go>는 '나'의 연애 이야기였고 <레벌루션 No. 3>은 '나'의 사소한 모험담이라더군. 그래, 사소하지. 하지만 명심해둬. 아주 사소한 이유에서 혁명은 시작되는 거란 사실을 말야. 뭐? 나같이 3류 고등학교 다니는 놈이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놀랍다구?
흠. 그 말을 처음 한 건 생물 선생 닥터 모로야. 맨날 유전자 타령만 해대지만 그래도 개중에 우리를 이해해주는 꼰대라 할 수 있지. 그 선생이 말하더군. "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나?" 난 아직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감전된 것처럼 등골이 오싹해져. 멋지지 않아?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나'라니.
선생이 말했어. 그래, 너희들은 공부를 못해서 이 학교에 왔지만, 그건 전혀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재능을 찾아 공부 잘하는 인간들의 세계를 소멸시키든지, 아님 이 답답한 계급사회에 바람구멍을 뚫어야만 한다고 말이야.
그렇지. 아무리 크고 단단해 보이는 벽이라 해도 작은 틈 하나에 무너져버릴 수 있다는 건 네덜란드 소년도 다 아는 진리잖아. 다만 그 구멍을 어떻게 내느냐 그게 문제인데, 선생이 제안한 방법이 진짜 재밌어. 우리들보고, 공부 잘하는 인간끼리의 유전자 결합을 저지하는 거라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어?
그래그래. 이제야 이해가 가는 모양이군. 한마디로 말해 우리는 열등한 유전자지만, 공부 잘하는 여자의 유전자와 결합해 전혀 새로운 유전자를 창조할 수 있다는 거야. 한마디로 말해 명문여고 여학생들을 꼬셔낼 것! 마침 근처에 괜찮은 여학교도 있으니 잘된 일이지.
(하하, '혁명'이란 단어 때문에 우리가 뭔가 위대한 일을 벌일 거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큰 착각이야. 우리가 아무리 사회적 불평분자라 해도, 결국엔 학교에 매인 고삐리에 불과하다구.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들의 '사소한 모험담'이라니까.)
여학생과 사귀기 위해선 전화번호를 얻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그쪽 학교 축제 때 잠입을 하는 수밖에. 교문을 뚫기 위해 '주문작전', '아무렴 어때 작전' 등을 동원해 봤지만 그닥 성과는 없었어. 너무 쉬워도 재미가 없지. 명색이 체제에 구멍을 내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말야.
재작년이랑 작년에는 어찌어찌하다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려구. 흐흐.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레벌루션 No. 3> 아니겠어? 우리들의 이번 작전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여부는 책을 끝까지 읽어보라구. 미리 다 말해버리면, 이 책을 쓴 녀석한테 쥐어박힐 것 같으니 더이상은 말 못해. (조금만 힌트를 주자면, 지금까지 제시된 작전은 '철거반 작전'과 '독수리는 날아내리다 작전' 두 가지가 있어.)
에, 그러니까, 어려운 말로 해서 우리는 '마이너리티'야. 열등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주변인이지. 늘 다수 측이 이기게 되어 있는게 현실이고,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몇번이나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될 거야. 우리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현실이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는 건 야마가타 같은 얼간이도 아는 사실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제자리에 멈추어 서서 그냥 화석처럼 굳어버리는 건 절대 성미에 맞지 않는걸. 남들이 우리를 '아메바'라 부르든 '좀비'라 부르든간에, 함께 손잡을 친구들이 있는 한 그렇게 쉽게 넘어질 수는 없는 법이지. 그냥 너무 쉽게 져버리는 건 진짜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잖아.
그저, 가볍고 경쾌하게 흐름에 몸을 싣고서, 계속계속 앞으로 달려나가는 수밖에 없는 거야. 우리에게 있는 건 멀쩡한 두 다리와 맨주먹, 그것 뿐이거든. 공부 잘하는 놈들의 시스템에서 그놈들을 떠받들며 엎드려 있느니, 끊임없이 달리고 또 달리고 그러려고 해. 그렇게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이 지긋지긋한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우~. 공부 잘하는 녀석들처럼 너무 무게잡고 이야기한 것 같군. 괜히 심각해지진 말라구. 나는 영화 'Go'를 안 봤지만, 본 사람들이 그러더라구. 굉장히 쿨하고 다이내믹하며, 묘하게 균형감각이 잡혀있는 영화라고 말야.
이 책의 이야기들도 그래. 야마가타 같은 얼빠진 녀석 때문에 유쾌하게 웃어대기도 하고, 일찍 죽어간 친구녀석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지. 30일 동안 막노동을 해서라도 반지를 사주고픈 여자친구 이야기도 나오고, 변태같은 스토커 녀석과 벌이는 숨바꼭질도 꽤 흥미로울 거야.
뭐,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은 한 겁없던 녀석의 '사소한 모험담'이야. 하지만 견고하게 굳어져버린 시스템을 공략하기 위해선, 때로 순정만화처럼 경쾌하고 발랄하게, 냅다 발길질을 날리고 튀어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 사실 우리 같은 녀석들이 할 수 있는 반항은 그정도 수준밖에 없기도 하고 말야.
어쨌든지간에, 이 책을 집어든 이상 재미있게 읽으라구. 다 읽고 나면, 아마 당장 밖으로 나가 신나게 달리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봐이봐, 책장을 덮기 전에 대답해봐. 지금 이 시대에도 혁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 박하영(200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