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미카미 테렌 지음, 타케시마 에쿠 그림, 정백송 옮김

카츠라 카스가

리후진 나 마고노테 지음, 한신남 옮김, 시로타카 그림

후세 지음, 밋츠바 그림, 이소정 옮김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고블린 슬레이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고블린은 나오지 않습니다. 고블린보다는 마신이 살아 있는 암흑기를 다루고 있죠. 온 세상에 마물이 넘치면서 사람들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고, 이리저리 도망 다닙니다. 주인공이 있는 성체 도시에도 난민들이 들이닥치면서 아비규환이 벌어집니다. 아직 용사가 마왕인지 뭔지를 토벌하기 전인 거 같더군요. 상(上) 편을 5년 전에 읽어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습니다만. 上 편에서 던전에서 몬스터 범람이 일어나고, 下 편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심층에 내려가 원흉을 쓰러트리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고블린보다는 마신이라든지 흡혈귀 같은 게 진짜 몬스터라는 듯 던전에 내려가 모험가 다운 모험을 보여주죠. 다만 액션신은 본편이 좀 더 나은 느낌입니다. 외전인 본 작품은 절박함이 좀 없다고 할까요. 파티의 연계는 좋습니다. 다들 착하면 척 알아듣고 적재적소에서 활약을 하죠. 분위기는 본편보다 많이 어둡습니다. 본 외전에서는 본편에서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구원받은 여주교가 나옵니다. 아직 어린 티를 못 벗어났지만 실력은 대단합니다. 싫은 소리 하나 안 하고 외전 주인공 따라 원흉을 쓰러트리러 가죠. 연애 부분에 있어서는 본편에서 고블린 슬레이어 일편단심을 그려서 그런지 같은 파티에 있어도 외전 주인공과는 큰 접점을 만들지 않는군요. 창술사가 메인 히로인이 되어 외전 주인공과 썸을 타지만 본편만큼 다 줄 거 같은 분위기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암흑기에 연애나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죠. 그래서 약간은 무미건조하다고 할까요. 모험 부분에서는 사실 원흉 이외에는 마신이다 흡혈귀다 뭐다 나오지만 주인공 일행의 상대는 되지 않습니다. 뭐랄까 리뷰로 쓰기 위해 뭔가를 건져야 하는데 블록을 막힘없이 쌓듯이 해결해나가니까 건질 게 없었습니다. 그만큼 술술 읽힌다는 뜻이기도 하고, 머리 아픈 복선도 없다는 뜻이기도 해서 괜찮지 않았나 싶군요.맺으며: 사실 본편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에게 외전 주인공 일행이 겪었던 던전에서의 모험을 하라고 하면 전멸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나옵니다. 나오지만, 한 권으로 끝내야 해서 그런지 그냥 잡몹입니다. 원흉과의 싸움은 피를 튀기는 혈투가 이어지지만 역시 듣보잡 취급인 게 좀 웃겨 줬군요. 기본적으로 다크 판타지를 지양하고 있어서 개그를 풀어놓을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어중간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그것보다 작가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필력이 제법 좋아서 다크 판타지와 절묘한 조합? 이런 요소들에 의해 집중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신(神)에게 간절히 바라면 들어준다는 요소도 흥미로웠고요. 연애적 요소로는 본편처럼 이 여자 저 여자 할 거 없이 다 주인공 바라기 되지 않는 게 좋았습니다. 그로 인해 애틋한 마음을 보여주지 않아 이건 이것대로 뭔가 밋밋한? 뭐 어쩌라는 건지.
현석장군님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엄마는 여주가 3살쯤에 돌아가셨습니다. 여주의 집안은 이능력자 명문가입니다. 아버지는 집안 사정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이별) 여주 엄마와 정략결혼을 해야만 했습니다. 새엄마는 아버지가 정략결혼 전에 만났던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복 여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여주의 불행은 아마 여기서부터였을 겁니다. 사랑하는 남자(아버지)를 빼앗아 갔다며 새엄마는 여주 엄마를 증오하였습니다. 그 딸인 여주는 눈에 가시였습니다. 괴롭힘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복 여동생이 이능력에 소질이 있자 괴롭힘은 더더욱 심해졌습니다. 여주는 무능력자입니다. 아버지는 정략결혼 전에 새엄마와 이별했던 죄책감도 있고, 여주가 무능력자라는 게 밝혀지자 내놓은 자식 취급합니다. 새엄마와 이능력에 소질이 있는 이복 여동생만 싸고돌죠. 그런 부모를 보며 이복 여동생도 여주를 괴롭힙니다. 집안에서 여주가 있을 곳은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하녀 이하로 부려먹혔고, 밥은 하루 한 끼도 벅찼습니다. 부모(아비, 새엄마)가 안 줬거든요. 교육은 초등학교가 다입니다. 학대와 괴롭힘으로 인해 여주의 마음은 망가져 갔습니다. 그렇게 그녀가 19살이 되던 해, 버림받다시피 '쿠도 가(家)'에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이런 노래(동화?)가 있죠.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본 작품의 여주 '미요'는 어릴 적에 엄마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새엄마(계모)로부터 학대가 시작되었죠. 동화에 나오는 언니는 이복 여동생이고요. 동생 주제에 언니에게 대들다니 되받아 칠만도 하지만, 평소에도 새엄마에게 두들겨 맞는 게 일이었으니 이복 여동생에게 말대꾸라도 하는 날에는 반죽음이었겠죠. 그럴수록 이복 여동생은 더욱 기고만장해지고, 말(독설)로 폭행 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은 악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동화에서 신데렐라는 왕자를 만났습니다. 본 작품에서 왕자는 누구일까. 시집간 쿠도가(家)의 당주 '키요카', 남편이 될 이 남자는 냉혹하다는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선을 봐 왔고, 약혼하여 집에 들이고도 여자가 3일을 못 버티고 쫓겨나고 도망 갔다고 하는, 여자들의 무덤이나 마찬가지인 집이었죠. 이 말은 여주로 하여금 가서 맞아 죽던, 소박맞아 길거리에서 뒈지든 알아서 하라는 아버지로부터의 사형 선고와 같았다는 것입니다. 부모들끼리 상견례도 없었고, 예물 따윈 없으며 시집가는 날에 싸구려 기모노를 입혀 혼자 가게 만든 아버지. 지참한 옷이라곤 다 헤진 하녀복 하나. 도착한 곳에 낙원은 있을까.쿠도가(家)는 여주에게 있어서 최후의 보루가 됩니다. 여기서 쫓겨나면 갈 곳은 없습니다. 남편이 될 '키요카'를 만났습니다. 비굴할 정도로 자신을 낮추고, 잘못이 없어도 새엄마와 이복 여동생에게 했던 잘못했습니다가 입에 붙어 그 말만을 반복합니다. 뼈밖에 없는 신체, 퍼석퍼석 한 머리카락, 주부 습진으로 도배가 된 손, 허름한 옷, 교육을 못 받아 교양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고, 이능력에 소질이 없는 무능력자입니다. 이능력에 있어서 당대 최강이라는 경의를 받고 있는 쿠도가(家)에 싸움거나? 뭐 이런 여자를 보냈냐 할 상황입니다. 여주도 자신이 쿠도가(家)에 맞지 않다는 자각은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있기 위해, 살기 위해 비굴할 정도로 자신을 낮춥니다. '키요카'는 냉혹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정말로 그럴까? 처음엔 그녀(여주)도 자신의 재력과 집안 평판을 노리고 온 줄 알았습니다. 정작 여주는 그런 거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지만요. 그래서 그럴까 '키요카'는 여주가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여느 여자들에게 한 것처럼 차갑게 대한 사죄로부터 시작된 다정함과 상냥함. 왕자는 있었습니다. 왕자는 한 번도 웃지 않은 여주의 미소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세상은 '키요카'가 냉혹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맺으며: 본질은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 행복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세상 냉혹하다는 남편 '키요카'는 여주에게 있어서 왕자에 해당하죠. 세상 평판과 다르게 다정다감하고, 여주의 출신과 현재의 상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에 감사하다는 키요카의 마음 씀씀이는 마치 겨울에 쌓였던 눈이 녹아가는 듯했고, 장면 장면들은 정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뼈밖에 없었던 몸은 어느덧 살이 오르고, 퍼석퍼석했던 머리카락은 윤기가 흐르고, 창백했던 피부는 색이 돌아오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 처음엔 나를 독살하려나 하는 의심도 했지만 유모(여주를 진짜 살뜰히 챙겨줌)에게서 교육을 잘 받았는지 바로 애처가 모드로 전환하는 게 상당히 흥미로웠군요. 물론 중간중간 고비도 찾아옵니다. 이런 고비들은 비온 뒤에 땅을 더 단단해지게 하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위기가 찾아올수록 둘의 금술은 더더욱 공고히 해지죠. 매일 떠오르지만 여주에게는 비치지 않았던 태양이 지금은 그녀를 비춥니다. 웃을 수 있게 되었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쿠도가(家)는 여주가 있을 곳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왜 이렇게 그녀를 못살게 했을까, 더 나아가 중후반으로 가면 순 억지 같은 위기가 찾아오죠. 이것은 무언가를 대비한 복선 같기도 한데, 여주가 무능력이라는 것도 석연찮고. 아, 맞다. 이능력을 언급해놓고 내막은 설명하지 않았군요. 이 세계에는 괴이(정확한 명칭은 따로 있지만)라는, 이세계 피크닉이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괴이가 존재합니다.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죠. 그걸 해결하는 능력자가 있고, 여주 집안과 쿠도가(家)는 대대로 이능력자를 배출해오고 있습니다. 만, 일단 1권 기준으로 괴이는 크게 언급은 없고, 둘의 사이를 붙이고 갈라놓는 장치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작품은 필자 추천작입니다(일단 1권 기준).
현석장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