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1980년에서 1999년 사이에 태어난 한국의 비혼 여성 41인이 말하는
가족 의존적 통치에 맞서는 자기-통치 전략
여성은 타인의 삶의 재생산을 담당하는 존재인가? <의존하지 않는 마음>은 가족을 넘어 다른 삶의 연대를 선택한 41명의 한국 여성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결혼에 대한 개인들의 관념이 변화하고 보편혼의 규범이 계속해서 약화되는 이유를 탐색한다. 나아가 삶의 재생산 양식을 재편할 수 있는 비혼 주체의 역량을 푸코의 통치성 논의를 기반으로 논의한다.
“우리는 푸코가 조명한바,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만들며 스스로를 변형시키는 자기의 기술에 주목하여 비혼 여성들의 실천에서 보이는 자기의 기술을 ‘자기-통치’라고 이름 붙이고자 한다.”

서론_어떻게 삶을 재생산할 것인가?
1부 가족 의존 사회에서 산다는 것
1장 현대 정치와 삶의 재생산
1. 인구, 통치, 삶의 재생산
2.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삶을 재생산하는 가족
3. 저항의 장소인 개인의 내밀성
2장 가족 의존적 통치와 여성의 삶
1. 발전주의 국가에서 삶의 재생산
2. 가족 의존적 통치와 여성의 불완전한 시민권
2부 비혼 여성이라는 새로운 주체
3장 비혼의 출현
1. 결혼하지 않는 여성의 문제화와 자연화된 가족
2. 비혼의 등장과 전개
4장 비혼 정체성의 형성
1. 가족 의존적 통치와 비혼 삶의 다양한 경로
2. 삶을 위협하는 성적 불평등의 현실
3.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비혼의 삶: 새로운 여성 주체의 윤리
3부 자기-통치의 장면들
5장 신체의 자기-통치
1. 신체에 관한 자기 권한을 확인하기
2. 페미니스트 지식의 활용
6장 내밀 관계의 자기-통치
1. 비의존: 내밀 관계의 윤리
2. 내밀 관계의 합리화
7장 세대 재생산의 자기-통치: 출산 및 양육의 손익 분석
1. 경력 단절이라는 문제
2. 양육의 사사화와 개인 책임, 그리고 모성
8장 자기-책임의 윤리와 개인되기의 곤경
1. 경쟁 사회의 불안정성과 취약한 삶의 항상적 불안
2. 개인적-금융적 대안의 한계
4부 가족을 넘어
9장 가족 의존적 통치에 맞서는 전략들
1. 가족의 대안 실험하기: 내밀한 것의 활용
2. 공통의 삶을 모색하기
10장 비혼 이후의 정치
에필로그
연구노트
참고 문헌
보편적이면서 인륜적 가치의 보루로서의 가족 내 관계는 왜 투자와 보상이라는 시장의 논리에 영향받게 되었을까. 가족이 투자의 장소가 된다는 사실이 가져오는 문제는 사회보장제도와 같은 생산과 재생산을 조절하는 다른 메커니즘 없이는 가족 자원을 가진 개인과 그렇지 못한 개인의 사회적 생존 및 개인성의 실현에서 결정적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데에 있다. -40쪽
성별 분리에 따른 가족 의존적 통치는 성별 간 사회적 지위의 차이를 다시금 공고화하여 여성에 대한 차별적 현실과 사회적 폭력을 지속시킴으로써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시민으로서 개인이 되는 것을 가로막았다. -47쪽
비혼 여성들과 나눈 심층 인터뷰 자료를 근거로 비혼 삶의 경로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비혼이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정체성 및 실천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을 구조화하는 가족 의존적 통치의 현실 속에서 조형되고 의미화된다는 사실을 보이고자 한다. -70쪽
한국 사회의 가족 의존적 통치는 성별 분리의 논리에 근거해 인간 삶의 재생산을 지속되게 하는 특정한 생명정치의 수행이다. 이러한 특수한 형태의 생명정치는 여성이 모성을 통해 주체화하는 한에서 가능해 왔으며, 비혼 여성 연구참여자들은 자기-통치를 통해 기존의 생명정치를 따르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삶의 재생산 방식을 모색한다. -139쪽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게 “진짜 싫다”고 말하는 수지를 비롯해 비혼 여성 연구참여자들에게서 읽을 수 있는 점은, 자립적인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인 자기 삶의 통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파트너십, 특히 결혼이 비의존이라는 이들의 윤리를 흔들리게 한다는 사실이다. -175쪽
너무나 “붙박이처럼 붙어 있는”, “깨진 유리잔을 들고 있으면서 피가 뚝뚝 떨어져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과 같은 가족 관계를 창설하고 싶지 않은 마음, 책임지는 일의 두려움은 연구참여자들이 가족 바깥의 대안적 내밀 관계를 모색하도록 이끌었다. -229쪽
돌봄의 부담을 파트너 1인이 아닌 다수의 내밀한 관계들로 분산시키는 이러한 전략은 누군가의 삶의 재생산을 위해 누군가가 희생하게 되는, 즉 희생해야만 하는 가족의 전철을 밟지 않으면서 평등하게 서로 돌보는 방식을 모색한 결과다. -241쪽
비혼을 결정하는 데 있어 자신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결혼과 양립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했던 민수는 만약 지금의 사회가 훨씬 더 동성 간 애정 관계에 관대해진다면, 애정 관계의 리스크가 큰 이성이 아니라 협력이 가능한 동성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248쪽
내밀한 관계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탐구하고 활용하여 자기 삶의 재생산을 통치하고자 하는 비혼 여성들에게, 내밀한 감정과 성적인 것의 실천을 당연하게 연결하는 섹슈얼리티에 관한 규범과 결혼 관계의 가치는 상대화된다. 파트너 관계에서 성적인 것보다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현아는 이성 간의 결혼 관계 바깥의 비혼의 삶을 살게 되면서 비로소 성적인 것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알게” 됐다고 말한다. -257쪽
푸코가 주목했던 자기 배려의 실천과 비혼 여성들의 자기-통치의 실천은 자기를 대상으로 만들고, 따라서 자기 자신을 변형시키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스인들이 영혼의 수양을 통해 자기 자신의 삶을 진실한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면, 비혼 여성들은 자기 자신의 삶에서 주도권을 찾음으로써 자기 삶을 자신에게 진실한 방식으로 재생산하고자 한다. -274쪽
서로가 서로를 돌볼 책임을 지는 공통의 장에서 호혜적 관계가 위계 관계로 전환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 간의 차이가 돌봄 역량의 차이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82쪽
한국 사회의 불평등의 문제가 가족을 관통하는 한, 가족이 아닌 개인으로 재생산의 단위를 돌리는 것은 젠더와 가족에 기대 삶을 돌볼 책임을 경감하려는 통치 권력에 맞서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296쪽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법학을, 파리 낭테르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파리 시테 대학교에서 정치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섹스와 젠더, 생물학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물질과 마음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정치철학자 아스마 아말라의 저작 『사이버 펑크』를 번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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