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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00원, 1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9-27, 출간예정 2026-10-15)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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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전쟁의 기억에서 여성의 삶으로
박완서 문학의 현재를 기록하는 또 하나의 ‘완서학’


1970년 『나목』으로 등단한 박완서는 40여 년 동안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현대문학사에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전쟁과 분단, 여성의 삶, 중산층과 근대화, 자본주의의 욕망, 노년의 삶까지 박완서 문학이 다루는 세계는 넓고도 깊다. 그러나 작품의 규모와 영향력에 비해 박완서 문학에 대한 해석은 오랫동안 일부 작품과 익숙한 관점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박완서 문학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떻게 읽혀 왔으며, 오늘날 우리는 그의 문학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읽을 수 있을까.

『완서학의 정동들』은 2010년대 이후 박완서 문학 연구에서 나타난 뚜렷한 변화에 주목한다. 탈냉전과 한국 사회의 민주화, 여성문학 연구의 성장, 그리고 ‘페미니즘 리부트’ 등 사회적 변화는 박완서 문학을 읽는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이 책의 ‘완서학’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연구 경향의 변화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한국사회의 젠더 구조와 사회적 통념, 당대의 정치·사회적 변화가 문학의 해석과 지식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함께 살펴보며, 박완서 문학 연구의 ‘역사’에 주목한다.

전쟁의 기억에서 젠더와 노년의 문제까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다시 읽는 박완서


1부 「전쟁경험과 기억 서사 ‘해석’의 역사」에서는 박완서 문학을 관통하는 전쟁경험과 기억 서사가 어떻게 해석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초기 연구가 전쟁의 경험과 기억을 역사적 사실이나 증언의 차원에서 읽었다면, 2010년대 이후의 연구는 전쟁경험이 한국 사회의 근대성과 냉전 의식, 생존 방식과 어떤 구조적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먹는 인간’, ‘신원 증명 장치’, 사회주의자와 운동권 청년 등의 형상을 통해 박완서 문학 속 전쟁의 기억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사회의 정치적·사회적 구조를 형성한 기원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 「여성서사와 젠더 지리의 정치학」에서는 박완서 문학의 핵심적인 연구 주제 가운데 하나인 ‘젠더’를 새롭게 들여다본다. 여성의 신체와 공간, 도시화, 전쟁의 젠더화, 여성 경제 주체, 중산층 가족과 자본주의, 여성 독자와 여성문학의 관계 등을 다룬 연구를 통해 박완서 문학이 여성의 현실을 얼마나 복합적으로 포착해 왔는지를 살핀다. 특히 페미니즘 인식론을 바탕으로 작가와 작품, 독자와 사회가 맺는 관계를 살피면서 박완서 문학이 오늘날의 여성 문제와 소수자, 생존과 폭력의 문제를 어떻게 사유하게 하는지 조명한다.

과거에 머물지 않는 문학, 새로운 ‘완서학’을 향하여

3부 「‘지금-여기’의 노년과 말년성의 미학」은 2010년대 이후 새롭게 부상한 ‘노년’과 ‘말년성’ 담론을 다룬다. 박완서 문학 속 노년을 쇠퇴와 소멸의 이미지에 가두지 않고 변화와 자기 갱신의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는 한편, 화해와 성숙으로만 설명되어 온 후기 작품을 불화와 비타협, 긴장과 모순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다. 동시에 ‘말년성’이라는 개념이 박완서 문학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와 긴장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고령화 사회와 돌봄, 취약성의 문제가 중요해지는 오늘날, 박완서 문학 속 노년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부록에서는 박완서 문학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사회와 관계하면서 만들어가는 흐름을 데이터로 분석하여 해석의 논리나 해석에 작동하는 연구자들의 연구 성향 등을 확인한다. 그리고 박완서 구술채록에는 담지 못했던 박완서의 모습을 기록자의 시선으로 전달하여 자료적 가치를 더한다.

최근 타계 15주기를 전후로 대표작의 재출간과 아카이브 구축이 이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그의 작품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완서학의 정동들』은 박완서 문학을 ‘과거의 작품’으로 규정하는 대신 전쟁과 기억, 젠더와 여성, 노년과 말년이라는 현재의 문제를 통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문학​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박완서 문학을 읽어온 연구자들의 시선과 그 시선이 만들어낸 지식의 변화까지 함께 살피며, 앞으로의 ‘완서학’이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질문한다.


엮은이의 말

박완서 문학에 대한 논의는 1990년대 이후 여성 연구자들의 약진에 힘입어 확장되고 전문화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이전과 이후를 구분할 만큼 큰 전환을 맞았다. 특히 냉전 구도의 세계사적 변화와 한국사회의 민주화, 나아가 ‘페미니즘 리부트’와 같은 사회적 변화는 박완서 문학에 대한 해석 담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2010년대를 지나면서 박완서 문학은 이와 같은 뚜렷한 변곡점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망될 필요성이 더욱 커졌으며, 이 책은 박완서 문학 해석의 지평이 변화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젠더적 학술 ‘지(知)’가 발생하는 과정을 함께 담아내고자 기획되었다.
(중략)
최근 타계 15주기를 전후로 대표작의 재출간과 아카이브 구축 등이 이어지면서 박완서 문학은 동시대의 문제의식 속에서 다시 읽히고 있다. 이는 박완서 문학이 특정 시대에 고정된 텍스트가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생성하는 현재진행형의 문학임을 보여준다. 특히 작가의 작품활동이 이미 마감된 이후에도 연구의 영역은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자기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은 이 책의 기획을 추동한 중요한 인식이었다.

_「서문」 중에서


책 속에서

p.30-31
국군의 가족인 큰아버지 댁과 젊은 아들이 둘이나 있는 주인공의 가족들은 인민군 치하에서 발각되지 않고 살아남아야 했으며, 널따란 고가의 가옥구조를 활용하여 낡고 비좁아서 오랫동안 버려진 공간에 이 남자들을 숨긴 채, 인민군 점령기의 살벌한 생활을 버텨간다. 결국 인천상륙작전 당시의 공중폭격이 극성하던 시기에 이 고가의 행랑채는 폭격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 날아가 버리고, 그 속에 숨어 있던 오빠들이 졸지에 비명횡사한다. 폭격으로 갈가리 찢긴 죽음의 현장을 목도한 어머니와 딸은 이 폭격에 의한 죽음을 통해서 전쟁을 경험하고, 전쟁의 상처와 피해를 ‘회복’해야 하는 ‘전후’에도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의 피해자로서 살아남는다. “폭음”으로 각인된 청각, “하얀 이불호청 위에 흩뿌려진 핏빛”으로 각인된 시각 등은 몸의 감각으로 전쟁을 기억하는 트라우마로 남고, 감각적 기억으로 각인된 전쟁의 경험은 과거로 제한되지 않는 현재형의 삶의 문제로 표현된다. 박완서의 첫 소설 『나목』은 전쟁의 상처로 남아 있는 감각기억에서 시작되며, 그 감각의 의미를 탐색하는 소설이다.
_이선미, 「전쟁경험과 소설, 기억 서사의 변주와 해석의 계보」

p.159
“혈연이 아닌 것으로 제시된 운동권 아들. 게다가 알 수 없는 불온한 움직임이 아른거리는 의붓아들의 공간으로서의 지하와 그 상부에 위치한 진짜 가족들끼리의 집. 이것은 실제 집의 구조라기보다 “80년대” 변혁운동의 직간접적 경험에 대한 환유이자 알레고리일 것이다. 1980년대 변혁운동은 군부독재의 퇴진을 의미하는 민주화운동만이 아니라 사회혁명으로까지 그 지향과 의미가 고양되어 있었으며, 광범한 계급 대중운동의 분출이라는 압도적 현실은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한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게도 거대한 전환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중산층 여성”을 중심에 놓은 박완서의 문학적 상상력은 거대한 전환이 곧 혈연적 가족 아닌 자들에게도 재산을 나눠주고 함께 거주해야 하는 소유권과 관련된 문제임을 시사한다. 이것은 중산층의 계급적 불안을 반영한다기보다는 권리의 주체인 근대 주체는 곧 소유적인 개인이라는 사실과 함께 분배적 정의의 문제는 이 소유적 개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소유권을 두고 어떤 사회적 성찰과 정치적 상상력을 전개하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임을 드러낸다.
_이혜령, 「박완서의 1980년대」

p.229-230
이 소설에서 ‘여성’에게 배정된 타자성의 실체와 배제에 대한 저항이라는 공간적 이미지는 춘희가 낙태술의 현장에 나를 보호자로 데리고 가 수술 과정을 직접 확인해달라는 괴상한 장면에서 포착된다. 수술대 위에 드러난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신비롭지도 않”은, “짐승의 상처처럼 다만 검붉고 처참”29한 여성의 성기는 나로 하여금 처녀막으로 환원되는 신성한 여성 섹슈얼리티의 실체를 자각하게 한다. 그것은 여성에게 강요되는 정조 관념과 결혼 제도가 만들어낸 환상의 탈신비화를 동반한다. 춘희의 성기로서 나의 성기를 되비치고 춘희 또한 나를 통해 자신의 성기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교차 속에서, 여성의 몸은 이들 각자의 것이 아닌 강력한 젠더이데올로기가 체현된 공간으로 부상한다. 앞서 김은하의 연구가 말한 것처럼 박완서가 만년에 탐색했던 ‘양공주’는 민족의 수치심이라는 감산적 경험을 떠안은 채 수혜국의 경제와 가족 부양에 바쳐진 부조리한 몸이다. 전쟁이 생산한 이들 몸을 성애화된 몸 또는 훼손된 몸으로서가 아니라 양공주 춘희와 가부장제에 순치된 나를 직접 마주 세워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적 성격을 통해 형상화하는 이 장면은,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모습과기능의 성기에서 권력을 둘러싼 서로 다른 젠더의 지리가 분화하는 순간을 조명하고 있다.
_권영빈, 「여성서사의 원천과 정치성에 관한 해석의 지도」

p.404-405
또한 한국의 여성문학은 문학관, 기념관, 교과서에 박제화되어 현실의 절박한 페미니즘 텍스트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여성 문학 자체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학문적 실천과 대중적 요구 사이의 낙차나 학문적 결과물이 유통되거나 ‘고립’되는 경로 등 다양한 요인이 결부되어 있다. 무엇보다 한국 페미니즘 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지속가능성과 재생산 기반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한국 여성 문학에 대한 학문적 실천의 역사를 이어 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글에서 애도 네트워크와 반기념의 저항 정치를 논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어쓰기와 지속가능한 재생산 기반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관련이 깊다. 생존담의 역사를 이어 쓰는 새로운 이론과 실천을 만들 필요가 있다.
_권명아, 「정동적 테크네의 리지스터로서 박완서 문학과 완서학의 미래」

p.501
‘소아마비’가 몸의 불구성의 결과라면, 「어떤 나들이」(1971)의 화자는 마음의 불구성으로 인해 알코올 중독자가 된 인물이다. 사적 공간인 가정에 갇힌 화자는 주변의 시선에 의해 경제적, 물리적 부족함이 없는 상태로 치부된다. 그녀를 제외한 남편과 아이들은 회사와 학교라는 외부 공간을 오가고 그들만의 세계에 몰입해 있다. 가족의 무관심과 “팔자 좋은 년”이라는 빈핍의식 속에서 화자의 유일한 출구는 술과 외출이다. 술에 취한 그녀는 도시의 산책자로 방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열한 평의 틀에 부어진 채 싸늘하게 굳어버린 쇠붙이”17로 자신을 자각하기에 절망적이다. 70년대 개발 위주의 시대에 사적 공간에 폐칩된 여성은 가족,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 알코올에 의지하여 자신을 발산하려 하지만 고정된 회로처럼 가정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_우현주, 「상생과 불협화음의 경계에 선 말년성(lateness)」

저자 소개

이선미 경남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신샛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차미령 G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이혜령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김영미 한남대학교 국어교육과 조교수
권영빈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초빙교수
송은영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김은하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오자은 덕성여자대학교 차미리사교양대학 교수
권명아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김윤정 이화여자대학교 호크마교양대학 부교수
우현주 경기대학교 교양대학 조교수
최진석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한국근대교육사 연구센터 HK연구교수
최새흰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김병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인문정보학 조교수
허예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최주찬 성균관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연구원
황호덕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장미영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도서 정보



도서명: <완서학의 정동들>

- 분류: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작가론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작가론

- 상세 서지정보: 148*225mm / 600쪽
- 출간예정일: 2026년 10월 15일
- 펴낸곳: 산지니
- 정가: 4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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