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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0원, 4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9-02, 출간예정 2026-09-15)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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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974년, 프랑스의 작가이자 급진적 페미니스트 프랑수아즈 도본은 여성의 몸을 지배하는 권력과 지구를 고갈시키는 착취가 하나의 체제에서 비롯된다고 선언한다. 여성해방과 생태 혁명을 결합한 이 사유에 그가 붙인 이름이 바로 ‘에코-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 아니면 죽음』은 이 말을 처음 제시하고 그 정치적 의미를 본격적으로 전개한 역사적 저작이다.

도본은 여성해방운동의 역사와 당대 사회주의 운동의 한계를 가로지르며 여성혐오, 노동, 성적 억압, 임신 중단, 인구 증가, 자원 고갈의 문제를 하나의 구조 안에서 읽어낸다. 여성은 인류의 절반이면서도 자신의 몸과 노동, 재생산과 삶의 조건을 결정하는 자리에서는 주변으로 밀려난다. 도본은 여성을 “소수로 취급받는 유일한 인간 다수”라 부르며, 바로 그 자리에서 세계를 전환할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가 요구한 것은 남성의 권력을 여성이 넘겨받는 일이 아니다. “여성에 의한 권력 그 자체의 파괴”, 곧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생명을 소유하며 자연을 무한한 자원으로 다루는 질서의 종식이다. 도본에게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더 많은 몫을 배분하는 정치에 머물지 않는다. 모든 인간과 생명이 살아갈 조건을 다시 조직하는 혁명이다.

반세기 전 미래를 향해 던져진 이 책의 경고는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오늘 더욱 구체적으로 읽힌다. 세계가 마침내 도본의 급진적인 제목을 따라잡았다. 『페미니즘 아니면 죽음』은 에코페미니즘의 기원을 보여주는 고전인 동시에 지금 어떤 삶과 세계를 선택할 것인지 다시 묻는 현재의 책이다.




편집자의 말

“나뭇잎은 내 종이 위에 짙은 얼룩을 만들고
그 가벼운 그림자가 내게 영감을 줍니다”


프랑수아즈 도본이 일곱 살에 쓴 시의 구절입니다. 다섯 살 무렵부터 종잇조각만 보이면 글씨로 까맣게 채웠던 아이는 평생 글쓰기를 사유의 형식이자 행동의 방식으로 삼았습니다. 책상과 거리는 그에게 서로 다른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도본의 문장은 선언처럼 돌진하다가 어느 순간 개인적인 기억 속으로 급히 방향을 틀고, 지독한 비꼼 뒤에 방대한 인용과 논증을 쌓아 올립니다. 통계와 역사, 신화와 정신분석, 혁명운동의 기록과 거리의 낙서가 한 문장 안에서 맞부딪치기도 합니다. 여러 겹의 의미가 압축된 문장 앞에서는 한참 멈추어 섰고, 몇 쪽을 지나온 뒤에야 앞선 문장의 뜻을 새롭게 이해해 되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여러 차례 읽은 것은 교정 작업을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되돌아 읽을 때마다 끝내 풀리지 않는 두 이름이 있었습니다. 미셸과 리나입니다. 미셸은 집 없이 프랑스 전역을 떠돌며 레지스탕스의 보급물자를 나른 사람으로, 또 “전쟁 영웅”으로 불립니다. 리나는 한때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무소용하고 끝나지 않는 ‘비잔티움식’ 논쟁”에 이성을 빼앗긴 동지로 등장합니다. 미셸도 결국 자기 파괴로 내몰렸다고 합니다. 두 사람에 관한 설명은 더 이어지지 않습니다. 도본은 그들의 성씨도, 그들과 나눈 시간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문장 사이로 파시즘과 전쟁, 혁명의 열망과 좌절을 함께 통과한 사람들의 삶이 언뜻 모습을 드러냅니다. 각주를 달 수 없는 미셸과 리나를 지날 때마다 도본이 목도한 혁명이 누구를 해방하고 누구를 다시 주변으로 밀어냈는지, 권력을 획득하는 것과 권력 자체를 파괴하는 일 사이에는 얼마나 먼 거리가 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그의 문장은 격렬하지만 근엄함에 갇히지 않습니다. 도본은 권위가 두른 장엄함을 비꼬고, 수치와 모욕의 언어를 웃음과 노래로 되돌립니다. 1971년 혁명적동성애행동전선(FHAR)을 위해 만든 〈FHAR의 노래〉에서 그는 조르주 브라상의 〈나쁜 평판〉의 곡조에 새로운 가사를 붙여 사랑과 욕망을 재단하는 세상의 시선을 유쾌하게 뒤집습니다. 사회가 비정상과 수치로 낙인찍은 존재들은 노래 속에서 그 언어를 빼앗아 웃음으로 되돌려줍니다. 도본이 직접 부른 이 노래는 지금도 그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revolutionpermanente.fr/Le-chant-du-FHAR?utm_source=chatgpt.com)

혁명은 희생과 엄숙함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서로를 발견하고, 빼앗긴 기쁨과 상상력을 되찾는 일 역시 혁명의 일부입니다. 도본에게 유머는 권위를 무너뜨리는 정치적 언어였고, 축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미리 살아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책을 거듭 읽으며 분명해진 것은 도본이 여성과 자연을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는 여성에게 황폐해진 지구를 돌보는 ‘젖줄’이 되라는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여성의 본성이 아니라 여성의 몸과 자연을 함께 소유하고 전용해온 권력을 문제 삼습니다. 여성의 출산 능력을 통제하는 사회와 생산과 축적을 위해 자연 자원을 고갈시키는 사회가 하나의 질서 안에서 작동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성의 몸에 관한 정치와 지구의 생태는 처음부터 분리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요구한 것 또한 기존의 남성 권력을 여성에게 그대로 넘기는 일이 아닙니다. 도본이 말하는 변이는 모계사회도, 단순한 “여성에게 권력을”도 아닌 여성에 의한 권력 그 자체의 파괴입니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그는 이를 “여성성의 사회”, 곧 “여성 권력의 사회가 아니라 비-권력의 사회”라고 부릅니다. 여성해방과 생태 혁명이 만나는 곳은 권력의 주인이 바뀐 세계가 아니라 지배하는 권력 자체가 사라진 세계입니다.

페미니즘 아니면 죽음.

‘아니면’ 사이에는 두 세계가 놓여 있습니다. 생명을 자원으로 소비하는 세계와 생명을 삶의 조건으로 존중하는 세계. 이 제목은 과장이 아니라 반세기 동안 유예되어온 질문입니다. 도본은 “남성 중심 사회가 지속된다면, 인류에게 더 이상 내일은 없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선택할 여지는 없습니다.

여러 번 멈추고 되돌아 읽으면서도 끝내 그 거침없는 생명력에 붙들렸던 책을 이제 독자 여러분에게 건넵니다.

— 편집자 최민유


추천의 글

이 책은 경전이 아니라, 래디컬 페미니즘에서 에코페미니즘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솟아난 보물과도 같은 질문들을 품은 텍스트다. 그 질문들은 오늘날의 페미니즘을 다시 성찰하게 하는 날카로운 통찰로 이어진다.
이 책은 2015년 이후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페미니즘 운동이 마주한 문제들을 성찰하게 한다. 왜 래디컬 페미니즘은 가부장제 비판을 넘어 자본주의 비판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왜 1960~1970년대의 사회주의 운동은 여성혐오를 넘어서지 못했는가? 자기계발과 경쟁이라는 신자유주의적 틀을 문제 삼지 않는 오늘날의 페미니즘 흐름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또한 이론적으로 흥미로운 논쟁점을 제공한다. 생태위기를 여성의 위기이자 인류의 위기로 읽으면서도 이를 새로운 “휴머니즘”의 영역에서 논의한 것은 시대적 한계인가, 페미니즘의 숙명인가?
이러한 질문과 논쟁 속에서 페미니즘의 지평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 이현재(서울시립대 인문학연구소 교수, 『여성혐오, 그 후』 지은이)


이 책은 에코페미니즘이라는 개념을 페미니즘 이론과 실천의 전면에 처음으로 내세운 선구적 저작이다. 여성 억압과 자연 파괴를 하나의 지배 체제에서 비롯된 위기로 읽어 낸 도본의 통찰은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긴급하고 유효하다.
인류의 자연 파괴는 특정 경제체제나 과학기술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통제하는 근본적인 지배 구조의 문제다. 따라서 그 질서를 철폐하는 페미니즘은 선택 가능한 정치적 의제나 철학적 입장이 아니라 삶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페미니즘을 실천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도본의 급진적 선언은 기후정의와 재생산정의를 통해 대안적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독자에게 새로운 사유와 실천을 길어 올릴 마중물이 될 것이다.

— 노고운(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부교수, 『세계 끝의 버섯』·『비판적 에코페미니즘』(공역) 옮긴이)


오늘날 우리의 이론과 운동을 구축하는 데 더없이 귀중한 역사적 저작이다.

— 쥘리 고레키(생태페미니즘 연구자·활동가)


놀라운 힘과 밀도를 지닌 텍스트. 프랑수아즈 도본은 이 혁명적인 책에 아직 이름조차 없던 투쟁, 에코페미니즘의 씨앗을 뿌렸다.

— 『테라페미나』


기후위기와 인권을 둘러싼 긴급한 질문들. 반세기가 지나도록 힘을 잃지 않은, 강력하고도 시대를 초월한 페미니즘의 고전.

— 『포어워드 리뷰스』


프랑수아즈 도본은 자연을 파괴하는 모든 것을 고발하고, 세계를 바꾸기 위한 방안까지 제시한다.

— 『에스프리』


목차

추천 서문 — 미리암 바아푸・쥘리 고레키

I 페미니튀드냐, 급진적 주체성이냐
여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불행
다수인가 소수인가?
노동과 매춘
강간

II 혁명에서 변이로
쥐의 스트레스
낙태에 관하여
행성 페미니즘 선언을 위하여
행성 페미니즘 선언을 위하여(계속)
행성 페미니즘 선언을 위하여(마무리)
대장정을 위하여

III 에코-페미니즘의 시간
새로운 관점들
생태학과 페미니즘

참고 문헌

책 속에서

결국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련적으로 종말을 향해 가고 있는 이 체계로 인해 행성 전체와 인류 전체가 죽음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페미니즘이 여성을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인류 전체를 해방하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이 세계를 남성에게 속한 오늘날의 체계로부터 구해내 내일의 인류에게 넘겨주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남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43~44쪽


나는 여자다. 당신은 여자다. 그녀는 여자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여성임을 자각하는 날, 그리하여 자신을 여성으로 발견하는 날, 그날은 반드시 찾아온다. 개인적이고도 피할 수 없는 이 불행은 죽음이 그러하듯 추상적이고 집단적인 유죄선고로 찾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적 인과 작용인 것처럼 찾아오고, 폭발하듯 드러나는 그것을 보고서도 우리 두 눈은 도저히 믿을 수 없어 한다. 우리는 자문하고, 한 번 더 확인한다. 그게 나야? 그게 정말 나란 말야? 강간당할 운명의 이 살덩이, 존재와 유사하지만 결국엔 대상에 불과한 것, 좀비, 부정성, 구멍. 그게 나다. 우리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여성이 된 것이다.

—47~48쪽


오늘날 우리가 위치한 이 시점에, 반대하는 소수들의 선두에 설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은 여성이다. 왜냐하면 여성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소수로 취급받는 유일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163쪽


여성해방은 남성들의 해방으로 이어질 것이다. 오늘의 남성들에게는 해방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일의 남성들에게는 그러할 것이다. 여성해방은 인간 종에게 공간을 되돌려줄 것이다. 남성 무의식을 ‘피와 공포의 저장고’로 만드는 억압적 장치들의 폐지로 이어질 것이다. 이성애자와 양성애자, 동성애자 모두의 해방으로 이어질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명칭들도 사라질 것이다.

—270쪽


오늘날 가장 직접적인 죽음의 위협 두 가지가 인구과잉과 자원 파괴라는 사실은 사실상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위협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자본주의나 사회주의가 아니라) 남성적 체계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312~313쪽


오늘날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변이는 농업의 과잉 착취에서부터 치명적인 산업의 팽창으로까지 이어져 온 남성 권력의 ‘거대한 전복’을 다시 뒤집는 변이이다. 그것은 ‘모계사회’도, ‘여성에게 권력을’도 아닌, 여성에 의한 권력 그 자체의 파괴다. 그리하여 마침내 터널의 출구가 열린다. 그것은 온건한 1세대 생태주의자들이 여전히 믿고 있듯 ‘보호해야 할’ 세계가 아니라, 다시 태어날 세계의 평등한 관리다.
페미니즘 아니면 죽음.

—313~314쪽


저자 소개

지은이 | 프랑수아즈 도본 (Françoise d’Eaubonne, 1920~2005)

프랑스의 작가이자 급진적 페미니스트, 생태운동가.
아홉 살에 콜레트에게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아 시 두 편을 발표했으며, 이후 소설·시·평론·전기·회고록 등 여러 장르에 걸쳐 100권이 넘는 책을 썼다. 레지스탕스 활동을 시작으로 알제리전쟁 당시 병역 거부권을 지지한 ‘121인 선언’과 임신 중단의 권리를 요구한 ‘343인 선언’에 서명했으며, 여성해방운동(MLF)과 혁명적동성애행동전선(FHAR)에도 참여했다. 책상과 거리를 끊임없이 오간 그에게 사유와 집필, 정치적 행동은 구분되지 않는 하나의 실천이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옹호하며 여성의 자유와 성적 해방을 탐구한 『다이아나 콤플렉스Le complexe de Diane. Érotisme ou féminisme』(1951), 가부장제의 기원과 성립 과정을 추적한 『가부장제 이전의 여성들Les Femmes avant le patriarcat』(1976), 에코페미니즘 사상을 심화한 『생태학과 페미니즘, 혁명인가 변이인가?Écologie et féminisme, Révolution ou mutation?』(1978), 권력과 폭력의 문제를 다룬 『대항폭력 또는 국가에 대한 저항Contre-violence ou la résistance à l’État』(1978), 여성들만 살아남은 미래를 그린 공상과학소설 『묵시록의 양치기 여자들Les bergères de l’apocalypse』(1978), 마녀사냥을 여성 집단살해의 역사로 재해석한 『마녀들의 성학살Le sexocide des sorcières』(1999) 등이 주요 저서로 꼽힌다.
1974년 『페미니즘 아니면 죽음』에서 ‘에코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고 그 정치적 개념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여성의 몸과 노동을 지배하는 권력과 자연을 고갈시키는 착취가 하나의 체제에서 비롯한다고 본 그는 여성해방과 생태혁명을 분리할 수 없는 과제로 제시했다. 그가 요구한 것은 남성의 권력을 여성이 넘겨받는 일이 아니라 지배하는 권력 자체를 해체하는 ‘비-권력’의 세계였다.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현실이 된 오늘날, 오랫동안 잊혔던 그의 저작은 다시 출간되고 번역되며 새롭게 읽히고 있다.


옮긴이 | 황은주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과 불문학을 공부했다. 영어와 프랑스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제자리에 있다는 것』, 『루소의 식물학 강의』, 『영원 부르기』, 『창공의 빛을 따라』, 『리스펙토르의 시간』, 『다가올 사랑의 말들』, 『자살의 연구』(공역) 등이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페미니즘 아니면 죽음>

- 분류: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문제

- 상세 서지정보: 140*210mm / 364쪽
- 출간예정일: 2026년 9월 15일
- 펴낸곳: 에디투스
- 정가: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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