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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8,720원, 156권 펀딩 / 목표 금액 2,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8-23, 출간예정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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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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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홍진의 <호프>를 둘러싼 온갖 마음과 망상을 글로 한데 모았다. 호평을 위해서든 혹평을 위해서든, 영화를 본 모두가 <호프>에 말을 보태고 싶어 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인, 비평가, 활동가 등 다양한 위치와 장소에 놓인 필자들이 <호프>라는 사태가 자신의 몸을 경유하며 일어난 일을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기록했다.



편집자의 말

<호프>는 왜 ‘빠’와 ‘까’를 동시에 미치게 만드는가

2026년 여름, <호프>라는 괴생물이 한국에 도착했다. 이 괴생물을 두고 누군가는 감탄을, 누군가는 경악을, 누군가는 숭배를, 누군가는 퇴마를 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호프>가 도대체 뭐길래? 이 책은 이 질문에 대답해 보려는 시도이자 <호프>라는 영화로 ‘끝장’을 보기 위해 모인 이들이 벌인 ‘난장판’이다.

<호프>가 한국 영화에 제시한 비평의 시험대

조일남은 <호프>를 보고 발길을 끊었던 극장에 다시 다니게 되었다. 윤아랑은 <호프>를 두고 시네필리아와 영화 평론을 근본적인 시험에 들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모두가 <호프>에 대한 말과 글을 생산하고 있었다. 그래서 평론이라기엔 무디고, 잡설이라기엔 날카로운 생각을 떠올린 이들을 모았고, 단기간에 의기투합했다. 체면과 책임을 잠시 내려둔 채, 모두가 호포항에 나타난 외계인 바미기르를 해부하는 보건소장처럼 거침없이 글을 써 내렸다. <호프>가 제시한 비평의 시험대에 빈 답안지 대신 빽빽이 채워진 오답지를 제출한 것이다. 혹자는 한국 영화가 사로잡힌 지독한 콤플렉스로부터의 해방을, 혹자는 클리셰 범벅을 만들어 놓고도 작동하지 않는 클리셰의 미학을 얘기했으며, 혹자는 지천명을 넘긴 나홍진에게 ‘개구쟁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책에 참여한 대다수의 필자는 <호프>에 호평을 내렸지만, 그것은 <호프>가 완전무결한 영화라고 칭송하거나 <호프>를 고전의 자리에 올리려는 시도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의 소재는 <호프>를 둘러싼 모든 긍정과 부정의 반응이며, 이 책은 반응을 생산하는 모든 이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러니, <호프>에 할 말이 한마디라도 남아 있다면, 이 책으로 끝장을 보길 권한다.

책 속에서

한국 영화는 미국 영화 이전의 순수한 기원으로 돌아갈 수 없다. 미국 영화를 지운다고 해서 한국 영화의 본질이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 영화는 미국 영화를 지워 냄으로써가 아니라, 충돌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자기 형식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호프>는 할리우드 문법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목적을 둔 영화가 아니다. 할리우드를 향해 한국인의 몸과 언어, 농담과 감정을 던지고 예상하지 못한 대답을 끌어낸다.
<차우>의 마을 이장이 “휘바휘바”라고 말을 걸었을 때 핀란드 사냥꾼은 영어로 답했다. <호프> 역시 미국 영화의 문법을 번역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다른 언어로 미국 영화에 말을 건다. 나홍진은 한국 영화에서 사라져 있던 반응의 계보를 되살린다. 그리고 완벽한 번역만이 남은 한국 영화의 땅에서, 다른 영화가 태어날 가능성을 가로막아 온 강박을 몰아낸다. 이것이야말로 <호프>가 수행하는 ‘희망’의 퇴마다.
하나의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차우>라는 유령이.
― 본문 중에서

소미화(小美化)의 장소로 한국을 사용하고, 박찬욱이 알량한 벽지 놀음으로 시공의 차단을 미화할 때. 김지운은 그의 첫 할리우드 영화에서 마음껏 달린다. 거대한 차량과 넓고 길게 뻗은 도로를 달릴 수 있다는 기쁨이 영화에 온통 흘러내린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김지운이야말로 아무것도 꿈꾸지 못한 것일 수 있다. 거미집의 알량한 역사적 상상[과거 한국영화사를 ‘너무나도’ 황당하게 그려내는]에서 엿볼 수 있듯, 그에게 한국은 그저 답답한 공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런 영화들을 이제 신라-영화라고 부르겠다. 분지에 갇혀 어디로도 나갈 수 없다는 꽉 막힌 생각에 가득한 영화들. 우리는 뉴 코리안 시네마(New Korean Cinema)의 이름을 고쳐 부르자. 뉴 신라 시네마…. 거기에는 고려(Korea)적인 게 없다.
<호프>는 이와 다르다. <호프>를 다시 보면서 귀에 들어온 건 “쟤가 원래 말을 저렇게 잘 탔나”라는 대사였고, 눈에 띈 건 조인성의 말타기였다. 지구인의 피와 외계인의 침을 맞아가며 4DX로 승마의 박자를 몸으로 느껴서 더 그랬을지 모르나, 이 영화의 한국인들은 너무 말을 잘 타는 것 같다―그러다가 하나의 어구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기마민족 한국! 반도에 존재하지 않는 광활한 대지를 우리 민족은 말을 타고 달렸었다―그렇다! 우리에게는 고구려의 역사가 있다. 사방이 막혀 있고 그것에 대응하는 신라-영화가 아니라, 말을 잘 타고 사방이 뚫려 있으며 모두가 전쟁을 하는 고구려-영화. 신채호는 조선 역사상 일천년래 대사건으로 묘청의 난을 꼽으며, 묘청의 난이 실패하며 조선사 전체가 사대주의와 보수주의에 갇혔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호프를 바라볼 수 있다. 호프는 한국 영화사에서 묘청의 난이다. 조선 역사 이천년래 대사건으로서 호프.
― 본문 중에서

<호프>는 ‘방공호 시네마’에서 벗어나 코로나 이전의 SF 재난영화 형식으로 돌아가기 위해 현대 재난영화들이 기본값처럼 여기던 요소들, 그리고 그 요소들을 가능케 하는 모든 조건을 과감하게 생략해 버린다. 나아가 과거를 복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에 내재했던 구조의 전복을 시도한다. 나의 주장은 곧 <호프>가 무엇이 아닌지를 설명하는 것인데, 요컨대 <호프>는 전문가·엘리트·권력자들이 안전한 컨트롤타워에서 정보를 선점하는 영화가 아니고, 전지구적 규모의 사태를 브리핑하는 영화가 아니고, 프롬프트의 언어를 사용하는 영화가 아니다. 이는 의아할 정도로 길고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코미디 대사에서 확실하게 증명된다.
― 본문 중에서

<호프>에 등장하는 설정들은 전부 어디선가 본 것들이다. 다소 멋대로인 외계인의 디자인(여러 영화에서 나왔던 외계인 혹은 괴생명체들의 모습들을 아무렇게나 갖다 쓴 것 같다), 외계 괴물과 인간의 대치, 아들을 잃은 엄마, 모성애와 분노, 유려한 말 추격 씬, 스릴 넘치는 자동차 추격 씬, 주요 인물들의 구성과 대사들… 클리셰들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 그래서 오리지널리티라고는 없어야만 할 것 같은 이 영화는, 뜻밖에도 나홍진이 자신과의 혈투 끝에 만들어낸 독창적인 영화라는 인상을 준다. 한 무더기의 클리셰들을 끌어안고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홍진은 자신이 생각하는 시네마라는 것을 무너뜨리고 또 그 폐허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주지하듯이, 넘쳐나는 클리셰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유려함을 위해 존재해야 마땅한 클리셰들의 조합은 유려하기는커녕 덜컹거린다. 때론 실소, 혹은 폭소마저 유도하는 덜컹거림이다. 이 어색함의 이유는 간단하다. 클리셰가 정상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클리셰 자신 외에도 관습적인 맥락이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나 <호프>는 클리셰를 안착시켜 제대로 작동시킬 ‘관습적인 맥락’을 마련하는 데에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 원래의 장르적 컨벤션에서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클리셰들은 <호프> 안에서, 역시 자신의 장르적 맥락을 잃은 다른 클리셰들과 어색한 동거를 한다. 이래야 할 상황은 저렇게 되고, 이런 맥락에서 나와야 할 대사가 저런 상황에서 터지고, 이렇게 전개되어야 할 서사는 요렇게 전개된다.
― 본문 중에서

그런데 어떻게 웃냐면, 진짜 남에게 폐를 끼칠 만큼 웃는다. 그래, 극장은 빽빽하게 앉으면 남에게 폐를 끼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어둡고, 비좁고, 하나의 화면만 보도록 강제하는 공간이니까. 그런데 이 영화는 그걸 안심하게 해준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이 영화의 인물들이 저마다 제 역할을 하고 죽을 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의외로 이 영화에는 개죽음이 없다. 명예로운 퇴장이다. 액션에서 되감은 리셋이자 반격이고, 되돌아온 자에게는 더 강한 무기가 마련된다. 범석이 잘못 총을 쏜 식당으로 돌아왔을 때 성애가 등장하고, 성기가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왔을 때 M16과 유탄이 기다린다. 죽을 자리가 마련되듯 돌아올 자리가 마련되는 영화. 숨바꼭질과 방향 전환이 가능한 미로형 맵 같은 마을이 좀 더 열린 숲이 되고, 끝내는 숨을 수도, 꺾을 수도 없이 그저 욕하면서 달려야만 하는 도로로 나와버린다는 것. 그러니 슬퍼도 아프지 않고 빨리 지나갈 수 있다. 이건 한국 영화들이 계속 실패해 온 시간 조절이다. 그리고 나홍진은 어트랙션만 보여 줄 수 있다면 모든 게 지연되고 고꾸라져도 괜찮다는 듯 밀어붙인다.
― 본문 중에서

엮은이 소개

조일남
영화평론가. 《마테리알》, 《프리즘오브》 등에 글을 썼고, 팟캐스트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에서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아랑
비평가. 2020년부터 ‘공식적인’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팟캐스트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과 영화 집단 ‘키니마’의 일원이다. 지은 책으로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등이 있다.

지은이 소개

금동현
영화사 연구자. 《하녀》를 썼다. 오오극장 웹진 《매거진 삼삼오오》를 기획 및 편집한다. 영화를 중심으로 글을 쓰며 비평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해솔
2023년 《쿨투라》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 《아몰퍼스》와 책 《반입자》가 있다. 미디액트, 한겨레교육에서 “영상과 대담의 형식으로 시쓰기”를 기획 및 강의했고 전시 “aespa -Complæxity ‘be inspired’ Exhibition”에 시로 참여했다. 또 다른 이름은 호저. 산미치광이학과의 총칭. 야행성. 장르와 시공을 초월해 당신과 나 사이에 초월월드를 건국하고 싶다.

박동수
영화/게임평론가. 주로 영화에 대해, 종종 게임에 대해 쓴다. 동료들과 함께 영화비평 팟캐스트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을 진행 중이다. 저서로는 비평집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공저)와 에세이 《쿠소필리아》가 있다.

배은열
영화평론가이자 영화활동가. 대전 토박이다. 영화와 관련된 글을 쓰며, 영화제와 상영·제작·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왔다. 대전청년영상창작자커뮤니티 INK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마테리알》과 《매거진 삼삼오오》 등에 글을 발표했다.

신포도
웹진 《월간차지》를 발행, ‘공간차지’를 운영한다. 학부에서 영상이론을 공부했으며. 2020년 비평공유플랫폼 “콜리그”를 론칭, 2021년까지 운영했다. 《오큘로》, 《한편》 등에 기고했고 현재 언론사 에디터로 일한다.

유유민
2010년대 후반 비평지 《마테리알》을 만들고 4년간 공동 발행했다. 현재는 드라마 프로덕션에서 기획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으며, 주말과 한밤중에는 웹진 《월간차지》와 ‘공간차지’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재미있는 일은 가리지 않고 하고 싶다.

이광호
2018년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비평공모 우수상. 학부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영화에 접근하는 일에 재미를 느낀다.

정미파
트위터 등지에서 영화에 대한 글을 쓴다.

한상희
영화 연구자. 영화사 쓰기에 관심이 많다. 잡지 《아노》, 《프리즘오브》 등에 기고를 했다. 《1920년대 모더니즘 예술과 동시대 영화》 논문으로 석사, 《바쟁과 벤야민을 통해서 본 가능성으로서의 영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도서 정보



도서명: <호프 끝장>

- 분류: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한국영화
- 판형: 128*188mm / 170쪽(변동 예정)
- 정가: 16,800원
- 출간 예정일: 2026년 8월 31일
- 펴낸 곳: 디깅룸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제작 사양, 일정 등은 출판사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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