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거절 안 했다고 동의한 건 아니야.”
모두가 떠난 교실에서 시작된 우리들만의 방과 후 수업
“거절을 안 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되는 걸까?
거절을 안 하면 안 미워하는 걸까?”
서른네 살의 리아, 선주, 미소, 현이 열일곱 살의 기억을 소환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겉으로 보기엔 당당해 보이지만, 쉽게 상처받는 성격의 리아, 소중한 관계를 잃을까 봐 거절하지 못하는 현, 이름처럼 미소지으며 웃고 싶지 않은 미소, 학교에선 친구가 없는 모범생 선주.
리아가 운동장을 달리던 현에게 반해 고백을 건넨 순간, 네 명의 청소년들에게 미묘한 균열이 인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마주한 어른들의 방관, 부풀려지는 소문, 서로를 향한 부러움과 불폄함 속에서 이들은 예기치 못한 상처를 입는다.
“거절 안 했다고 동의한 건 아니야”라는 날카로운 외침 끝에, 이들은 스스로를 지키고 진심을 전하기 위해 빈 교실에 모여 ‘거절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을 시작한다. 자신을 알아가고, 서로를 인정하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단단하고 서정적인 여성 청소년들의 연대기.



[서문] 희곡-읽기로 자신만의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을 만날 여러분께 – 배소현
[본문]
1장
2장
3장
...
10장
11장
12장
[리뷰] 거절하지 못하는 우리, 함께 자라난다는 것에 대하여 – 연혜원
돌이킬 수 없어 못내 아쉬운 삶을 새롭게 살아보는 것이 연극이라면,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은 미소, 현, 리아, 선주와 함께 울고 웃으며, 한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속 시원히 꺼내도록 해준다. 그렇게 이 책을 덮을 땐, 힘껏 달리고 난 사람처럼 말갛고 가벼워진 기분이 기다릴 것이다.
배선희(배우)
무심한 시선에 가려져 있던 여성/퀴어 청소년의
지워지지 않는 존재 증명.
선우여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 희곡은 여성 청소년이자 퀴어 청소년,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사회와 학교의 무심한 시선 속에서 이들의 존재와 목소리는 자주 지워지거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나기 쉽다. 그러나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은 인물들이 가진 겹겹의 정체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위치시킨다. 4인의 주인공들은 빈 교실에 함께 모이고, 운동장을 뛰고,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자신들이 이곳에 분명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해 낸다.
날카로운 소문과 어른들의 방관 속에서,
유약한 피해자로 머물지 않겠다는 당당한 선언.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청소년들을 둘러싼 소문은 때로 폭력적이며, 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미묘한 방관이나 괴롭힘으로 다가온다.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은 인물들이 겪는 현실의 상처를 피하지 않고 가감 없이 보여준다. 동네 친구이지만 학교에선 인사하지 않는 관계, 기꺼운 호의가 동정으로 느껴지는 기분, 주변의 관심이 한순간 괴로운 소문의 자양분이 될 때, 어른의 기대와 그에 부응하고 싶지 않은 마음 등.
하지만 이 희곡은 이들을 단순히 동정받아야 할 유약한 피해자로만 가두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자책하고, 고민하고, 응원하며 다시 서로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그렇게 상처에 굴복하는 대신 함께 연대하며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 간다.
말이 힘을 갖지 못하던 시절을 지나,
마침내 서로를 부르며 시작되는 이야기.
여성 청소년이자 소수자라는 위치에서 이들의 ‘거절’은 쉽게 온전한 힘을 갖지 못하곤 한다. 그래서 리아와 선주, 미소, 현, 4인의 주인공은 ‘거절하는 방법’을 연습한다. 학교에서도, 부모에게서도, 배우지 못했던, 정말 필요한 것.
그렇게 이들은 스스로 거절을 탐구하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간다. 그렇게 자신만의 시간표를 다시 만들어 간다.
그리고 서른네 살이 된 주인공들은 열일곱 살이었던 자신들을 다시 돌아보며, 그 시절의 자신을 이해한다. 거절보다 더 어려워진 것이 많아져 버린 서른넷의 주인공들은 거절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의 자신을, 그리고 곁의 친구들을 이해하고 응원한다.
서툰 마음의 가시 이면에 숨겨진
다정한 선함과 위로.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 서른네 살이 된 주인공들은 학창 시절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돋워야 했던 날카로운 가시들을 돌아본다. 미움받기 싫어서 주저했던 서툰 방어와 거절들은, 사실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두려움과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다정한 선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과거의 미숙했던 나를 탓하지 않고 “괜찮아, 네가 어떻게 살아도”라고 건네는 서른넷의 독백은, 지난 시절의 틈새를 서투르게 통과해 온 모든 이들의 나약함을 따뜻하게 껴안는다.
이 희곡을 처음 읽었던 때를 떠올려 본다. 여자들. 여자애들. 나는 아주 평범한 학교와 교실, 커다란 칠판, 먼지가 적당히 이는 운동장과 무심한 사거리 같은 무대를 떠올렸다. 그곳에서 희곡 속 인물들을 만났다. 서른네 살 여자들이자 열일곱 살 여자애들. 그들이 각자의 현재와 과거 혹은 미래에서 자신과 서로에게 건네는 말들을 읽는 사이, 내 안에선 상상적 감각 경험이 일어났다. 단지 활자를 보며 읽을 뿐인데, 그것이 촉발한 이미지가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 [서문] <희곡-읽기로 자신만의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을 만날 여러분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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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희곡을 읽으며 당신은 열일곱과 서른넷 사이, 혹은 그 너머 어딘가에서 기억의 좌표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아주 오래 반짝일 처음이 서투르게 당신에게 찾아오던 순간, 설명할 수 없어 몸이 가렵던 일들이 세밀하고 투명하게 온몸을 휘감던 어떤 오후, 세상의 전부 같던 친구들, 지나고 보니 순간이었건만 당시엔 영원 같던 몸의 감정들. 희곡을 읽으며 나는 내 몸에 켜켜이 쌓여있는 느낌과 감정들을 재경험했다. 때론 작정하고 극 속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쳐 보았고, 때론 이대로 다시는 좁힐 수 없어 영영 멀어질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성큼 거리를 두며 미래의 나를 믿어보기도 했다. 멀어지지 않을 거라고. 멀어져도 괜찮을 거라고.
- [서문] <희곡-읽기로 자신만의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을 만날 여러분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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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선주에게. 미움받을까 봐 아무 가시도 세우지 못했던,
현: 그때의 나. 현에게.
리아: 17살을 떠올리면…
현: 강리아. 그런 이름이었어.
미소: 학교에서 여자 좋아한다고 소문나 있던 애.
현: 미움받던 애.
선주: 누구에게나 당당하고 사랑받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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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근데 다시 그 상황이 와도 거절할 자신이 없어. 나, 내 마음을 몰랐거든.
현: 그렇게 말하면 안 될까?
리아: 뭐라고?
현: 모르겠다고.
리아: 그럼 이해해 줬을까? 나도 내가 이해가 안 되는데…….
현: 이해해 주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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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그 시절, 너의 가시들.
현: 그것이, 너의 선함이었음을. 무언가 망치고 싶지 않았던,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고 하고 싶지 않았던, 너의 선함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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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있잖아. 거절을 안 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되는 걸까? 거절을 안 하면 안 미워하는 걸까?
미소: …내가 미워. 거절을 안 하는, 못 하는, 그런 내가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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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넌 몰라. 거절 안 했다고 동의한 건 아니야.
리아: 뭐?
선주: 하겠다고 했다고 동의한 것도 아니야.
리아: 그게 무슨 소리야? 거절도 안 했고, 하겠다고 했는데, 네가 동의한 게 아니라고? 야 박선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선주: 넌 강리아잖아. 넌.. 너도 그랬잖아!
리아: 내가?
선주: 너도 노래방에서! 거절 안 했다고 동의한 건 아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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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그때, 좀 더 현명하게 답할 줄 알았다면 좋았겠다고…종종 생각해요. 사실 난 반짝거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상처받기 싫어서 몸집을 키우고 부풀려서 다니는, 그냥 그저 그런 애였다고.
선주: 리아가 너무 좋았고, 또 너무 미웠어요.
리아: 선주가 너무 좋았고, 또 미웠어요.
선주: 어떻게 이 마음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지.
리아: 상처 줄 필요 없었는데 상처 주고 싶었어요.
선주: 그런데도 항상 내 곁에 있기를.
리아: 상처 주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몰랐고, 몰랐지만 알았어요.
현: 한 번의 거절이면, 이 관계는 영영 끝나버릴 테니까.
선주: 리아가 무슨 말로 상처 주더라도, 학교에서 몇 번이고 나를 못 본 척하고 지나가더라도,
미소: 내가 상처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친구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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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가끔 생각해.
리아: 너는 너를 점점 더 잘 숨기고, 거짓말을 더 잘하게 되고, 그렇게 적당히 거절하는 법을 알게 될 테지만,
현: 그것이 너의 나약함이었음을. 모든 걸 망쳐버릴 거라는 두려움, 미움받기 싫었고, 주변을 신뢰하지 않았던 너의 나약함이었음을.
리아: 괜찮아, 네가 어떻게 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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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자 자라지 않는다. 이 사실은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자주 잊혀진다. 성장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고독한 시간 속에서 깊어지는 개인의 내면, 자기 발견의 순간, 혹은 혼자 견디는 시간을 떠올리지만, 강윤지의 <제1강 : 거절하는 방법>은 성장은 절대 혼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
- [리뷰] <거절하지 못하는 우리, 함께 자라난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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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희곡에서 성장의 출발점이 욕망이라는 사실이 재밌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는 인물들에게 변곡점을 가져온다. 리아는 사랑을 밀어붙이고, 현은 그 사랑을 거절하지 못하고, 미소는 둘 사이를 연결하다가 무너지고, 선주는 자신의 마음을 끝내 말하지 못한다. 이 네 사람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관계에 들어가지만, 그들이 마주하는 것은 동일하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자신, 그리고 그 상태로 타인과 부딪혀야 한다는 사실이다.
- [리뷰] <거절하지 못하는 우리, 함께 자라난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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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희곡이 집요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우리는 타인을 통해서만 자랄 수 있지만, 바로 그 타인이 우리를 가장 깊이 상처 입힌다는 사실. 함께 있다는 것은 안전한 상태가 아니라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긴장 상태이며, 동시에 그 긴장만이 비로소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 조건이다.
- [리뷰] <거절하지 못하는 우리, 함께 자라난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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