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1648년 6월 15일 보스턴, 한 여인이 마녀라는 죄목으로 교수대에 올랐다. 매사추세츠 식민지 역사상 최초의 마녀로 기록된 찰스타운의 산파이자 약초 치료사 마거릿 존스.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손을 놓지 않으려 했던 남자, 토마스 존스가 있었다. 그는 우리가 거의 알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깊이 그녀를 사랑했던 마거릿의 남편이다.
『보스턴의 첫 번째 마녀』는 잔혹한 역사 속에 단 한 줄로만 남은 마거릿 존스의 이야기를, 그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남편의 시선으로 되살려 낸 장편 역사 로맨스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17세기 매사추세츠 정착민 사회를 연구한 작가 안드레아 카탈라노는 "유명한 남자의 아내가 아니라, 한 여자의 남편을 주인공으로 삼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결심으로 이 작품에 임했다. 작가는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난 여인과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남자에게 마침내 온전한 목소리를 돌려주었다.
이야기는 매기가 처형되고 두 주가 지난 어느 여름 아침, 보스턴을 떠나기 위해 웰컴호에 오른 토마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가 갑판에 발을 딛는 순간 배는 까닭 없이 기울고, 승객들은 그를 향해 외친다. "마녀의 남편이다! 저자도 사탄을 섬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결국 배에서 끌려 내려진 토마스는 친구 부부의 집으로 피신해, 처형 한 시간 전 매기가 남긴 마지막 부탁을 곱씹는다. 자신과 함께한 삶의 흔적을 모두 지워달라는 간절한 부탁. 그러나 그는 차마 태우지 못한 그녀의 예복을 펼치고, 비단 자락 깊숙이 숨겨져 있던 붉은 가죽 표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 일기 속에서 토마스는 17년 동안 안다고 믿었던 아내의 깊고 놀라운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장면은 천천히 매기가 살아 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초 향 가득한 부엌, 새벽길을 나서 산모의 분만을 돕던 매기와 그녀의 손끝에서 되살아나던 생명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던 가구장이 토마스의 작업실 풍경. 끝내 아이가 찾아오지 않는 슬픔조차 두 사람에겐 서로를 더 깊이 끌어안게 만드는 빛이 되었다. 그러나 매기의 해박한 지식과 거침없는 말투, 순종을 거부하는 자존심은 기득권의 질투를 사며 '마녀'라는 이름으로 둔갑한다. 그녀의 손에서 살아난 이들조차 어느 순간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하기 시작한다.
남편 토마스의 사랑은 결코 화려하지 않으나, 위기의 순간마다 절제된 행동으로 그 깊이를 증명해 낸다. 처형의 날, 매기가 그의 관자놀이에 마지막 입맞춤을 청하던 순간 그의 약속은 바뀌었다. 그녀를 잊지 않겠다고, 당신의 이름을 끝까지 지켜내겠노라고.
이 작품은 인간성이 말살된 시대의 잔혹함을 정직하게 응시하면서도 끝내 사랑의 빛을 놓지 않는다. 17세기 매사추세츠의 흙내음과 약초 향, 부부가 나눈 소박한 농담과 긴 침묵이 페이지마다 생생히 살아 숨 쉰다. 이것은 단순한 마녀사냥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한 남자가 그 사랑을 어떻게 지켜내는지, 그리고 시간의 잿더미 속에서 아내의 이름을 어떻게 되찾아내는지에 관한 묵묵하고도 위대한 이야기다.

마녀사냥. 그 단어를 들을 때 우리는 흔히 17세기 마녀재판의 대표적 비극인 세일럼을 떠올린다. 그러나 세일럼의 비극이 뉴잉글랜드를 휩쓸기 40여 년 전, 보스턴에서는 이미 한 여인이 마녀로 몰려 교수대에 올랐다. 1648년 6월 15일, 매사추세츠만 식민지 치안법원의 판결로 처형된 산파 마거릿 존스. 그녀는 보스턴 마녀재판의 첫 번째 희생자였다. 하지만 역사는 그녀에 대해 침묵한다. 존 윈스럽 총독의 일지에 남은 짧은 두 단락과 단 한 줄의 처형 기록이 전부다. 『보스턴의 첫 번째 마녀』는 그렇게 잊힌 이름 위에 작가가 정성 들여 다시 새겨 넣은 한 통의 비문이다.
작가 안드레아 카탈라노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17세기 매사추세츠 정착민과 계약 하인의 삶을 연구한 역사학자다. 대학원 시절 우연히 마주한 '마거릿 존스'라는 이름은 오랜 세월 그녀의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마침내 작가는 "유명한 남자의 아내나 딸에 관한 책을 써보라"는 한 출판인의 권유에 정반대의 답을 내놓으며 이 소설을 시작했다. 역사의 조연으로 사라진 여성을 위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그녀의 남편을 주인공으로 세우는 일. 그것은 곧 마녀사냥의 첫 번째 희생자에게 잃어버린 서사를 되찾아주고, 역사가 지워버린 남편 토마스에게 비로소 온전한 자리를 마련해 주는 작업이었다.
이 소설은 두 부로 구성된다. 1부 '토마스'는 아내를 잃은 남편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가 매기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잉글랜드에서 바다를 건너와 새 땅에서 가정을 일군 17년의 세월이 정밀한 일상의 묘사 속에 펼쳐진다. 침대 위에서 나누는 부부의 농담, 다섯 번의 임신과 유산을 함께 견뎌낸 새벽, 매기가 약초와 산파 일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인다. 작가는 그 평온함이 어떻게 의심으로, 다시 파국으로 번져가는지를 결코 서두르지 않고 보여준다. 2부 '매기'는 시점을 전환해 매기 본인의 일기와 법정 진술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각 장의 서두에 인용되는 실제 윈스럽 총독의 일지와 존 헤일 목사의 문구들은 이 이야기가 단순한 허구가 아님을 묵직하게 환기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마녀사냥이라는 무거운 소재의 중심에 '부부의 사랑'을 놓았다는 점이다. 토마스의 사랑은 화려한 고백이나 극적인 맹세가 아니다. 젊고 부유한 미망인이 노골적으로 유혹해 올 때조차 그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으며, 아내에게 마녀의 혐의가 씌워진 뒤에도 단 한 번도 그녀의 결백을 의심하지 않는다. 옛 총독 벨링햄을 찾아가 무릎을 꿇으며 도움을 청하고, 자신마저 마녀의 조력자로 의심받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처형 전날 밤, 감옥의 짚단 위에서 매기의 관자놀이에 마지막 입맞춤을 새기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애틋하게 빛나는 순간이다.
매기의 마지막 부탁은 더욱 가슴을 친다. "내가 떠나도 너무 슬퍼하지 마. 우리가 함께했던 그 희망만 떠올려줘. 나와의 삶도 버리고 나에 대한 모든 흔적도 버려." 그것은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 했던 여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 부탁을 다 지키지 못한다. 그가 차마 태우지 못한 매기의 예복 안에는 일기장 한 권이 숨겨져 있었고, 그 속에는 17년 동안 매기가 홀로 짊어져 온 비밀과 끝내 입 밖에 내지 못한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다. 토마스는 그 비밀을 이어받아 매기가 다하지 못한 약속을 자신의 어깨로 옮긴다. 이 결심은 작품 후반부를 이끄는 따뜻한 동력이자, 작가가 끝까지 놓지 않은 희망의 빛이다.
400년 전 매사추세츠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이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작가는 ‘작가의 노트’를 통해 명확히 답한다. “역사와 인간의 본성은 어김없이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나는 노골적이고 대담하며, 자신감 넘쳤을 여성들이 견뎌야 했던 박해에 빛을 비추고 싶었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여자, 거침없이 말하는 여자, 자기 일에 능숙한 여자가 어떻게 의심받고 처단되었는가. 이 질문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토마토출판사가 선보이는 『보스턴의 첫 번째 마녀』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역사 소설이자, 동시에 가장 절절한 로맨스 소설이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17년 동안 사랑했고, 그녀를 잃은 뒤에도 그 사랑을 끝까지 지켜냈다는 단 하나의 진실. 이 작품은 그 숭고한 헌신으로 우리 마음 깊은 곳을 흔든다. 잊힌 이름들 위에 정성껏 한 줄의 비문을 새기는 일, 이 책은 바로 그 자체다.
갑작스러운 불안이 찬바람처럼 그의 속으로 스며들었다. 만약 이 책에 무언가, 끔찍한 폭로가 담겨있어 지금까지 너무나 좋았던 것을 산산조각 내버린다면? 이 무해해 보이는 가죽 표지의 일기 속에 어둠과 악이 숨어 있어 항구에 정박한 배를 뒤집을 만한 힘이 있다면?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 p.21
그는 스튜의 사프란 향을 음미하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사프란 같았다. 아주 작은 소량만으로도 그의 식사, 또 그의 삶을 이국적이고 생경한 풍미로 변모시켰다. 그가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하고 유일무이하며 오로지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풍미였다. 누가 가을철 식물에서 그런 향신료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 누가 그의 삶에 이런 존재가 돌풍처럼 휘몰아쳐 들어올 만큼 운이 좋을 줄 알았을까? ― p.34
하지만 토마스는 그 순간이 끝나길 원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점점 높이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았다. 달은 붉은색에서 주황색, 금색으로 변하다가 은빛 흰색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몸이 자신의 몸에 닿는 느낌은 소원이 이루어진 듯했고, 그는 그 소원이 어디까지 이루어질지 지켜보려 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언덕 위로 다시 올라가 백마 조각상을 향해 걸어갔다. 멀리 말 꼬리 끝에서 쉬고 있는 두 연인의 웃음소리와 속삭임이 들려왔다. 토마스는 말의 목이 등으로 휘어지는 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녀가 수줍어하며 숨바꼭질 같은 장난을 치기 전에, 그는 그녀를 거칠게 끌어당겨 하얀 석회질 바닥에 눕혔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했다면 마법은 깨졌을 테고, 그는 그저 남들처럼 축제와 술이 있는 음악 소리를 따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운이 좋았다. ― p.70
“당신이 나의 남편이 되어 준다면, 나는 당신의 아내가 되겠소.” 그녀는 그의 가슴 털을 입술로 살며시 건드렸다. 그는 그녀의 숨결이 자신의 피부에 스치는 것을 느꼈다. “당신의 여왕이 될게요.”“Banríon.” (반리온-여왕.) ― p.72
차가운 바늘이 내 피부에 닿자 나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통증은 없었다. 마르타는 바늘을 내 하트 모양 표식 속으로 밀어 넣는 듯했고, 바늘이 피부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두려움에 감각이 마비된 걸까? “아무것도 안 느껴져.” 내가 말했다. 마르타가 바늘을 뽑아냈다. 우리 모두는 내 상처를 내려다보며 답을 기다렸다. 몇 초가 영원처럼 느껴졌다. 바늘에 눌린 자리에 살이 움푹 팬 듯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피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증거야.” 마르타는 마치 처음부터 답을 알고 있었던 듯 말했다. ― p.339
제임스는 몇 번 눈을 깜빡였다. “정말 안 보이나요? 정말 안 보여요?” 나는 간절히 애원했다. “여기 보세요, 그녀의 짙은 곱슬머리, 동그란 볼의 윤곽, 그 보조개, 보세요, 루비 같은 입술, 보세요, 내 손 위에 올려진 통통한 작은 손!” 나는 그가 더 잘 볼 수 있도록 손을 들어 올렸다. 제임스의 입술이 떨렸다. 그는 압도된 듯, 말문이 막혀 있었다. ― p.355
우리 모두가 마음속으로 상상하는 최후의 순간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진짜 침대 짚 더미가 아닌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신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후손들을 바라보며 이름을 이어가는 모습. 우리 대부분이 꿈꾸는 이상적인 최후다. 어쩌면 병사들에겐 전장에서의 영웅적 죽음이 어울리고, 선장들에겐 물속의 무덤이 적절할지 모른다. 성직자라면 기도 중에 불려가는 것이, 출산 중 죽음을 앞선 어머니라면 영혼이 떠나기 전 태중의 열매를 안고 바라보는 것이 이상적일 테지. ― p.375
역사 소설 작가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17세기 매사추세츠 정착민과 계약 하인의 삶을 연구하며 역사 연구 석사 (MPhil) 학위를 받았다. 원래 보스턴 지역 출신으로, 현재 텍사스에서 남편, 아이들, 두 마리 푹신한 고양이, 그리고 수많은 책들과 함께 살고 있다.
저자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갑작스러운 이별로 가족들이 떠맡을 당신의 잡동사니를 미리 정리하는 기술』,『저스트 위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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