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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6,900원, 61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5-10, 출간예정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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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리아스… 좋아하세요?”

아킬레우스를 사랑한 20대 덕후와
호메로스를 완역한 중년 교수의 교환독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은 고전이 있다. 바로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다. 서양문학의 원류로 평가받지만 만육천 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구성이 많은 독자를 읽다 지쳐 포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리아스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이 책은 아킬레우스를 사랑하는 덕후 하길과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원전 완역한 이준석 교수의 안내로 독자를 3000년 전 트로이아의 전장 한복판으로 데려간다. 사랑, 우정, 죽음, 명예, 복수, 화해 등 일리아스의 여섯 가지 주제가 전쟁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삶의 주제들과 교차한다. 때론 현실에 가장 밀착한 언어로, 때론 삶의 불가해함을 묘파해내는 명석한 언어로 쉴 새 없이 일리아스를 영업하는 두 사람의 언어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당신이 일리아스 완독열차에 강제 탑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분노를 노래하소서, 민중이여!”
탄핵광장과 고대 희랍을 잇는 서간집


덕후와 교수는 어떻게 만났는가. 2024년 12월 13일, 하길은 “분노를 노래하소서, 민중이여!” 깃발을 처음 들고 윤석열 탄핵광장에 나섰다. 일리아스의 첫 문장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12월 28일, 이 깃발을 알아본 서울대 서양고전학연구소장 안재원 교수가 말을 건넸고, 하길의 이야기는 한국의 서양고전학계로 퍼져나간다. 안재원 교수는 하길의 깃발을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대학과 아테네대학에 전달했다. 일리아스의 고향으로 역수출된 셈이다. 이 이야기는 “일리아스 오타쿠가 서울대 서양고전학 교수님께 명함 받은 썰”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광장에서 펄럭이던 깃발은 또다른 인연으로 이어진다. 이듬해 3월 하길은 자신이 읽은 일리아스의 번역자 이준석 교수와 트위터에서 인사하고 광장에서 처음 대면한다. 혼자 공부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하길은 이준석 교수의 안내로 공부의 깊이를 더해간다. 2025년 4월 4일 탄핵선고 후 하길은 광장의 동지들과 함께 희랍 비극 독서모임 ‘마이나데스’를 결성했고, 이준석 교수가 재직 중인 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에 편입한다. 이렇게 두 사람의 만남은 광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이 책은 일리아스를 통해 광장을 읽고, 광장을 통해 일리아스를 읽은 덕후와 교수의 교환독서를 담은 서간집이다.

그 겨울, 광장에 있었던
당신을 위한 ‘희랍책 시간’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우리는 왜 광장에 나갔는가. 왜 어떤 이들은 키세스단이 되어 아스팔트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잠을 청했나. 여의도와 남태령, 한강진에서 우리는 왜 「다시 만날 세계」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나. 퀴어와 농민이 만나고, 교복 입은 청소년과 40대 직장인이 어떻게 같은 구호를 외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이 불가해한 광장의 연대를 일리아스를 통해 풀어낸다.

트로이아 전쟁 10년째, 아킬레우스는 어떻게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고 다시 일어섰는가. 전장의 영웅들은 어떻게 죽을 운명을 알고도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었으며, 원수와 화해하고 함께 뜨겁게 울 수 있었는가. 일리아스는 분노에서 시작하지만 타인을 향한 연민으로 끝난다. 전쟁 속에서 파멸에 이른 인간이 끝내 가장 고귀한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서사시이기도 하다. 하길과 이준석은 3000년 된 이 고전을 지금 이 시대와 함께 읽는다. 광장의 감자튀김 트럭에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발견하고, 응원봉의 불빛에서 진리를 발견하며,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의 눈물에서 공감의 어원을 찾는다. 12‧3 계엄 이후 우리가 겪은 희비 섞인 타임라인이 일리아스의 서사와 교차하고, 그 겨울 광장을 지켰던 당신의 이야기가 고대 희랍의 철학과 나란히 놓인다. 이 책은 그런 당신을 위한 ‘희랍책 시간’이다.




편집자의 말

혐오와 양극화, 세대론이 넘치는 오늘날, 20대 여성 덕후와 50대 남성 교수가 광장에서 만나 같은 고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벗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트랙터 탄 농민과 응원봉 든 퀴어가 만나고, 교복 입은 청소년과 머리띠 맨 노조원이 함께 노래를 부른”(서울대저널) 그 겨울의 광장에선 가능했습니다. 이 책에서 덕후와 교수는 각자의 위치에서 일리아스를 통해 광장을 읽고, 광장을 통해 일리아스를 읽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대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광장에서 벌어진 우연한 만남이 우정 어린 상호배움으로 이어진 감동적인 이야기를 두 사람의 일리아스 교환독서로 소개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광장을 기억하는 여러 가지 방식 중 하나이길 바라면서요.

편집자 김새롬

책 속에서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많이 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막상 그 순간에는 울컥하기만 했고 기쁜 마음이 더 커서 일행들과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하길의 편지 「90년대 운동권과 10년대 활동가가 만나다니」 중에서

아킬레우스는 동료들 누구와도 나누지 못했던 공통의 감정을 프리아모스와 나눕니다. 프리아모스는 신과 같았던, 혹은 짐승과 같았던 아킬레우스에게서 연민과 동정을 이끌어내며 그를 온전히 ‘인간’으로 되돌려 놓고, 증오와 폭력을 넘어서도록 돕습니다.
이준석의 편지 「광장은 자괴감에 갇힌 저를 꺼내주었습니다」 중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끝은 언제나 죽음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한 영원한 삶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호메로스의 인간들에겐 아주 중요한 테마입니다. 광주항쟁의 시민들은 어땠을까요. 그들은 “우리는 오늘 여기서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을 믿고, 죽음을 불사하고 최후까지 맞서 싸웠습니다.
하길의 편지 「‘오월의 청춘’이라는 드라마를 봤어요」 중에서

소크라테스는 굳이 배우지 않아도 원래 우리가 원래는 알고 있는 게 엄청 많다고 이야기해요. 이런 기하학은 물론이고요. (“기하학!”이라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놀라운 일이죠.) 모든 걸 이미 알고 있다니,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었다고요?
이준석의 편지 「기억이 없는 곳에는 인간다움도 없지요」 중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자마자 광장이 떠올랐습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옆 사람에게 담요와 핫팩을 나눠주고, 혹 배고프진 않을까 감자튀김 트럭을 보내던 그 광장요.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자들이 우리의 광장을 보았다면 감탄하지 않았을까요?
하길의 편지 「광장의 감자튀김 트럭에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떠올렸습니다」 중에서

호메로스 서사시에서 회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 신과 인간 사이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이 민회에서 구혼자들은 이 소통을 끊임없이 방해하지요. 이로써 이들은 이타카라는 하나의 사회를 파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준석의 편지 「우리의 광장은 우리의 폴리스였어요」 중에서

저는 이번 탄핵광장이 서로의 차이와 예민함을 뒤섞어 흐릿하게 만들어주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수만명이 동시에 존재하는 광장에 저와 안 맞는 사람이 실제론 얼마나 많겠어요?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호메로스는 모두가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성장한, 똑같이 창을 맞으면 피를 흘리는 인간임을 강조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길의 편지 「가끔은 저도 미워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중에서

『일리아스』는 노여움으로 시작하여 동정심으로 끝나게 됩니다. 공감을 뜻하는 영어 단어 sympathy의 어원도, ‘함께하는’(sym) ‘고통’(patheia)이라는 희랍어에서 나온 말이랍니다. (말 나온 김에 본업인 교수 말투로 좀 묻겠습니다. 요새 희랍어 공부 소식이 하나도 안 들리던데, 어찌 된 일인가요?)
이준석의 편지 「화해가 불가능한 부류들도 있지요」 중에서

깃발을 들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잠깐의 명예에 눈이 멀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광장은 뛰어난 한 사람이 돋보이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협력해야 하는 곳이었지요. 깃발에만 집중하고 있던 시선을 돌리고 나서야 광장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길의 편지 「우리의 명예는 서로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에요」 중에서

오뒷세우스가 자랑 대신 인간 운명의 연약함, 그리고 경건을 강조할 것이라고는 아테네도 전혀 내다보지 못했을 겁니다. 이것이 호메로스가 자신의 주인공에게 부여한 인간다움의 영예입니다. 다른 전사들은 물론, 신조차 닿지 못한 자리에 오뒷세우스가 서 있는 것이죠.
이준석의 편지 「인간다운 영예를 안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중에서

지은이 소개

하길(석민주)

일리아스 오타쿠. 하길이라는 이름은 좋아하던 뮤지컬 가사에서 따왔다. 원광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했고 여성 한의사 3인이 협진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365어울림한의원에서 근무하며 환자들과 만나고 있다. 학생 때부터 건강한사회를만드는 길벗한의사회에서 활동했으며 10년차 진보당원이다. 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에 재학 중이며 서양 고전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다. 영상매체보다는 책, 동적인 활동보다는 정적인 활동을 선호한다. 보기보다 내향인. 밀리의서재에서 일리아스 가이드를 연재했다.
트위터 _onealways 최애 아킬레우스


이준석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다음 같은 학교 대학원 서양고전학협동과정에서 소포클레스 비극 연구로 석사학위를,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호메로스의 서사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소포클레스 전집 등의 희랍어 원전을 완역했고, 다른 희랍 비극, 서정시 등을 힘닿는 데까지 옮긴 다음 자연사하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다. 동계스포츠, 피아노, 이륜차 여행, 요리, 뮤지컬 관람 등 좋아하는 건 참 많지만 도무지 시간을 못 내고 있다.
트위터 Helfenberg14 최애 헥토르, 정려원, 이아름솔

도서 정보



도서명: <일리아스 좋아하세요? - 어느 덕후와 교수의 고전 교환독서>

- 분류: 인문학 > 신화·종교학/교양 인문학
- 판형: 128*188mm / 244쪽
- 정가: 19,000원
- 출간 예정일: 2026년 5월 13일
- 펴낸 곳: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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