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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00원, 3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5-03, 출간예정 2026-05-13)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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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양 패션 문화사를 신체 부위별로 해체한 최초의 시도
점, 피부, 털, 목, 가슴, 허리, 다리, 손, 발, 냄새…
몸은 패션의 배경이 아니라 패션 그 자체다


얼굴에 붙인 작은 점 하나, 코르셋으로 조인 허리, 향을 입힌 가죽장갑 속의 손, 21센티미터 높이의 굽 위에 올라선 발끝. 서양 패션의 역사를 시대순이 아닌 몸의 관점으로 들여다보면 우리는 패션에서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보통 서양 패션사의 기록은 시간의 축을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방식을 버리고 점, 피부, 털, 목, 가슴, 허리, 다리, 손, 발, 냄새(코)라는 신체 부위를 선택해 몸과 옷이 서양 패션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사회적‧문화적‧정치적 의미를 얻고 변해왔는지를 따라간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가 입고, 바르고, 쓰고, 뿌리는 모든 것에는 몸을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권력을 향한 계급 질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패션은 우리 몸의 일부를 드러내거나 강조하거나 감추는 방식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아름다움과 권력의 질서를 표현한다. 이 책은 패션과 관련된 문화 현상을 살피는 동시에 몸 자체를 패션의 한 요소로 보고 분석한다. 패션이 단순히 몸을 덮거나 꾸미는 것이 아니라, 몸과 옷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가는 복합적인 체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사회가 몸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패션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름다움의 기준은 어떤 이유로 변하는지, 패션이라는 언어를 통해 우리 몸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다양한 자료와 사례들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코르셋은 옷이기 전에 신체를 길들이는 도구였고, 가발은 단순한 머리 장식이 아니라 권력과 신분의 표식이었으며, 향수는 미용품을 넘어 위생과 방역의 도구였다. 털은 때로 없애야 했고, 때로는 풍성해야 했다. 남성의 성기는 드러내야 하거나, 허벅지 사이로 감춰야 했다. 여성의 가슴은 억압되었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이처럼 몸은 시대의 욕망에 따라 다르게 읽혀왔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상적인 몸의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위해 몸을 바꾸며 크고 작은 대가를 치른다. 이 책은 그 패턴의 반복을 패션의 역사에서 찾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미의 기준이 얼마나 오래되고 끈질긴 문화의 산물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몸을 통해 패션을 읽는 이 낯선 방식이 결국 가장 익숙한 이야기로 돌아온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드는 힘이다.

목차

점: 뷰티 패치의 역사
점, 감추고 강조한다 | 점이라는 시각 언어 | 귀하게 모시는 점 | 20세기 이후의 점

피부: 색깔의 지위
블랑, 한없이 완벽에 가까운 색 | 때밀이 수건의 탄생 | 미백을 향한 오랜 염원 | 독하디독한 블랑의 원료 | 미백, 치명적 대가를 치르다 | 붉게 그리하여 더 하얗게

털: 없거나 많거나
털의 정체, 털의 정체성 | 이토록 사치스러운 그루밍 | 뽑아라, 아름다워질 것이다 | 가발 is the new black | '급’이 다른 가발 장인 | 가발 시장의 흥망성쇠 | 부풀어 오르는 욕망, 푸프 | 푸프의 폐해

목: 분리와 강조
접시 위의 머리 | 더 크게, 더 넓게, 더 높게

가슴: 이상의 이상
뽕이 필요해 뻥을 쳐도 좋아 | 뽕브라와 코르셋의 환장의 조합 | 드러냈다가 가렸다가 | 목숨과 맞바꾼 패션 | 예술 작품과 가슴

허리: 라인의 탄생
코르셋 이전의 코르셋 | 벨트 하나로 유럽을 조이다 | 허리로 향하는 브이라인 | 코르셋, 몸을 길들이는 기술 | 치마를 부풀려 허리를 잘록하게 | 치마 속에서 벌어진 일 |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여자들

다리: 실루엣의 경계
다리 사이, 봉긋 솟아오른 남성성 | 이제 다리는 거들 뿐 | 축소된 낭심, 강조된 허벅지 | 배를 내밀기 위한 남성 코르셋 | 장식된 하체 권력을 입다 | 스커트, 코트, 수트

손: 후각의 조력자
궁정을 사로잡은 ‘향기로운’ 손길 | 코끝에서 시작되어 심장에서 끝난 향기 | 장갑, 체취를 움켜쥐다 | 전문직의 탄생 ‘장갑-조향 장인’ | 왕의 손길을 허락하노라

발: 욕망의 높이
걸음걸이의 정치학 | 굽의 높이만큼 높아지는 욕망 | 베네치아에서 발견한 뜻밖의 기능 | 혁명인 줄 알았던 웨지 힐 | 페티시의 탄생 | 욕망은 대가를 치른다

냄새: 향수 만능의 시대
끌림의 역사 | 향기가 곧 위생인 시대 | 향료로 완성한 중세 방역 기술 | 미술 작품으로서의 향수




작가의 말

보통 서양 패션의 역사를 다룬다고 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대별 의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주로 살피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패션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우리 몸의 각 부위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패션과 관련된 문화 현상을 탐구하면서, 동시에 ‘몸’ 자체를 패션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분석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패션이 단순히 몸을 덮거나 장식하는 외적 요소가 아니라 몸과 의복이 상호작용하며 사회적·문화적·정치적 맥락을 형성하는 복합적인 체계임을 보여준다. 또한 몸은 그 자체로 패션 언어이며 사회적 규범과 미적 이상을 구현하는 적극적 주체로 기능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서양 패션의 역사를 몸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사회가 몸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패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몸을 바라보는 방식과 사회적 규범, 미적 기준은 시대상이 달라짐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욕구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억압되는지도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점, 피부, 털, 목, 가슴, 허리, 다리, 손, 발, 냄새(코의 후각) 등 구체적인 신체 요소들을 중심으로 분석하면서, 그것들이 패션이라는 언어를 통해 어떤 의미를 획득하고 표현되어 왔는지 살펴볼 것이다.
(…)
의복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고,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또한 단순한 외적 꾸밈이나 장식의 차원을 넘어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적 코드로서 기능한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 몸의 각 부위들이 패션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문화적 의미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현대 패션에서는 어떤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획득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측면으로 탐구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패션과 신체가 맺고 있는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관계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성별의 구분 없이 모두가 노화 문제에 대항하고자 애썼다.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반점이 생기는 문제와 싸우는 것은 마치 죽음과 맞서 싸우는 것과도 같았다. 당시에는 오늘날과 달리 인간의 기대 수명이 짧았고,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을 겪기보다는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피부의 변화를 통해 느끼는 죽음에 대한 자각은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는 화장품에 대한 환상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미백 화장품은 더욱 완벽한 피부를 추구하는 이상화의 대상이 되었다.
-피부: 색깔의 지위

거대한 푸프로 인해 여왕이 마차에 타기 어려웠던 경우도 있었다. 할 수 없이 푸프를 내리고 제거한 후 마차를 타고 파티 장소로 이동했다고 하며, 도착해서는 다시 푸프를 올려야 했다. 이 머리를 만드는 데 보통 반나절은 걸렸다고 하니 파티를 위해 여왕은 세 번이나 머리를 올렸다 내렸다 다시 올린 셈이다. 마차에 탈 때는 머리 높이 때문에 들어가기 어려워 무릎을 꿇고 타는 경우가 많았고, 댄스파티에서는 샹들리에에 부딪히지 않도록 항시 신경 써야 하는 등 일상에서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 일쑤였다. 푸프보다 낮은 문을 통과할 때는 머리를 숙이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스프링 같은 구조물을 푸프에 삽입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 스프링은 머리를 살짝 누르면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서 여성들의 불편함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신기한 발명품으로 평가받았다.
-털: 없거나 많거나

지방의 한 부유한 여성이 파리에 올라와 새로운 옷을 지으러 재단사를 찾아갔다. 이 여성은 재단사에게 자신을 최신 유행의 스타일로 탈바꿈해 주기를 부탁했다. 재단사는 지금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에 대해 설명하며 이를 몸소 보여준다.
“당신은 2분 만에 변신이 가능합니다. 우선 모자를 벗어버리고, 이 치마도 벗어버리고, 코르셋도 벗어버리고, 주머니, 소매도 다 떼어버리세요. 요즘 유행은 복잡한 것 하나도 없이 다 벗어버리시면 됩니다. 그냥 다 벗어버리세요. 이게 최신 유행이랍니다.”
이 일화는 당시 엠파이어 스타일 드레스가 얼마나 단순하고 자유로운 의복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스타일은 여성들이 기존의 복잡한 옷차림과 코르셋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가슴: 이상의 이상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원작 영화로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독특한 후각 능력을 갖춘 그르누이가 완벽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젊은 여성들을 살해해 그들의 체취를 추출하는 과정을 그린다. 18세기 프랑스에서 향수는 몸을 치장하기 위한 용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상징성과 의례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 향수는 가죽 제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장갑은 향수를 흡수하는 매체로 사용됐다. 그르누이가 여성의 체취를 향수로 만드는 과정에서 기름을 사용하는데 이는 당시 향수 제조 기술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18세기에는 향기를 유지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기름이나 지방을 사용하는 방법이 흔했으며 이는 가죽 제품, 특히 장갑에 향수를 입히는 과정에서도 사용됐다. 가죽은 특유의 냄새를 지니고 있어 향수를 덧입히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장갑 장인과 조향사는 긴밀하게 협력하기도 했다.
-손: 후각의 조력자

지은이 소개

김수영

파리8대학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파리 프랑스패션학교(IFM)에서 패션경영학 석사, 소르본1대학에서 디자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VMH 그룹 KENZO 파리 본사에서 실무를 경험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단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패션을 문화 연구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패션의 미학적 형식과 철학적 사유, 사회적 맥락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도서 정보



도서명: <몸은 어떻게 스타일이 되는가>

- 분류: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판형: 145*210mm / 320쪽 (예상)
- 정가: 23,000원
- 출간 예정일: 2026년 5월 13일
- 펴낸 곳: 곰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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