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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00원, 18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4-14, 출간예정 2026-04-28)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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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결국 비평가는 언제나 사회 비평가다.”
지금 여기, 가장 급진적이고 과감하며 중요한
안드레아 롱 추의 첫 비평집


젠더, 페미니즘, 퀴어, 정체성 정치 등의 주제에 대해 가장 급진적이고 과감한 글을 쓰는 1992년생 트랜스젠더 작가 안드레아 롱 추는 2018년 〈여성을 좋아한다는 것에 관하여〉로 혜성처럼 떠오른 이후, 미국에서 새로운 시각을 지닌 비평가로 주목받았다. 한국에서도 2023년 출간된, 퀴어 페미니즘을 다룬 《피메일스》가 퀴어 페미니스트 독자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2023년 퓰리처상 수상 전후로 그가 발표한 글을 모은 《권위》는 그가 단지 ‘트랜스젠더 작가’가 아닌 전방위적 ‘비평가,’ 나아가 ‘공적 지식인’으로 활약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책이다. 또한 ‘정체성 정치’를 넘어, 가장 신랄하게 지금 여기의 정치와 욕망을 꿰뚫는 비평의 모범이 되는 비평집이다. 이 책에는 소설, TV 드라마, 뮤지컬,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를 아우르는 동시대적 비평과 함께 작가를 세상에 알린 초기 에세이 네 편이 함께 묶여 있다.

“또 PC야?”라는 백래시의 문장 앞에서
어떻게 제대로 창작하고 비평해야 하는가
‘정치적인 것’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제대로 쓰고 읽어내야 하는가?


이 책에서 롱 추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모두가 비평을 할 수 있는 시대, 비평의 위기 앞에서 비평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이 좋은 비평(가)인지를 논한다. 추는 “결국 비평가는 언제나 사회 비평가”라고 말하며, 정치적인 비평을 옹호하면서 이렇게 주장한다. “만약 비평이 정말로 하나의 예술이라면,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저급하고 가장 구체적인 예술일 것이다. 아름다울 수는 있지만 반드시 기능적이어야 하는 것.” 롱 추는 치명적인 유머 감각과 논쟁을 불사하는 명쾌함으로 정치와 예술은 별개라는 명제를 거부하고, 좌파가 어떻게 냉소주의자나 종말론자에게 휘말리지 않고 문화비평에 임할 수 있는지 시범을 보인다. 그리고 동시대적 작가와 작품의 ‘세속적 맥락’을 파고들어 정치적 위치와 욕망의 이면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 책에는 백래시와 파시즘, 대량 학살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해 어떻게 읽어내고 해석하며 비평해야 하는지, 오늘날 예술과 표현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롱 추의 ‘비평론’이라 할 수 있는 글이 두 편 포함되어 그를 모르는 독자라도 좌파적 정치성을 뚜렷이 드러내는 비평은 어떻게 전개되는지, ‘정체성 정치’ 시대에 나아가야 할 비평의 모습은 무엇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추의 퀴어-트랜스-페미니스트로 살아오며 쓴 에세이들도 수록되어 있다. 트랜지션 경험이나 조울증 치료에 관한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비평하는 글에는 진솔하면서도 시니컬한 매력이 깃들어 있다.

추의 글은 특유의 과감함과 공격적인 문체로 무장하고, 그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매료시키고 몰입시킨다. 롱 추의 신랄한 비평을 읽다 보면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주장에 대비해 스스로의 ‘각’을 세울 수 있다. 작품과 작가 그리고 시대에 대한 찌르는 듯한 비판을 읽는 데서 오는 짜릿함, 확고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입장을 성큼성큼 전개하는 작가를 지켜보는 즐거움, 위트 넘치는 문장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의 말

《피메일스》를 읽은 후로부터 안드레아 롱 추의 다음 저작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그의 첫 비평집 《권위》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한국어 번역 판권이 살아 있는지 알아보려 달려들 정도로요. (다행히 저는 꽤 민첩했습니다. 모두 민첩한 하루 되세요.)
독자로서 롱 추를 좋아하지만, 사실 그의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술집에서 시비를 건 남자에게, 더 큰 시비로 싸움을 거는 친구를 옆에서 노심초사하며 말리는 느낌이 든달까요? 편집을 하면서도, 누군가는 이 책을 읽다 ‘아, 이건 좀 너무한데?’ 하고 중얼거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롱 추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난 이거 구리다고 생각해. 넌 아니야? 그럼 올라와. 네 생각도 말해봐.” 문장 하나하나가 펀치 같다고 느껴지고, 그 펀치를 맞고 흔들리는 시야를 고정한 후 스스로의 의지로 주먹을 쥐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사상 초유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백래시와 파시즘과 전쟁과 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자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러분, ‘까도 빠도 미치게 하는’ 롱 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우리 모두 논쟁합시다. 우리 모두 주먹을 쥡시다.
─ 동녘 김혜윤 편집자

책 속에서

만약 비평이 정말로 하나의 예술이라면,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저급하고 가장 구체적인 예술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비평이 고상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사전 편찬이나 번역처럼 매슈 아널드가 “잡역부가 하는 문학 관련 일”이라고 부른 것의 좀 더 고상한 예시가 아닐까. 아름다울 수는 있지만 반드시 기능적이어야 하는 것.

예술작품을 본래의 세속성으로 되돌리는 것, 이것이 바로 비평가의 최대 과제이다. 예술가는 세계에서 무언가를 떼어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되돌려놓는 것이 비평가의 일이다. 나는 영원과 역사, 여가와 노동, 교환가치와 사용가치의 차이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예술가는 원하는 만큼 찬란한 창조의 천국으로 올라가도 좋다. 그를 땅으로 다시 끌어내리는 일은 비평가에게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나는 도발하고 모욕감을 줄 예술적 자유를 옹호한다. 그러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나는 문제적이거나 논쟁적인 발언을 검열하는 데 반대한다. 그러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렇다면 무엇을 그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그럴 때 나는 판단하거나, 적어도 판단하려 노력한다. 사물의 불확정성을 그것에 관한 견해를 갖는다는 비일관성에 통합시키는 것이다. 견해라는 건 그런 식으로밖에는 형성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언가를 원할 때, 그것을 갖게 되리라는 걸 알아서 그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건 그저 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욕망을 구조화하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근원적 실망이다. 갖게 된다고 보장된 것들만 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결코 아무것도 원하지 못할 것이다. 나처럼 처량한 트랜스들을 동정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머리맡에 장미는 충분하다. 다만 트랜스 여성들도 무언가를 원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의 욕망은 다른 이들의 것만큼이나 깊고 섬세하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놀랍도록 다채롭다.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커밍아웃이 짝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고, 처음 입는 드레스가 첫 키스처럼 느껴지고, 성별 불편감이 실연의 아픔처럼 느껴지는 걸지도 모른다. 결국 실망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다.

시스젠더 여성들은 트랜스 여성들이 자기들을 부러워하는 걸 싫어한다. 아마도 부러워할 만한 것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상할 수 없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에겐 공통점이 있다. 두 종류의 여성이 두 종류의 자기혐오를 가지고 나란히 붙어 있는 방에 각자 갇혀 서로 벽에 귀를 대고 상대방의 존재를 엿들으려 하면서, 그렇게 경쟁자를 의식하면서도 혼자가 되는 건 두려워한다. 자매여, 나는 그대가 가진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대가 그것을 갖지 못하는 방식을 원한다. 나는 그대의 풍요가 아니라 그대의 공허가 부럽다. 이제 나는 그걸 증명할 구멍을 갖게 되었다. 그대의 방식으로 나 자신을 증오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주겠다. 그게 내가 나 자신을 증오하는 방식과 다르다면 말이다.

적어도 마르크스 이후의 급진 정치는 자의식이라는 도박에 자신을 걸어왔다. 이 환상의 골자는 “앎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이 구절은 로빈 위그먼의 것이다). 그러한 결과는 1970년대 페미니즘 의식 고양 집단의 명목상 목표였으며, 오늘날 ‘워크 TV’와 ‘워크 트위터’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제 환상은 거짓말일 필요가 없다. 그것은 거짓이라 하더라도 믿고 말 어떤 것이다. 그 믿음의 강도는 욕망의 힘을 보여준다. 선거든 뭐든 여러 실망들로 메말라버린 정치적 환경 속에서, 원한다면 이것을 실망의 장점이라 불러도 좋다. 그 모든 반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덩어리처럼 살아갈 것이다. 자고 일어나 데이트를 하고,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조직하고, 전화로 선거 유세를 하고, 뭔가를 읽으면서. 투쟁은 실로 실재한다. 하지만 어쩌면 나아질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만약 비평이 오랫동안 권위의 시험장이 되어왔다면, 이제는 권위의 부재를 시험하는 장도 되어달라고 요구해야 할지 모른다. ‘권위’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지우자거나 권위적인 문체를 만날 때마다 거부하자는 뜻이 아니다. (이 글에서 나도 그런 문체를 써보려 애썼다!) 그러나 우리는 비평의 지배적 개념으로서의 권위란 모순적이며, 일관성 없고, 텅 빈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권위 없이 비평을 한다는 것은 학문이나 전통, 역사, 재치, 카리스마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보았듯, 비평가들이 어마어마한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 그러한 것들은 권위가 아니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반가운 소식이다. 권위가 언제나 비평에서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면 우리는 별로 아쉬워할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권위를 갈망하는 우리의 마음을 다뤄내야 할 것이다.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안드레아 롱 추 Andrea Long Chu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1992년생 작가이자 비평가. 2018년 《n+1》에 발표한 데뷔 에세이 〈여성을 좋아한다는 것에 관하여 On Liking Women〉로 트랜스젠더 연구의 제2의 물결을 열었다고 평가받으며, 데뷔 후 문화 비평 전반에서 활동하며 2023년에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퓰리처상 심사위원회는 추가 “작품 뿐만 아니라 작가를 파고드는 비평을 쓰며, 복잡한 사회적 이슈를 여러 문화적 렌즈를 통해 탐구”한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2019년 출간된 첫 에세이집 《피메일스》는 람다문학상 트랜스젠더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옮긴이 | 허원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주로 인문·사회 분야의 책을 만들어왔다. 옮긴 책으로 《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2022),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2024) 등이 있다. 퀴어,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권위 - 정체성 정치 이후, 정치와 욕망에 관해 비평하기>

- 분류:
인문학 > 인문 비평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미학/예술이론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대중문화론

- 판형: 130*200mm / 416쪽
- 정가: 25,000원
- 출간 예정일: 2026년 4월 28일
- 펴낸 곳: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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