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35년간 바다를 기록해 온 다큐멘터리 PD가
발로 뛰며 기록한 우리나라 해안의 위기
삼면이 바다로 감싼 지형으로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각각 고유의 특징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해안선에 위기가 닥쳤다. 깎여나가는 모래언덕, 절벽처럼 무너지고 면적이 줄어드는 백사장, 그리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해양 생물들. 지금 우리 바다에서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동해안과 서해안의 54개 해안 중 18곳에서 침식 피해가 2m 이상 발생하며 해안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백사장이 사라지고 해안선이 육지 쪽으로 후퇴하는 현상까지 확인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잦아진 고파랑, 그리고 방파제·항만·발전소 등 연안 개발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동해안의 모래는 빠르게 유실되고 있다. 실제로 동해안의 해수면 상승률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360개 하언 중 침식 우심지역(우려, 심각 단계)는 전체의 44.7%로 나타났다.
『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은 이러한 변화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기록한 국내 해안선 탐사보고서다. 35년 동안 바다를 기록해 온 해양 다큐멘터리 PD 진재중 저자는 동해안과 서해안을 따라가며 사라지는 해변, 변해버린 바닷속 생태, 그리고 그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담아냈다.
소리 없이 변하는 바다의 침묵이 말해주는 것
우리나라 해안 개발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해안 침식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을까. 강릉시 안인해변의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는 다양한 염생식물과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장소로 2008년 생태경관 보존지역으로 선정되었지만, 2020년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가 시작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넓은 해변의 모래가 유실되며 면적이 줄어들고, 각종 시설물들이 쓰러져 주민과 방문객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분별한 해안 개발은 연안 침식을 초래하여 인근 주민들의 삶에 피해를 주고 있다.
해안 침식은 바다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만들었다. 해조류와 해초가 급격히 줄어드는 ‘바다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한때 울창했던 바다숲은 황폐한 모래밭과 하얀 암반으로 변했다. 해양 생물에게 집이자 먹이가 되어주는 파래, 매생이, 미역, 톳, 다시마 등의 해조류는 인간의 귀중한 식량 자원이자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육지의 산불에 재난재해를 선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처럼, 바닷속 비상 상황에도 신속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살리기 위해 심는 희망의 씨앗
바다에 의지해 사는 어민에게 항구가 막히는 것은 곧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고,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다. 화력발전소와 방파제 건설 후 항구로 이동한 모래가 퇴적되면서 입구가 막히고, 수심이 얕아지면서 바다에 띄운 어선이 바닥에 부딪히지만, 어민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철 생선을 잡으러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변에 세운 시설물들은 해안 침식과 함께 흉물로 변했다. 또한 여름철 피서객들로 붐벼야 하는 해변은 관련 사업자로 인한 갈등으로 정식 개장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다가 병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만 볼 수 없는 어민들은 바다를 살리기 위해 나선다. 한때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거의 사라진 양양 광진리해변을 살리기 위해 양양 지역 어민들은 참다시마 종묘 이식 작업을 하였고, 다시마숲의 복원이 점차 이루어지고 있다. 해안가의 인공구조물 대신 완충구역을 만든 강릉시 사근진해변은 친환경공법의 성공으로 백사장이 회복되고 자연생태계가 회복되었다.
바다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그 변화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은 사라지는 해변과 무너지는 해안선을 기록하여,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바다의 풍경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제는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함께 바라보고,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동해, 서해, 남해가 저마다 다른 풍경과 생태를 품고 있습니다. 특히 전북 고창, 충남 서천, 전남 순천과 보성에 걸쳐 펼쳐진 서해안 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바다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해안의 무분별한 개발과 간척사업, 해상공사로 해안선의 풍경은 조금씩 사라지고, 바닷속 생명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갯벌 생태계뿐 아니라 그 곁에서 살아온 지역 공동체의 삶 역시 함께 흔들리고 있습니다.
35년간 다큐멘터리 PD로 일한 진재중 저자는 그간 취재를 다니며 온몸으로 느낀 바다가 처한 현실을 기록하기 위해 동해안과 서해안 등 우리나라 해안 곳곳을 직접 찾아갑니다. 그는 깎여나가는 모래언덕, 사라지는 해조류 숲, 그리고 그곳을 떠나는 해양 생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바다의 변화를 사진과 글로 담아냈습니다.
바다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그 변화는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은 지금 우리 해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함께 바라보는 작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책과 함께 바다가 병들어 가는 모습을 기록하고,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의 미래를 다시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오해은 편집자
들어가며
1장 사라지는 해변, 기억하는 바다
사라지는 모래언덕
백사장 복원 381억, 정동진의 아이러니
낙산해변, 콘크리트에 가려진 옛 풍경
모래밭 위에 세운 욕심
석탄화력발전소가 남긴 상처
영혼 없는 구조물들이 점령한 동해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잠제
공사 소리에 묻혀가는 섬
침식에 무너지는 사각지대의 경고
변해버린 해변, 잠 못 이루는 날들
동해안에 퍼지는 톱니바퀴 자국
2장 바다의 침묵이 말하는 것
경력 30년 어부의 절규
인공어초만으로는 바다를 살릴 수 없다
허울뿐인 바다식목일
다시마가 떠난 바다
하천을 막는 모래언덕의 경고음
고향을 잃은 연어
녹조의 늪, 관광 명소의 그림자
성게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3장 바다를 잃은 사람들
모래에 막힌 어민들의 생계
관광 명소가 될까, 생태의 무덤이 될까
바다 옆에 선 거대한 침묵, 가동률 10%의 화력발전소
와이키키는커녕 흉물만 남긴 맹방화력발전소
피서객의 발길은 이어지는데 개방하지 못하는 해변
사라진 고향으로 돌아온 강릉 해변의 실향민들
해안의 허술한 방패가 된 해송
부식된 예술, 잊힌 바다의 기억
4장 바다가 다시 숨 쉬는 곳
어촌계가 심는 희망의 씨앗, 다시마 종묘 심기
자연과의 화해, 해안 침식지를 공원으로 바꾸다
주민이 가꾸고 자연이 품은 해변
바다가 품은 짧은 봄의 기억, 고르메
사라져가는 전통의 그물, 다시 바다에 드리우다
외국인 선원을 위한 케이팝 프로젝트
마치며
p.20-21
난개발과 해수면 상승이 맞물리면서 해안침식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해안 개발 시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때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평가 방식은 해안침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조사와 예측도 부실하다. 해안사구는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 퇴적물을 조절하고 폭풍 해일로부터 해안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완충 역할을 하지만 각종 개발로 인해 그 기능이 위협받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이 지속되면 사구와 사구식물 모두 사라질 수 있는 만큼 해안사구의 보호와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2024년 여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는 더욱 커지고 있다. 9월 중순이 지났음에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최근 4년 동안 동해안에는 해안을 직접 위협할 만큼의 대형 태풍이나 폭풍, 해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해안사구를 덮칠 재난·재해가 닥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안인화력발전소가 가동되는 동안 하시동·안인 해안사구의 침식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몇 해 뒤 안인해변을 다시 찾았을 때, ‘예상된 붕괴, 하시동·안인 해안사구 무너지다!’라는 비극적인 제목이 언론을 장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96-97
단순히 인공어초의 면적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바다사막화와 같은 근본적인 해양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장균 인천대학교 교수는 많은 어초가 설치 이후 방치되고 있으며, 해조류나 어류의 실제 서식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초의 구조적 적합성뿐 아니라, 설치 위치, 해류 조건, 주변 생물과의 조화 등을 고려한 과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단순한 시설 설치 위주의 행정이 아니라 사후 모니터링과 생태적 효과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다숲 조성 사업이 단기적인 성과 위주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태계 회복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공어초가 본래의 목적을 잃고 ‘죽은 구조물’이 되어가는 사이, 해양 생태계는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관계 기관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실효성 검토와 사후 관리,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고, 해마다 사업은 반복된다.
p.155-156
HVDC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지방자치와 국가 기반 인프라 구축 사이의 구조적 충돌을 드러낸다. 주민들이 환경, 건강, 경관 문제를 이유로 대형 설비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지만, 전국민이 이용하는 공공 전력망이 지방의 거부권에 가로막히는 현실은 또 다른 딜레마를 낳고 있다. 송전망 지연뿐만 아니라, 정권이 바뀌며 에너지 정책 기조가 변한 것도 원인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탈원전 폐기’를 선언하고 원전 중심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 결과, 이미 완공된 화력발전소들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정치적 단기 논리에 휘둘리는지를 보여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달라지고, 그 여파는 지역 주민과 국민이 감당하게 된다. 발전 인프라는 수십 년을 내다보며 설계돼야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수조 원을 들여 세운 초대형 화력발전소가 정작 전력이 가장 절실한 폭염 속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 이유를 다시 물어야 한다.
p.212
광진리는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자연과 사람,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진리의 어촌계원들은 아침마다 조개껍데기와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해변을 정리한다. 계원 중 한 명은 “우리 마을을 찾는 분들을 손님으로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광진리 어촌은 체계적인 어장 관리와 주민들의 자율적인 공동체 운영 덕분에 건강한 바다 환경과 안정적인 해변 관리,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해양 생태를 보호하면서 관광과 레저를 활성화하고, 아이들과 방문객이 직접 바다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온 광진리는 앞으로도 주민 주도의 소규모 운영을 이어가며 생태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광진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주민이 중심이 되어 바다와 삶을 함께 지켜가는 살아 있는 어촌임을 보여준다.
해양다큐PD 겸 기자.
35년간 KBS에서 다큐멘터리, 토론, 음악, 교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방송의 한복판에서 시대의 기록을 남겨왔다. 강릉이라는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바다의 세계에 매료되어, 이후 줄곧 해양다큐멘터리를 통해 바다의 생명력과 인간의 이야기를 탐구해왔다.
대표작으로는 〈바다모래가 사라진다〉, 〈바닷속의 검은 황금 다시마〉, 〈다시마 15년간의 기록〉, 〈연어에게 길을 묻다〉 등 25편이 넘는 해양다큐멘터리가 있으며, 이는 우리 바다의 현실과 생태의 변화를 오랜 시간에 걸쳐 기록한 귀중한 시도였다.
학문적으로도 바다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행정학 학사, 법학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에서는 해양자원육성을 전공했다. 방송연예학 초빙교수와 해양콘텐츠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방송과 해양을 잇는 융합 콘텐츠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KBS에서 정년퇴직 후 5년간 연구교수로 활동하며 학문적 여정을 이어갔고, 현재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여전히 현장을 누비며 바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손에는 언제나 드론과 카메라가 함께하며, 그는 오늘도 푸른 수평선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이야기의 바다’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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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 도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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