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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600원, 7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2-08, 출간예정 2026-02-13)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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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1001 Books You Must Read Before You Die)>에 실린, 망명자의 슬픔과 삶을 시적인 언어로 표현한 문학작품.

파편처럼 흩어진 이야기들이 하나의 미술관을 이룬다. 망명자의 삶, 기억의 정치학, 예술의 언어를 가로지르는 극도로 실험적이고 청아한 소설.

“탁월하고 매혹적인 이야기의 전개, 그리고 고속으로 질주하는 사유의 반짝임.
그녀는 주목해야 할 작가다. 오래 아껴 읽어야 할 작가다.”
-수전 손택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실험적 문학소설
망명 작가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의 대표작


베를린 동물원의 바다코끼리 우리 옆에는 기이한 전시품 하나가 있다. 그것은 1961년 8월 21일에 죽은 바다코끼리 ‘롤란드’의 위 속에서 발견된 물건들을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해둔 것이다. 정확히 이렇게 적혀 있다.

분홍색 라이터 하나, 나무로 된 아이스크림 막대 네 대, 푸들 모양의 금속 브로치, 병따개, 아마도 은으로 보이는 여성용 팔찌 하나, 머리핀 하나, 연필 하나, 장난감 물총, 플라스틱 칼, 선글라스, 작은 체인, 스프링, 고무줄, 장난감 낙하산, 45츠 길이의 쇠사슬, 못 네 개, 초록색 플라스틱 자동차, 금속 빗, 플라스틱 배지, 인형 하나, 맥주캔 하나(필스터, 반 파인트), 성냥갑, 아기 신발, 나침반, 소형 자동차 열쇠, 동전 네 개, 나무 손잡이가 달린 칼, 아기용 젖꼭지, 열쇠 다섯 개가 달린 키링, 자물쇠, 그리고 바늘과 실이 들어 있는 비닐 주머니 하나.

관람객은 그 진열장 앞에서 섬뜩하기보다 이상하리만치 매혹된다. 마치 고고학 유물을 보는 듯하다. 이 물건들이 전시품이 된 건 순전히 우연이고, 즉 ‘롤란드의 변덕스러운 식성’ 때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시간이 지나며 이 물건들 사이에 어딘가 보이지 않는, 비밀스러운 연결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시적인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 본문 중

『무조건 항복 미술관』의 첫 문장은 베를린 동물원에서 시작된다. 1961년 8월에 죽은 바다코끼리 ‘롤란트’의 위장에서 나온 물건들이—담배 라이터, 막대사탕 막대, 맥주병 오프너 등—수조 옆에 전시되어 있다. 이 물건들은 처음에는 무작위처럼 보이지만, 소설을 이루는 허구의 파편들처럼 점차 서로를 향해 모이며 시적이고 의미 있는 전체를 형성한다.

다양한 문학적 형식으로 쓰인 이 작품은 망명자의 조각난 세계의 파편을 포착한다. 어떤 장들은 외롭고 소외된 어머니의 일기처럼 구성되어 있으며, 그녀는 임시 벼룩시장을 전전하며 자식들을 그리워한다. 또 다른 장에서는 한 무리의 여성 친구들 앞에 천사가 나타나는 꿈결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밖에도 홀로코스트와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대한 성찰과 기록, 유럽 예술가들의 초상, 캐러웨이 수프 레시피, 리스본에서의 로맨틱한 만남, 가족 사진에 대한 묘사, 작가가 자란 작은 도시의 기억들이 서로 교차한다.
예술과 역사, 노화와 상실이라는 주제를 가로지르는,『무조건 항복 미술관』은 음울하면서도 극도로 독창적인 소설이다. 『타임』지 문학 서평은 이 작품에 대해 “파괴적인 힘에 대한 생생한 고발이자, 무엇이 걸려 있는지를 환기시키는 탁월한 성취”라고 평했다.

수전 손택, 일리야 카바노프, 페터 한트케, 밀란 쿤데라, 그리고 베를린의 무조건 항복 미술관
시각 예술과 현대 문학, 도시와 미술관의 대위로 풍요로운 문학 서사


『무조건 항복 미술관』의 첫 장에는 책 전체를 통틀어 단 한 잔의 사진이 등장한다. 수영복을 입고 있는 익명의 여성 세 명을 찍은 흑백 사진에는 ‘이름 모를 수영객들. 20세기 초, 크로아티아 북부의 파크라 강에서 촬영, 사진작가 미상’이라는 짤막한 단서만 남겨 있다.

‘사진’은 작가가 망명자의 사라진 과거를 현재의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상징적 단서이다. 2장 ‘가족 박물관’에 등장하는 어머니의 낡은 여행가방에는 영원히 정리하지 못할 한 묶음의 사진이 등장한다. 먼 친척의 웨딩 사진부터 익명의 사람들까지, 어머니는 뒤죽박죽 한 무더기의 사진을 껴안고 그 안에 서열을 세워보고자 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망명자의 기억은 파편이고, 서열은 역사에서 지워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향수의 시대이며, 사진은 그 향수를 적극적으로 부추긴다. 사진은 애가(哀歌)의 예술, 황혼의 예술이다. 대부분의 피사체는 사진에 담기는 순간만으로도 일종의 비감에 스친다. 추하거나 기괴한 대상도, 사진가의 주의와 시선이 그것을 존엄하게 만들어줄 때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운 대상은 세월이 흐르며 늙거나 쇠락했거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에 한층 더 애조를 불러일으킨다. 모든 사진은 메멘토 모리(mementos mori)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혹은 사물)의 죽음, 취약함, 변모 가능성에 동참하는 행위다. 바로 이 순간을 잘라내 동결함으로써, 모든 사진은 시간의 끈질긴 해빙을 증언한다. ― 수전 손택(Susan Sontag),『사진에 관하여 (On Photography)』

이 책은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의 주체는 동일한 듯 하지만 시점과 시공간을 떠돌며 오가고, 연대기적인 서사를 취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과 주인공에게 깊은 공감을 느끼는 이유는, 망명자의 찢겨진 과거를 기억하고 회상하는 방식의 리얼리티이다. 망명자의 과거는 조각과 파편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텍스트와 이미지로 존재한다. 그것은 어머니의 낡은 여행 가방 안에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한 뭉터기의 사진더미이다. 작가는 수전 손택의 글, “사진은 애가의 예술이며,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혹은 사물)의 죽음, 취약함, 변모 가능성에 동참하는 행위이다” 라는 말을 인용하며 망명자의 사진에 깃든 현대예술의 의미를 제시한다.

편집자 리뷰

처음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실수였다. ‘무조건 항복 미술관’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제목에 매혹되었고, 미술관과 관련된 예술서라고 짐작했기 때문에 원서를 접하게 되었다. 아트북프레스 출판사는 2018년 창간 이후 현대미술과 관련된 도서만을 출판하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문학 소설이었고, ‘무조건 항복 미술관(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은 가상의 미술관에 불과하며, 또한 작품에 걸쳐 잠시, 안개처럼 희미하게 존재하다가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형식과 풍부한 현대예술의 대위, 그리고 무엇보다 망명자의 운명을 선택한 작가가 공유하는 깊은 슬픔의 고백은 청아한 영혼의 공명을 남긴다. 그리하여 아트북프레스의 첫 번째 문학 도서이자,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의 첫 번째 국내 번역서로 소개하기로 결정하였다.

― 조숙현 (편집자, 아트북프레스 대표)

목차

1장 Ich bin müde 나는 피곤하다
2장 가족 박물관
3장 Guten Tag 안녕하십니까
4장 아카이브 : 떠나는 천사의 섬세한 모티프가 담긴 여섯 개의 이야기
5장 Was ist Kunst? 예술이란 무엇인가
6부 단체사진
7장 Wo bin ich? 나는 어디에 있는가

책 속에서

망명자는 ‘소리’에 특별히 민감하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때때로 망명이란 결국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 헤매는 상태라고.

한 장의 사진은 끝없이 펼쳐진, 제어할 수 없는 세계를 작은 사각형 안으로 압축한 것이다.

기억이란, 단순히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길을 따라 흐르며, 섬세한 대칭의 법칙들이 숨어있다.

우리 삶의 은밀한 지형도 속에서 드러나는 바는 이것이다. 우연한 사물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이유는 언젠가 더 깊은 논리를 드러낼지도 모른다는(물론 반드시 그렇지 않더라도) 것이다. 우연한 사물들은, 마치 우리의 개인적 자기장에 이끌린 듯 우리에게로 모여든다.

“예술이란, 세상의 전체성, 그러니까 모든 것들 사이의 비밀스러운 연결을 지켜내려는 노력이지 …오직 진정한 예술만이, 내 아내 새끼 손톱의 작은 손톱 위의 못과 고베의 지진 사이에도 비밀스런 연결이 있다고 가정할 수 있어.”

예술이란 뭐야?”
“모르겠어. 중력을 다루는 일과 분명히 관련은 있지만, 그렇다고 비행은 아냐.”

눈이 내리면 나는 밖으로 나가 하늘을 넋 놓고 올려다본다. 나는 눈송이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것만 같고, 그 눈의 습기를 자비로운 망각처럼 들이마신다.

베를린은 변형된 도시다. 베를린에는 서쪽 얼굴과 동쪽 얼굴이 있다. 때로는 서쪽 얼굴이 동베를린에 나타나고, 동쪽 얼굴이 서베를린에 나타난다.

인간의 버려진 잔해들이 예술 작품으로 재활용되면서, 그것들은 더 오래 머무를 권리, 일종의 아이러니한 영속성을 얻게 된다.

‘난민은 두 부류로 나뉜다. 사진이 있는 사람과 사진이 없는 사람.’ – 한 보스니아 난민의 말이다.

지은이: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

구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망명인으로, 망명자의 조각난 삶과 슬픔의 계보를 독창적인 형식과 시각예술의 은유로 표현했다.『무조건 항복 미술관』, 『의식의 흐름을 건너다(Fording the Stream of Consciousness)』 등 여러 편의 소설과 『즐거운 하루(Have a Nice Day)』, 『거짓의 문화(The Culture of Lies)』,『읽지 않아줘서 고마워(Thank You for Not Reading)』를 포함한 세 권의 에세이집을 발표한 작가다. 스위스 샤를 베이용 유럽 에세이상, 오스트리아 국가 유럽문학상, 최근에는 페로니오–치타 디 피아노 문학상 등 다수의 국제 문학상을 수상했다.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정치적 이유로 1993년 고국을 떠나 현재는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다가 2023년 사망했다.


옮긴이: 조서현

마담 휘가로 인터내셔널 에디터를 시작으로, 에스콰이어, 로피시엘, 데이즈드를 거쳐 Y 매거진 편집장을 역임했다. 번역한 전작으로는『예술가로 살아가기』(마이클 크레이그-마틴 등이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무조건 항복 미술관>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문학 > 기타세계문학

펴낸곳: 아트북프레스
판형: 148*210mm
정가: 22,000원
출간일: 2026년 2월 12일 (예상)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일정 등은 출판사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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