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종교개혁’은 역사가들이 16세기와 17세기 전반기에 유럽 종교 생활에 일어난 일련의 격변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인 명칭이다. 종교개혁은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의 면벌부 거래에 대한 공격으로 촉발된 논쟁인 ‘루터 사건’으로 독일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본래 가톨릭 체제에 도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루터가 제기한 논쟁은 신학자와 성직자 내부의 갈등에 머물지 않고 대중에게까지 확산되었다. 그 결과 중세 가톨릭 체제를 깨뜨린 새로운 종교를 만들었다. 루터가 터뜨린 뇌관이 개인의 종교적 신념뿐만 아니라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종교개혁사 역시 하나의 합의된 사실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열린 해석의 대상이다. 유럽 역사에서 그 어떤 시기보다 16세기는 격변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한복판을 차지하는 종교개혁은 오랫동안 종파적 신념에 따른 신앙고백의 대상이었지 진지한 역사 탐구의 대상이 아니었다. 결국 종교개혁을 16세기 유럽의 역사라는 제한된 시공간 속에서 바라보는 데 실패했다. 당시 일어난 사건과 변화를 판단하는 결정은 역사 자체에 대한 분석보다는 해석하는 이가 서 있는 종파적 시각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제 종교개혁은 교리와 신학에 묶여 있던 종파적 외피를 벗고 정치사로, 사회사로, 문화사로 다양하게 전환이 이루어졌다. 종교개혁은 시대의 산물이자 유럽 역사의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 저기에 특별한 개인의 능력이나 역할에 과도한 의미부여는 적절하지 않다. 종교개혁가들은 시대의 한계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다. 종교개혁사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이 사실을 담백하게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머리말
서론
제1부 종교개혁의 배경
제1장 느리게 움직이는 시간
역사의 시간들 / 지중해 / 오스만 제국 / 대서양으로의 전환 / 낯설게 보기
제2장 흑사병과 중기 지속의 유럽
흑사병, 유럽을 강타하다 / 성직주의의 균열 / 챈트리와 종교의 개인화 / ‘죽음의 무도’와 대중 신앙 / 채찍고행단과 새로운 드라마 / 희생양 유대인 / 흑사병과 종교개혁
제3장 책과 인쇄술
구텐베르크와 인쇄술의 발전 / 책의 확산 / 라틴어와 모국어 문해력 / 종교개혁과 인쇄술 / 인쇄술의 그늘
제4장 인문주의와 인문주의자들
인문주의 정의하기 / 스콜라주의와의 관계 / 로렌초 발라, 문헌비평의 선구자 / 그리스도교 인문주의 / 종교개혁과의 상관성
제5장 공의회주의의 탄생
가톨릭-프로테스탄트 공동의 유산 / 교회 대분열과 공의회 / 공의회주의 / 바젤 공의회 / 페라라-피렌체 공의회 / 제5차 라테란 공의회
제2부 아래로부터의 개혁
제6장 루터와 독일의 종교개혁
신성 로마 제국의 분산된 권력 / 1517년 이전의 루터 / 95개조 논제 / 심문, 논쟁 그리고 파문 / 루터, 황제 앞에 서다 / 국가교회로 가는 길
제7장 초기의 쟁점들과 루터의 한계
개혁의 속도에 대한 논쟁 / 성찬논쟁 / 농민전쟁 / 에라스무스와 자유의지 논쟁 / 유대인 문제 / 신과 악마 사이에 선 루터
제8장 독일 종교개혁 연구사
종교개혁의 신화적 이미지 형성 / 카를 홀과 루터 르네상스 / 마르크스주의 ‘초기 부르주아 혁명’ / 사회사로 본 독일 종교개혁
제9장 취리히 종교개혁
스위스 종교개혁의 기본 문제들 / 종교개혁 이전의 스위스 연방 / 취리히의 츠빙글리 / 취리히 종교개혁의 시작 / 개혁 진영의 분열과 전쟁 / 불링거와 새로운 조직화 / 헬베틱 신앙고백서와 취리히 종교개혁의 유산
제10장 급진파 종교개혁
아나뱁티스트 유형론 / 취리히 기원의 아나뱁티스트 / 탄압과 확산 / 세 가지 흐름 / 뮌스터 사태 / 급진 종교개혁의 계보학 / 탈급진주의 해석사
제11장 칼뱅과 제네바 종교개혁
제네바의 상황 / 칼뱅의 지적 여정, 망명과 『기독교 강요』 / 제네바에서 칼뱅의 개혁 / 관용과 불관용의 교차 / 난민의 종교개혁 / 제네바를 넘어 세계로
제3부 위로부터의 개혁
제12장 잉글랜드 종교개혁
아래로부터의 혹은 위로부터의 / 튜더 종교개혁 / 헨리 8세, 로마와 결별하다 / 에드워드 6세, 실패한 요시야의 꿈 / 메리 1세, 회복과 반동 사이에서 / 엘리자베스 1세, 국교회를 정착하다
제13장 잉글랜드 종교개혁 연구사
국왕의 개혁 대 대중의 개혁 / 잉글랜드 종교개혁의 역사학 / 수정주의 해석의 등장과 발전 / 재검토되는 전제들 / 그럼 어떻게 볼 것인가
제14장 스코틀랜드 종교개혁
스코틀랜드의 사회적, 종교적 배경 / 어떻게 종교개혁이 가능했을까 / 개혁 흐름의 형성과 성취 / 프로테스탄트 규율 문화의 형성 /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성격
제15장 스페인 종교재판
지리적 배경과 스페인의 통일 / 스페인과 유대인 문제 / 국가가 주도한 스페인 종교재판 / 종교재판 해석사 /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과 상관성 / 상상된 공동체의 현실
제16장 새로운 가톨릭
수도회와 신비주의 / 트리엔트 공의회가 열리기까지 / 공의회 개최와 세 시기 / 공의회 평가와 역사적 공헌
제17장 프랑스 종교개혁과 위그노 전쟁
인문주의, 루터, 프랑스 프로테스탄트 / 칼뱅주의와 프랑스 개혁교회의 형성 / 프랑스 왕권과 가톨릭 세력의 대응 / 학살, 종교전쟁 그리고 낭트 칙령 / ‘폭력의 의례’ / 프랑스 종교개혁의 한계와 성과
제4부 종교개혁이 남긴 것들
제18장 종교개혁의 없앤 것들
성상파괴운동 / 연옥의 탄생과 사라짐 / 챈트리 해체, 기도에서 기억으로 / 가톨릭, 전통의 유지 / 재그리스도교화 테제
제19장 여성, 가정 그리고 성직자 독신
여성의 종교개혁 / 수녀원 해체의 명과 암 / 프로테스탄트 가부장제와 여성의 주변화 / 결혼한 성직자들 / 성직자 독신을 고수한 가톨릭 / 성과 가족과 관련된 종교개혁 유산
제20장 마녀사냥과 탈주술화
마법과 종교의 경계 / 마녀들의 망치와 마녀사냥의 확산 / 마녀사냥의 지역별 양상 / 국가권력, 중앙집권화, 여성 혐오 테제 / 마녀사냥의 쇠퇴와 탈주술화 / 근대, 마녀사냥과 종교개혁
제21장 30년전쟁과 베스트팔렌 조약
아우크스부르크로 가는 길 / 30년전쟁의 배경과 전개 / 베스트팔렌 조약 체결 / 30년전쟁은 종교전쟁인가
제22장 관용, 자유 그리고 근대성 재고
불관용의 지적 전통 / 관용과 종교의 자유의 탄생 / 종교개혁의 근대성에 대한 수정주의 서사 / 고백화 패러다임과 사회 규율 / 책임, 한계 그리고 성찰적 재조명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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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찾아보기
지명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아우구스티누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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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교개혁을 중세와의 단절이라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중세와의 연속성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공부의 결과물이다. 종교개혁사를 차별성보다는 공통성을 주제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지중해 세계와 서유럽 세계의 종교 환경은 교파에 따라 독점적이거나 배타적이기보다는 공유하는 가치가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종교개혁을 프로테스탄트의 전유물로 여기기보다 그 느슨한 규정 아래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의 개혁과 쇄신의 움직임을 포괄하고자 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종교개혁 서사는 교회의 부패와 부조리에 대한 쇄신, 개혁, 정화이다. 그간의 프로테스탄트 프로파간다는 부패한 가톨릭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마르틴 루터와 개혁가들의 운동이 발생했다고 본다. 자연스레 프로테스탄트가 주도하고 가톨릭이 반응하는 형태로 구도가 짜였다. 그런데 종교개혁의 예기치 않은 혹은 인식하지 못한 부산물은 특정한 종교적 신념의 생성과 강조로 인한 불관용의 제도화이다. 16세기는 그간 유럽 내에서 공존해 오던 타 종교를 배타적으로 차별하는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체제 내의 신앙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해외로 추방하거나 마녀사냥으로 박해하기도 했다. 종교개혁은 종교 난민을 낳았다. 거의 모든 시기, 모든 지역의 종교개혁 운동에 관용의 문제가 핵심적인 문제로 등장했다. 그래서 이 책은 정화와 불관용, 사회규율과 국민국가의 형성이라는 관점으로 종교개혁을 읽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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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 중세에서 근대로의 역사적 대전환> 도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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