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늪처럼 서서히 가라앉는 이 오후. 잠들어 있는 나는 잠의 숨소리를 들었다. 숨소리는 숨소리를 더듬어갔다. 너와 얽히리라, 내 호흡이, 내 잠이, 그리고 내 꿈들이. 그리하여 나는 꿈을 계속하기를 원했다. 눈물과 땀이 흘러내려 얼굴과 손목시계와 베개를 적시고 있었다. 잠은 미지근한 물결 위를 흔들흔들 떠다녔다.
-「올빼미」, 11면
-「양의 첫눈」, 57면
-「북역」, 125면
-「올빼미의 없음」, 177면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185~186면
-「무종」, 291~292면
-「밤이 염세적이다」, 329~330면
올빼미
양의 첫눈
북역
올빼미의 없음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무종
밤이 염세적이다
해설|한기욱
추천사
수록작품 발표지면
배수아 작품 어때?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난해하고 지루하여 못 읽겠다는 독자의 불평을 들을 때 나는 그야말로 우리 문학의 진정한 자존심이라 여겼다. 배수아 소설이 바깥으로 넘어갔다고 하는 소리에도 나는 그가 소설 이외의 것을 써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문학 바깥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배수아의 소설에는 수렴되어 있을 뿐이다. 그의 표현을 빌면 그에게 문학은 종교이자 영혼일 테다. 그는 이야기를 방목하는 작가가 아니다. 여러 독법이 있겠으나 나는 그가 서사를 물려놓은 자리에서 복원해내는 최초의 감각이 늘 경이롭다. 관념과 물리, 사물과 사람에 마음이 닿아 생기는 지점에서 아주 색다른 감각을 틔운다. 나는 그것을 ‘공명하는 감각’이라 이르고 싶다. 가슴과 배를 밀착하여 확보한 최대 면적에서 그의 언어는 떨고 있다. 그의 시선은 아주 높거나 낮다. 그 중심 없는 몇겹의 시선이야말로, 진정한 경계 넘기이자 우주적 상상력일 테고, 배수아의 언어는 아주 특별한 여로를 통해 그 심급에 닿은 것 같다. 인생에 대해 예지력이 뛰어난, 서툰 여행자여, “걸어라, 울어라, 그리고 써라.”
전성태 소설가
소설가이자 번역가. 1993년 『소설과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올빼미의 없음』 『뱀과 물』, 장편소설 『부주의한 사랑』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속삭임 우묵한 정원』,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작별들 순간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불안의 서』 『꿈』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달걀과 닭』 『G.H.에 따른 수난』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등이 있다. 김유정문학상, 오늘의작가상, 동서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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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188mm / 무선 / 360면 (예상) / 2025년 8월 29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