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모든 것을 버린 여름, 우리는 다시 파베세를 만난다.
1950년 8월 27일, 이탈리아의 작가 체사레 파베세는 토리노에 있는 로마 호텔 49호실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적은 메모를 남겼다. 그 글은 고백이 아니라, 문학이었다. 이 책은 그러한 파베세의 문학, 파베세의 침묵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말하려는 시도다.
《파베세의 마지막 여름》은 1950년 8월, 작가 체사레 파베세가 생을 마감한 ‘그 여름’으로부터 시작된다. 저자 피에르 아드리앙은 자살 충동에 시달렸던 한 작가의 마지막 여름을 뒤쫓으며, 잊힌 작가의 죽음을 “하나의 풍경”으로 다시 바라본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삶과 작품들에서 삶의 고통스러운 기술을 우리에게 가르쳐줄 무언가를 찾으려고 애썼다. 책 전반에 걸쳐 파베세는 과묵하지만 재미있고 진지한 길동무로 모습을 드러낸다.
파베세라는 이름에 스며든 내면의 풍경을 따라가는 문학적 여정을 통해, 독자는 작가 체사레 파베세의 문장, 도시, 마지막 발자국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한 작가의 삶과 작품들을 따라가는 여정’을 컨셉으로 한 시리즈를 만들어 파졸리니, 베케트, 조지 오웰, 쿤데라, 뒤라스.. 에 관한 책을 출간해왔다. 이제 그 책들에 체사레 파베세를 추가하니 임의로 만든 시리즈가 좀 더 분명한 톤으로 다가온다. 문학 애호가라면 바로 느끼겠지만, 다들 한 개성 하는 작가들 아닌가.
파베세 얘기를 해보자. 침묵하는 작가, 문학의 그림자가 된 사람, 체사레 파베세(1908~1950). 파베세는 이탈리아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20세기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시인·소설가·비평가·번역가로서 폭넓은 활동을 했으며, 특히 전후 이탈리아 문학의 감수성과 세계관 형성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전통적인 사실주의에서 벗어나, 내면의 분열, 감정의 고립, 인간 존재의 모호함을 문학적으로 탐구하며, 프리모 레비,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이탈로 칼비노 등과 함께 전후 문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출신의 이 내성적인 작가는 말보다 침묵을 택했고, 직접적인 정치적 실천보다는 내면의 일기를 통해 시대와의 간극을 기록했다. 그는 파시즘 정권에 의해 체포되어 섬으로 유배되었지만, 그것마저도 목소리로 외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신 안에서 파괴되고 분해되는 인간의 마음을 바라보았다.
《피곤한 노동》, 《레우코와의 대화》, 《달과 불》 등의 작품에서 파베세는 단순한 회고나 감정의 토로를 넘어서, 인간의 실존적 불안을 미세하게 채집해냈다. 그는 삶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관찰했고, 관찰하는 것이 곧 쓰는 일이었다. 저자는 그러한 파베세의 문학적 태도를 추적하며, 그의 삶과 죽음, 그리고 침묵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되새긴다. “그는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서도 말이 없었다.” 이 책은 바로 그 무언의 자취를 향한, 고요한 응답이자, 파베세의 문학에 대한 오마주이다.
파베세에 관해 한 가지 꼭 짚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그는 이탈리아 문학의 작가일 뿐 아니라, 20세기 초반 미국 문학을 이탈리아에 열렬히, 수준 높게 소개한 번역자이자 매개자였다는 것. 그는 번역을 문학적 창조 행위로 인식했고, 그 창조를 통해 그는 이탈리아 문학을 세계 문학과 대화하는 문학으로 탈바꿈시킨 선구자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한 작가의 삶이자 도시의 기억이고, 무엇보다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장소’다. 이십 대에 파졸리니를 자신의 멘토로 삼은 데 이어 삼십 대에는 파베세를 길동무로 삼은 저자 피에르 아드리앙의 문학적 시선이 귀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그의 뿌리이자 풍경이었던 피에몬테 언덕에 가고 싶다.
_ 뮤진트리, 박남주
"그는 1908년 9월 초, 긴 휴가 기간이자 첫 수확기에 산토 스테파노 벨보에서 태어났다. 그는 집에서 태어났고, 그곳 언덕 위에서 보낸 여름들에 대한 향수를 평생 간직했다. 그 집은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 사망하기 몇 달 전, 그는 귀향에 관한 소설 《달과 불》을 쓰기 위해 산토 스테파노에 돌아왔다. 그리고 생일을 며칠 앞둔 여름에 자살했다. 8월은 죽음과 가장 닮은 달이었다."
"그는 여름에 죽었다. 여름에 우리 도시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도시가 광장처럼 휑하니 넓어 보이고, 맑고,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리 중 누구도 거기에 있지 않았다. 뜨거운 그 8월의 어느 날 그는 죽기로 결심했고, 역 근처의 호텔 방을 선택했다. 그는 자기가 속한 도시에서 낯선 사람처럼 죽기를 원했다."
"파베세를 다시 오늘로 불러오려는 이 아름다운 시도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_ <리브르 엡도>
"단순하면서도 깊고, 서글프면서도 빛난다. 이 책은 하나의 아름다운 헌사다."
_ <르 몽드>
"충실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섬세하게 구성된 이야기."
_ <레 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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