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과학과 이성의 근대사에 숨은 괴물들의 기이한 연대기
인류는 어째서 괴물을 상상하고, 꾸며내고, 믿어온 것일까?
독창적 장르 작가 이산화가
자료 수집과 집필에 4년 공들인 대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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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아트디렉터 최재훈이
생생히 묘파한 괴물 일러스트 수록
2024년에 출간한 『미싱 스페이스 바닐라』에서 “과학적 엄밀성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성격의 장르적 서사를 펼쳐내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받은 이산화 작가가 이번에는 동서양 문헌 자료를 수년간 탐독하며 구상한 『근대 괴물 사기극』을 선보인다. 치밀한 고증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거나 지워진 괴물들을 생생히 되살려 놓은 대작이다. 평소 한 가지에 빠져들면 집요할 만큼 파고드는 저자 특유의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완성한 이 기념비적인 논픽션은, 500쪽 분량의 방대한 역사서임에도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이러한 저자의 대장정에 2024년 한국 영화 최고 화제작 〈파묘〉의 아트디렉터로 널리 알려진 최재훈 작가가 기획 단계부터 동참했다. 그는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근대 괴물 사기극』에 담긴 초현실과 현실의 미묘한 경계를 도판 29점으로 구현해 냈다. 최재훈 작가는 지금도 어딘가에 살아 숨 쉬고 있을 듯한 괴물들의 생생한 모습을 그리면서도,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괴물의 환상을 표현하려 했다고 이야기한다. 책에 실린 흑백 삽화는, 텍스트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면서 마치 타임머신처럼 그 시대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이산화 작가는 근대 괴물들의 연대기를 써 내려가기 위해 과학자 칼 린나이우스(칼 폰 린네)와 베르나르 외벨망을 소환한다. 린나이우스는 생물의 학명을 속명과 종명으로 나타내는 이명법을 창안하여 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며 자연의 질서를 확립한 식물학자다. 그는 만일 신화와 전설 속 괴물이 실존한다면 이들 또한 과학적으로 분류될 수 있어야 옳다고 생각하며, 그럴 수 없는 괴물은 동물학의 영역에서 쫓겨나 마땅하다고 여겼다. “기나긴 유럽인들의 인식 속에서 태연히 자리 잡고 살아가던 괴물들에게도 마침내 근대과학이라는 심판의 칼날이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역사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함부르크의 히드라는 그 칼날을 가장 먼저 맞닥뜨린 괴물 가운데 하나였다”.
그렇게 근대 역사 내내 과학의 심판을 피해 다녀야 했던 괴물들은 ‘현대적 괴물 연구의 아버지’ 외벨망에 의해 다시 비로소 그 존재를 ‘과학적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얻는다. 그는 “‘잃어버린 세계가 온 세상에 있다’라는 야심 찬 선언으로 첫머리를 장식한 『미지의 동물을 찾아서』를 통해 괴물들의 존재 가능성을 옹호한”다. 린나이우스의 “히드라 퇴치가 과학의 이름으로 ‘불가능한 괴물’을 색출하는 근대적 괴물 퇴치의 서곡이었던 반면, 장장 220년 뒤에 일어난 외벨망의 로우 퇴치는 그렇게 불가능하다고 낙인찍힌 괴물들 가운데서 ‘가능한 괴물’을 골라내 과학의 이름으로 인정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이 두 사건이야말로 이산화 작가가 소개하는 괴물 연대기의 시작과 끝이다. 비록 모습도 배경도 제각각일지언정 근대의 괴물들은 모두 부정하려는 자와 믿으려는 자, 꾸며내려는 자와 폭로하려는 자 사이의 두 세기에 걸친 신경전 속에서 잠시나마 살아남아 세상을 속이고 역사에 이름을 남겨 왔기 때문이다.
함부르크의 히드라와 뉴기니의 로우는 모두 분류학적으로 동떨어진 여러 동물의 특징이 한데 합쳐진 괴물이었고, 린나이우스와 외벨망은 바로 그 사실을 짚어 괴물의 존재를 부정했다. 히드라를 퇴치한 린나이우스의 방법론이 근대 동물학의 기틀을 다진 저서 『자연의 체계』로 계승되었듯이, 바로 그 동물학을 근거로 삼아 로우를 퇴치한 외벨망의 방법론은 『미지의 동물을 찾아서』를 학술적 괴물 연구의 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게끔 했다.
― 본문에서
수많은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의 모티프가 된
괴물의 실체를 밝힌다!
역사적 통념과 상식을 뒤집는 결정적 단서들
예나 지금이나 ‘괴물’이라는 존재는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이다. 누구나 으레 그렇듯이, 이산화 작가 역시 어린 시절부터 괴물 이야기에 흠뻑 빠져 있었다. 작가는 괴물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괴물이 단순히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 인간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당대 과학적 헤게모니와 역사적 이데올로기가 복잡하게 얽힌 결과로써 탄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광했던 대상의 정체를 스스로 낱낱이 파헤쳐서 책으로 엮어 내자니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굳이 괴물들을 해부하고 거짓이라는 낙인까지 찍음으로써 괴물 이야기의 재미를 망친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시시하고 허탈한 진실에조차 가장 달콤한 거짓을 한없이 능가하는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황당한 괴물 이야기를 얼마나 굳게 믿을 수 있는지, 한번 뿌리내린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 역사를 수놓은 각종 소문과 거짓말 뒤에 감춰진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하나라도 더 많이 깨달을 때마다 우리는 분명 세상과 우리 자신을 한층 똑바로 이해하게 될 테니까.
― 본문에서
『근대 괴물 사기극』은 인류를 그럴듯하게 속여 넘기는 데 성공한 가짜 괴물 열전으로 출발하지만, 나아가 근대를 수놓은 갖가지 괴물이 어떻게 인간의 상상력과 욕망과 허영을 자극했으며, 동시에 현실의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했는지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예를 들어 작가는 18세기 ‘동굴인간’을 둘러싼 과학적 논쟁을 통해 인종주의 문제를 읽어내고 인간의 정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19세기 ‘미주리움’을 소개하면서 고생물학이라는 학문의 태동이 괴물에 대한 인류의 상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함께 논하고, 20세기 ‘콩고의 브론토사우루스’ 이야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을 파헤치면서 제국주의와 종교적 맹신이 낳은 우리 마음속 어둠을 함께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처럼 근대사에 괴물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사기와 날조, 착각과 실수의 연대기를 통해 우리는 인류가 어떤 존재를 ‘괴물’이라 정의해 왔는지, 괴물에 대한 인류의 믿음에 어떠한 시대정신과 믿음이 반영되어 왔을지를 자연스레 생각해 보게 된다. 괴물이라는 창을 통해 근대 과학사와 사회사를 샅샅이 조명하는 작가의 눈을 따라가다 보면 괴물은 외형만 달라질 뿐, 어느 시대에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과학과 이성의 세기를 통과하며 우리는 괴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곁으로 왜 괴물을 소환해 낸 것일까요? 인류를 사로잡은 수많은 ‘상상’ 속 괴물의 이야기 뒤에는 ‘진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괴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황당무계한 말이라고 할지라도 얼마나 속아 넘어가기 쉬운지, 또 진실이라 할지라도 부정하고 싶다면 어떻게 끝끝내 외면하게 되는지, 한번 뿌리내린 잘못된 믿음에서 얼마나 벗어나기 힘든지 알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괴물들은 어떻게 당대 사람들의 믿음 속으로 파고들어 갈 수 있었을까요? 인류가 얼마나 거짓에 속아 넘어가기 쉬운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아이러니한 우화로서 괴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괴물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상세한 정보와 해석을 담고 있다. 정말로 괴물 이야기를 좋아하여 심취해 있는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더욱더 좋아한다. 헛소문이 왜 퍼져나갔는지를 파헤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괴물의 성격과 배경에 대해 풍부한 자료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괴물에 대한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에는 한발 더 나아가 왜 사람들이 그런 괴물을 믿었는지, 왜 그런 괴물이 인기를 얻었는지에 대해 사회·역사·문화를 살펴보는 깊은 사색까지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사색을 통해 당대 대중이 어떤 식의 문화적 충격을 겪었는지, 현대사회에서 진실과 거짓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사회에 퍼져나갔는지도 생생히 돌아볼 기회를 준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이 다음 세대가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평가할 만한 ‘괴물학’의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 곽재식 SF 작가, 『한국 괴물 백과』 저자
‘셜록 홈스’ 시리즈를 쓴 아서 코넌 도일은 심령술에 빠져 있었고 요정의 존재를 믿었다. 시대에 앞서 과학 수사를 탐정소설과 접목한 의사 출신 작가의 엉뚱한 행보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설 혹은 신화에나 존재할 법한 비인간 생명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는 과학이라는 말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이산화 작가가 쓴 ‘괴물에 대한 박물지’라고 불러도 좋을 『근대 괴물 사기극』은 성경에 나오는 레비아탄에서 시작해 그 유명한 ‘콩고의 공룡’ 이야기를 경유해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이러쿵저러쿵까지 기세 좋게 뻗어나간다. 이것은 과학과 환상, 스토리텔링과 어리석음에 대한 이야기이자 판타지와 SF의 근본. 재미라는 말로 이 책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 이다혜 작가, 〈씨네21〉 기자
괴물은 매혹적인 이야깃거리이다. 옛날 사람들은 물론 어렸을 적의 나 역시 괴물이라는 주제에 한껏 빠져들었고, 나아가 몇몇 괴물들의 존재를 굳게 믿기도 했다. 이처럼 열광했던 대상의 정체를 스스로 낱낱이 파헤쳐서 책으로 엮어 내자니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굳이 괴물들을 해부하고 거짓이라는 낙인까지 찍음으로써 괴물 이야기의 재미를 망친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시시하고 허탈한 진실에조차 가장 달콤한 거짓을 한없이 능가하는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황당한 괴물 이야기를 얼마나 굳게 믿을 수 있는지, 한번 뿌리내린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 역사를 수놓은 각종 소문과 거짓말 뒤에 감춰진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하나라도 더 많이 깨달을 때마다 우리는 분명 세상과 우리 자신을 한층 똑바로 이해하게 될 테니까.
― 「서장」에서
동굴인간은 과거의 문헌과 당대의 현실을 넘나들며 실존할 수밖에 없다는 근거를 쌓아 올린 끝에 린나이우스의 검증을 통과했다. 지옥분노벌레는 그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험이라는 강력한 무기 덕택에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찰턴멧노랑나비는 의심할 필요조차 없는 소박한 겉모습 덕에 성공적으로 의심을 피해갔다. 그러나 이들 괴물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결국 그 정체가 밝혀져 전부 완전히 퇴치되었다. 선대의 업적을 숭상하기보다는 무자비하게 공격해 더욱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대체하길 거듭하는 근대과학의 방법론이 낳은 성과였다. 비록 린나이우스의 괴물 퇴치는 결코 온전하지 못했지만, 그가 평생에 걸쳐 만들어 낸 체계조차 지금은 낡고 해진 유물에 지나지 않지만, 괴물 퇴치의 전통이라는 그의 마지막 유산만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 「[1763] 남겨진 유산, 찰턴멧노랑나비」에서
코흐가 단지 큰돈을 벌기 위해 화석을 짜깁기한 사기꾼인지, 아니면 정말로 한때 미국 땅에 미주리움이라는 괴수가 살았음을 믿었는지 오늘날 단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코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그가 상상한 미주리움은 결국 마스토돈 없이는 태어나지 못했을 괴물이었다는 점이다. 마스토돈을 연구한 학자들이 ‘잃어버린 세계’라는 개념을 가능케 했기에, 마스토돈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 속에서 실제와는 전혀 다른 무시무시한 육식동물의 이미지도 함께 만들어졌기에 미주리움은 진짜 마스토돈보다 한층 인상적인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날 수 있었다. 모든 면에서 마스토돈을 재료로 만들어진 괴물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괴물을 퇴치해 본모습으로 되돌린 무기 역시 마스토돈 연구의 산물이었음은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다.
― 「[1840] 챔피언과 도전자, 미주리움」에서
하지만 식인 나무와 박쥐인간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기사의 여파다. 《선》에 실린 로크의 박쥐인간 이야기는 금방 거짓임이 들통나서 “장대한 달 사기극”이라는 이름이 붙은 반면, 《뉴욕 월드》가 보도한 스펜서의 거짓말은 장장 14년이 지나서야 저자의 정체가 폭로되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래도록 세상을 속이는 데에 성공했다. 게다가 그 폭로조차도 식인 나무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뿌리 뽑은 것은 아니었다. 《커런트 리터러처》에 실린 글은 스펜서의 기사만큼 널리 퍼지지 못했으니까. 그 결과 세월이 한참 지난 20세기에도 스펜서가 창조한 괴식물은 여전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 「[1874] 숲속의 달콤한 미끼, 마다가스카르의 식인 나무」에서
『종의 기원』의 유명한 마지막 단락에서, 찰스 다윈은 자신의 자연선택이론을 “자연의 전쟁으로부터, 기근과 죽음으로부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가운데 가장 고귀한 일, 즉 더욱 고등한 동물의 탄생이 직접적으로 뒤따른다”라고 요약한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제아무리 크고 멋진 동물이라도 반드시 “가장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기나긴 세월 동안 자연 선택을 거치며 진화되어 나왔으리라는 이야기다.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인간조차도 물론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 인류의 조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이 주제를 논함에 있어 다윈은 지극히 조심스러웠다. 『종의 기원』에서 그가 인류의 진화를 언급한 부분은 “인류의 기원과 역사에도 빛이 비춰질 것”이라는 책 말미의 단 한 문장뿐이다. 1871년에 출간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에서조차, 정치적·사회적 논쟁을 가능한 한 피하고 싶었던 것인지 다윈은 인류에게 멸종한 조상이나 친척이 존재할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손대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기원을 묻는 중대한 질문으로부터 진화론이 언제까지고 도망칠 수는 없었다. 다윈이 말한 ‘빛’은 이미 비춰지고 있었으므로.
― 「[1912]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필트다운인」에서
이 책에서는 네스호에 우리가 생각하는 괴물만큼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으려 한다. 이는 결코 억지스럽거나 과격한 단정이 아니며, 오히려 현재까지의 모든 조사 결과와 정황증거를 바탕으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한 답에 가깝다. 허나 이러한 결론에 대체 무슨 힘이 있을까? 제아무리 확고한 근거를 들어 괴물의 존재를 부정하고 또 부정한들 네스호는 앞으로도 줄곧 괴물의 은신처로 알려질 텐데. 이미 근대 괴물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 신화적인 짐승은 결코 완전히 퇴치당하지 않을 것이며, 스코틀랜드는 매년 4천만 파운드를 벌어오는 이 매력적인 마스코트를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고, 관광객들은 오늘도 내일도 괴물을 꿈꾸며 호숫가에 머물다가 괴물 기념품과 티셔츠를 사서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분명 네스호에서는 언제까지고 괴물이 목격되리라. 네스호가 영영 말라붙지 않는 한, 그 깊은 물이 감춘 괴물에 대한 환상은 영원하리니.
― 「[1933] 환상은 영원하리니, 네스호의 괴물」에서
그처럼 거대한 변화가 막 시작되던 해인 1939년, 한 마리의 묘한 괴물이 어지러운 세상에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속여 넘긴 괴물은 아니었다.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 세상을 뒤집어 놓은 괴물도 아니었다. 이 괴물 자체만을 놓고 말하자면 차라리 그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럼에도 근대 괴물 이야기를 주제로 한 책의 마지막 항목에서 소개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괴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근대사를 수놓은 온갖 괴물들의 연대기는 이 보잘것없는 괴물이 퇴치당하면서 비로소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1735년 함부르크에서 근대 동물학과 괴물의 본격적인 사투가 그 막을 올린 지 장장 200년, 세계대전의 불길한 군홧발 소리와 더불어 마침내 괴물들의 ‘현대’가 싹을 틔우려 하고 있었다.
― 「[1939] 가능한 괴물, 불가능한 괴물, 로우」에서
서장
[1735] 린나이우스가 함부르크에서 히드라를 퇴치하다
1부 1700년대
[1758] 너 자신을 알라―동굴인간
[1758] 정체불명의 고통―지옥분노벌레
[1763] 남겨진 유산―찰턴멧노랑나비
[1770] 미래를 향한 청사진―튀르크인
[1784] 괴물의 얼굴에 비치는 것은―파과 호수의 괴물
2부 1800년대
[1808] 해변에 떠밀려 온 시간 여행자―스트론사 짐승
[1822] 지상 최대의 쇼 개막하다―피지 인어
[1835] 세상에서 가장 솔깃한 거짓말―달의 박쥐인간
[1840] 챔피언과 도전자―미주리움
[1845] 성서 속 괴수의 부활―히드라르코스
[1854] 처음에는 누구나 실수하게 마련―수정궁의 이구아노돈
[1857] 작은 착각과 거대한 도약―황제벼룩
[1864] 누가 씨앗을 심었을까―오르괴유 운석
[1869]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카디프 거인
[1874] 숲속의 달콤한 미끼―마다가스카르의 식인 나무
[1891] 떠도는 유령처럼 끈질긴 것―크로포즈빌 괴물
[1892] 명탐정이 남긴 수수께끼―늪살무사
[1896] 죽은 크라켄이 꿈꾸며 기다리니―세인트오거스틴 괴물
[1899] 태고의 생존자를 찾아서―콘라디 매머드
3부 1900년대
[1904] 사람이 동물만큼 똑똑했더라면―영리한 한스
[1912] 범인은 이 안에 있다―필트다운인
[1917] 어른들을 위한 동화―코팅리 요정
[1919] 용은 마음의 어둠 속에―콩고의 브론토사우루스
[1926] 아는 것이 독이다―보스로돈
[1929] 사진에는 찍히지 않은 진짜 괴물―드 루아의 유인원
[1933] 환상은 영원하리니―네스호의 괴물
[1937] 괴물을 부풀리는 방법―낸터킷 바다 괴물
[1938] 세상이 뒤집힌다―〈우주전쟁〉 속 화성인
[1939] 가능한 괴물, 불가능한 괴물―로우
종장
[1948] 샌더슨이 스와니강 가에서 발자국을 마주하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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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괴물 사기극>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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