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골목
159명의 시간이 멈춘 비극의 밤 이후 2년
참사가 일상화된 사회, 안전이 실종된 국가를 향한
이태원 참사 가족들 730일의 목소리와 발걸음
책임의 주체가 사라진 지금 대한민국이 반드시 읽어야 할
가장 충실한 10·29 이태원 참사 기록집!
이태원 참사라는 비극의 밤을 마주한 지 어느덧 2년. 황망히 떠나간 이들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부모들의 한 맺힌 걸음은 지난 730일간 하루가 멀다 하고 이태원 골목길부터 녹사평 분향소, 서울시청 광장, 국회와 대통령실을 지나 전국의 온 거리를 누볐다. 행복한 일상을 함께 보내던 자식을 잃고 세계가 무너져 내린 2022년 10월 29일 이후 이들은 온갖 형태의 고통과 좌절, 혐오와 외면을 마주했고, 다짐과 변화, 연대와 투쟁을 거치며 누구보다 단단해져 왔다.
몰아치는 혹한과 혹서에도 날마다 시민분향소를 지키러 나오는 동민 아버지, 반쪽짜리 119구급일지로부터 딸의 죽음과 참사의 원인을 추적하는 애진 어머니, 딸을 잃은 서울로 딸을 보러 매일 같이 광주에서 올라오는 지연 아버지,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넘어 참사 원인과 사후 조사 현황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호주 희생자 그레이스의 어머니와 이란 희생자 알리의 고모….
사회적 재난참사의 피해자로서 가족들은 오직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만을’ 외친다. 어쩌다 이런 비극이 발생했는지, 재발을 막기 위해 어떠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묻는다. 참사 직후 일방적으로 시행된 국가애도기간, 시민분향소 강제철거, 특별법 제정과 대통령의 거부권 등 참사의 변곡점마다 철야 1만 5,900배, 단식농성, 3킬로미터 오체투지, 삼보일배 행진 등에 나서며 오롯이 몸 하나로 길 위에 이야기를 새겨왔다.
세월이 가고 망각이 덮어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이태원 참사 730일간의 이야기. 안전이 실종되고 참사가 번져나가는 한국 사회를 부서지는 마음과 온몸으로 체감한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재난과 상실, 위험이 일상화된 오늘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중요한 기록이다.
여는 글
10·29 이태원 참사 현장 지도
● 1부 고통과 슬픔에도 그치지 않았던 730일의 걸음
엄마가 늘 여기 있을게
- 서수빈씨 어머니 박태월씨 이야기
우리 아들이 분향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 이동민씨 아버지 이성기씨 이야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봐주지 않아요
-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씨 이야기
놀러 간 아이는 길에서 죽어도 되는 건가요
- 김산하씨 어머니 신지현씨 이야기
침묵하는 세상의 밤에 우리는 별을 건다
- 김의진씨 어머니 임현주씨 이야기
슬픔을 넘어 행동과 연대로, 그렇게 이겨내고 있습니다
- 송은지씨 아버지 송후봉씨 이야기
1부 해설: '진상규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 2부 재난참사 '피해자'라는 이름, 그 안에는
참사는 그 골목에 머물지 않았다
- 이재현씨 어머니 송해진씨 이야기
한국 정부가 옳은 일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 그레이스 래치드씨 어머니 조앤 래치드씨 이야기
우리는 여전히 무력함과 어둠이라는 터널에 남겨졌습니다
- 알리 파라칸드씨의 고모 마흐나즈 파라칸드씨 이야기
- 어머니 하자르 파라칸드씨 편지
유가족이 되기로 결심한 고모들의 연대기
- 진세은씨 고모 진창희씨, 임종원씨 고모 임정숙씨, 최보람씨 고모 최경아씨 이야기
세 친구 그리고 세 엄마
- 조예진씨 어머니 박지연씨, 추인영씨 어머니 황명자씨, 강가희씨 어머니 이숙자씨 이야기
내가 사는 이곳에서는 우리 애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
- 홍의성씨 아버지 홍두표씨 이야기
지연이 없는 서울로, 지연이 찾으러 갑니다
- 오지연씨 아버지 오영교씨 이야기
2부 해설: 재난 피해와 재난 피해자를 상상하는 일
● 3부 참사가 물었다, 어디로 나아갈 테냐고
군중유체화는 참사의 원인이 아니다
- 신애진씨 어머니 김남희씨 이야기
아이를 기억하는 유일한 길,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
- 문효균씨 아버지 문성철씨 이야기
딸이 떠난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거예요
- 김지현씨 어머니 김채선씨 이야기
애도의 시간, 기억을 맞추고 슬픔을 나누는
- 이상은씨 가족 이성환씨, 강선이씨, 강민하씨, 최선욱씨 이야기
3부 해설: 나침반이 되는 사람들
10·29 이태원 참사 및 유가족 활동 타임라인
병원에 도착해서 아이를 확인하러 영안실에 들어갔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우리 딸이, 옷이 다 벗겨진 채로 거기 싸늘하게 누워있는데… 너무 무서워서… 아이를 만지지도 못했어요.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이 우리 딸이라고 다들 말하는데… 나는 우리 딸이라고 말하는 게 무서운 거예요. 이렇게 봤을 때는 분명 우리 딸이에요. 근데… 아니라고, 이건 우리 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이건 우리 수빈이가 아니야! 그때 안아줄걸… 안아줄걸…
장례고 뭐고 안 하고 싶었어요. 수빈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으니까. 그냥 나도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내가 정신을 놓고 있으니까 애기 아빠가 나서서 장례를 준비했어요. 저희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거든요. 연세가 많으세요. 어머니 돌아가실 때 쓰려고 상조보험을 들어뒀어요. 그걸 우리 딸을 보낼 때 쓰게 되더라고요.
성남 병원에서 일산 장례식장까지 상조회사에서 불러준 차로 가는데, 차 안에 타보니 우리 딸이 붕대 같은 걸로 감겨서 있는 거예요. 너무 끔찍해… 그 상황이… 차 안에 있는 40분 동안 우리 딸을 계속 안고 왔어요. 다행이다. 그래도 우리 딸 40분은 안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 「엄마가 늘 여기 있을게: 서수빈씨의 어머니 박태월씨 이야기」 중에서
그때 생각하면 우리를 도와줬던 시민들이 참 고마워…. 그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분향소를 세웠지. 우리랑 같이 팔짱 끼고 경찰 막아준 그 사람들 없었으면 우리 시청 광장에 못 들어왔지. 그때는 진짜… 몰라… 경찰들이랑 막 부딪치는데 다른 유가족들은 어떻게 버텼는지 몰라. 그런데 나는 죽기 살기로 막았어. 우리 아들도 길거리에서 죽었는데 내가… 진짜 내가 여기서 죽어도 괜찮다, 그런 심정으로 악착같이 버텼어.
- 「우리 아들이 분향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동민씨의 아버지 이성기씨 이야기」 중에서
분향소로 사용할 천막 텐트가 막 내려오는 순간 다시 이미현 실장이 시민들에게 청했어요.
“시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지금 빨리 분향소를 설치해야 하니 도와주십시오!”
그때서야 시민분들이 막 몰려오셔서 경찰들을 막아주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유가족들도 함께 시민들하고 같이 몰려간 거예요.
막 밀어붙이면서 옆을 봤는데, 정말이지 진짜… 우리 유가족들의 모습이 죽기 살기의 마음, 결사 항쟁의 마음이었어요. 그 순간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을 거예요. 그저 ‘분향소를 설치해야 해, 하지 않으면 안 돼’라는 마음에 밀어붙인 거죠. 그때 경찰들이 갑자기 당황해 막 몰려와서 막고, 밀고 이랬단 말이에요. 그때 우리 유가족 중에 한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우리가 애들을 이런 상태로 잃었는데 자식 같은 너희들을 이렇게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제 좀 물러나 주면 안 되겠니”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봐주지 않아요: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 이야기」 중에서
재현이는 떠날 결심을 하고는 내 앞에서 굳이 안 해도 되는 수학 공부를 하는 시늉을 하고, 한동안 부르지 않았던 노래를 다시 불러주고, 가족들에게 보내는 긴 영상 메시지를 남겨뒀어요. 그 행동들을 가만히 돌이켜 보면 느껴져요. 아, 얘가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레고 좋기도 했지만, 가족들한테 정말 미안했구나. 마지막 날 아침에 집에서 나갈 때도 굳이 아빠를 불러서 인사를 해줬거든요. 배려라고 해야 할 그런 따뜻한 마음을 주고 갔어요.
“엄마 아빠 너무 사랑하고, 다음 생에도 나 정말로 엄마랑 아빠 같은 부모가 있었으면 좋겠어.”
- 「참사는 그 골목에 머물지 않았다: 이재현씨의 어머니 송해진씨 이야기」 중에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요. 물론 많은 비극이 있고 그 뒤로 호주에서도 많은 사건이 있었죠. 이런 일을 겪는 게 우리만이 아니라는 건 알아요. 그래도 정말 단 한번도 우리 상황을 체크한 사람이 없어요. 단 한명도 우리가 어떤지 확인하지 않았어요, 단 한번도. 시드니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만 뭔가 절차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게 있다고 연락 왔었고, 그게 다였어요. 그것 말고는 어떤 연락도, 확인도, 정말 아무것도… 참사에 대해 이야기되지 않아요. 뉴스에 한번 나오고, 그냥 그게 끝인 거예요.
- 「한국 정부가 옳은 일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레이스 래치드씨의 어머니 조앤 래치드씨 이야기」 중에서
사랑하는 알리,
2022년 8월 2일 밤, 네가 한국에 막 도착했을 때를 기억하니?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너는 사진을 찍어 보내며 걱정 많은 엄마를 안심시켰잖아. 2022년 10월 29일, 그 참혹한 날에도 똑같이 말했을지 모르겠다.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고 이태원에 구경 간다고, 갔다 와서는 나에게 그곳의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도 너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야.
나의 사랑하는 아이 알리야, 이제 영원한 안식 속에 편히 쉬렴. 더 이상 이태원 거리에서 사람들이 밀려드는 압박감에 고통받을 일도, 부러지는 뼈의 소리를 들을 일도 없을 테니.
- 「어머니의 편지: 알리 파라칸드씨의 어머니 하자르 파라칸드씨 이야기」 중에서
이 책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목소리를 담았다. 작가기록단이 이태원 참사 1주기에 펴낸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가 청년 피해자에 집중해 유가족과 시민의 경계를 넘나들었다면, 이번 책은 부모 세대 유가족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우리는 왜 이 참사를 둘러싼 고통의 이야기를 듣는가. 그곳에 존엄이 훼손당한 사람이 있어서다. 부당한 일을 겪은 이의 곁에 서는 것은 공동체를 함께 이루는 시민의 의무다. 재난으로 삶이 부서진 이들이 사회를 향해 외치는 목소리에 잘 응답하기 위해서는 재난이 끼친 피해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회복을 이해할 실마리가 손에 쥐어진다. 우리는 통념 속의 피해자가 아닌, 현실의 피해자가 지닌 여러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이후,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는 책임자의 말을 줄기차게 들어왔다. 책임의 주체가 사라진, 아니 도망친 자리에서 이 부당한 상실에 가장 큰 책임을 지기로 나선 사람들이 누구인가. 바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는 가족들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 담긴 목소리는 가늠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의 것이면서, 그 슬픔을 껴안은 채 책임의 주체로 나선 믿을 수 없을 만치 대단한 이들의 이야기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
각각의 자리에서 10·29 이태원 참사를 겪은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일구던 활동가와 작가 들이 모였다. 세상에 알려진 참사의 앞모습만이 아니라 뒷모습과 옆모습, 그리고 아직 듣지 못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록하고 있다. 참사라는 이름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곁에서 우리 역시 서로에게 기대어 우리가 듣고 목격한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강곤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구파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상임활동가
권은비 미술가
김혜영 고 이한빛 PD 어머니
라이언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랄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박내현 노동인권 활동가
박희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센터장
정인식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
홍세미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1) 19,800원 펀딩
-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1부
- 투자자명 기재 엽서 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