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현실은 아직도 충분히 공정하지 못하며
특히 지난 역사를 보는 시선은 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미술사의 공정한 지형을 탐색해낸 역작
기획에서 출간까지 5년에 걸친 대작업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 105명의 예술세계를
여성 필진 53명이 합심하여 엮어내다
20세기 한국 미술가를 선별해 조명한 책에 등장하는 여성 미술가는 극소수다. 『한국현대미술대표작가100인선집』에는 4명, 이후 증보한 120인 선집에는 5명의 여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현대미술가 100인』에도 여성은 12명밖에 수록되어 있지 않다. 여성 미술가의 수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의 예술적 재능이 부족해서일까?
이 책의 기획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한국 근현대 미술가 가운데 여성 작가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려는 시도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미술의 전 영역과 국내외 활동을 아우르며 여성 작가들을 탐색해보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해온 여성 미술가의 수는 적지 않았다. 이제까지의 한국 미술사가 그려내지 않았을 뿐, “그들도 있었다”. 역사란 조명하고, 엮고, 기록할 때 비로소 인식된다. 이 책은 한국의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을 발굴해내면서 한국 미술사를 보다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 책을 기획한 현대미술포럼은 현대미술사를 연구하는 여성 연구자들의 모임이다. 1995년에 결성된 뒤 지금까지 꾸준히 모여서 함께 읽고, 토론하고, 썼다. 그간 『모더니즘 이후, 미술의 화두』 등 번역서 4권과 『한국 현대미술 읽기』 등 공저 5권을 출판했다. 이번 책은 2019년 9월 말에 기획을 시작한 뒤 집필을 거쳐 출간에 이르기까지 5년이 걸린 대작업이었다. 미술가를 선정한 뒤 연구하고, 원고를 집필한 뒤 토론하고, 도판을 선택해 수록 허가를 받고, 이제 이 모든 과정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그들도 있었다』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 책은 각각의 미술가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탄탄한 글과 함께 대표작 도판을 3점씩 수록하여 시각적 자료로서의 가치를 더했다. 한동안 한국 미술사에서 다시 찾아보기 어려운 종합적 작업일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여성과 여성적인 것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충분히 공정하지 못하며, 특히 과거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여성 미술가의 자리를 찾아주는 일의 시작이 될 이 책이 미술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로잡을 뿐 아니라 그것에 너비와 깊이를 주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처음 이 원고를 검토했을 때, 동시대 여성 연구자들이 합심하여 20세기 한국 여성 미술가들을 조명해본다는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얇고 경쾌한 책이 대세인 시대인데 입고원고만 3600여 매, 일반적인 단행본의 서너 배 분량이 되는 묵직한 원고였다. 필자 수는 50명이 넘고, 도판도 300컷 넘게 수록해야 하며, 당연히 올 컬러로 제작해야 하니, 이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편집자라면 이런 원고를 받아들고 느끼게 될 복잡다단한 심사를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서서히 단행본 작업의 끝이 보이고 있다.
책을 만들면서 만난 세계는 한편으로는 익숙했고, 또 한편으론 익숙지 않았다. 20세기를 살아간 여성 미술가들에게는 익히 알려져 있는 시대의 그늘이 드리워 있었다. ‘여류’ 화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가족을 비롯한 사회집단이 작가에게 멍에가 되기도 했으며, 여성적인 것을 표현할 때면 진지한 비평 대신 엉뚱한 말들이 뒤따르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 뿐, 이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창작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책은 ‘여성사’의 관점으로 본다면 도전의 서사가 가득한 텍스트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미술가들의 이름은 들어본 적 없는 경우가 꽤 있었다. 심지어 한국 현대미술을 연구해온 필진에게서도 “이런 좋은 작가가 있는 줄 몰랐어요”라는 말을 듣곤 했다. 예리하면서도 성실한 연구자들이 다채로운 빛깔과 질감을 품은 여성 미술가를 연구했기에 가능한,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새롭게 기입해낸 이름들이다. 이 책은 ‘미술사’의 관점으로 본다면 발굴과 새로운 자리매김의 서사가 가득한 텍스트다.
미술가들의 작품 도판을 살펴보는 것은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도판 상태가 좋지 않은 몇몇 작품은 하는 수 없이 조그맣게 앉혔다. 하지만 가능한 한 미술가들의 작품 세계를 책으로나마 잘 전하기 위해 애썼고, 본문 페이지를 펼쳐둔 뒤 편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노출 제본으로 책을 제작한다. 이 도판들의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하려면 너무 구구절절해질까 봐 말을 아끼겠다. 다만 여러 미술가들과 교유하며 그들의 작업을 살펴온 연구자들의 네트워킹 덕분에 그나마 이 방대한 도판 작업이 가능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이렇게 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의 도판을 대거 수록한 책은 향후에도 한동안은 있기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인 단행본에 비해 값비싼 책이다. 그만큼이나 값어치 있는 이 책의 존재감을 독자들이 눈 밝게 알아채 주었으면 좋겠다. (임윤희)
기획: 현대미술포럼
여성 연구자들로 이루어진 현대미술사 연구 모임으로, 고정된 가치 체계와 정형화된 관례를 벗어난 대안적 미술사 기술을 목표로 삼고 있다. 1995년 현대미술사 관련 문헌을 함께 읽는 것으로 모임이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모더니즘 이후, 미술의 화두』(1999), 『전시의 담론』(2002), 『페미니즘과 미술』(2009), 『공공미술』(2016) 등을 함께 번역했고, 『추상미술 읽기』(2012), 『현대조각 읽기』(2012), 『한국 현대미술 읽기』(2013), 『한국 동시대 미술: 1990년 이후』(2017), 『키워드로 읽는 한국 현대미술』(2019) 등을 함께 썼다.
필진
곽세원, 권화영, 김가영, 김민정, 김의연, 김지나, 김철효, 김태이, 김해리, 김현숙, 김현주, 김혜신, 김홍희, 김효정, 도화진, 박경화, 박민혜, 박선주, 박신진, 박영란, 박윤아, 박윤조, 박은영, 박주연, 성은정, 손혜란, 송윤지, 오유진, 윤난지, 윤아영, 이설희, 이소임, 이수연, 이슬비, 이연우, 이연재, 이유선, 이윤희, 이주민, 이지언, 임수진, 임은우, 장예란, 장하영, 전유신, 정보원, 정하윤, 조수진, 조현아, 주연화, 최은주, 최하림, 한희진 (총 53명)
1번: 76,000원 펀딩
<그들도 있었다> 1, 2권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 엽서 세트
후원자명 인쇄 엽서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
2번: 74,700원 펀딩
<그들도 있었다> 1, 2권
후원자명 인쇄 엽서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 엽서 세트(10장)
※ 알라딘 북펀드 굿즈가 포함된 구성에 펀딩하셔야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 엽서 세트(10장)
※ 알라딘 북펀드 굿즈가 포함된 구성에 펀딩하셔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