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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와 융>으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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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여울 작가 강력 추천
한국융연구소 이나미 교수 지정도서


1917년, 헤르만 헤세와 칼 융은 단 한 번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헤세와 융의 만남은 아주 비밀스럽게 이루어졌으며 심각한 정신적 방황을 겪고 있던 30대의 헤세에게 융의 제자이자 자신의 주치의인 요제프 베른 하르트 랑 박사이 이 만남을 주선 했기 때문이었다. 헤세는 융의 정신분석 이론에 매우 강한 동의를 느꼈고 랑박사와의 치료에 전념한다. 그리고 그의 정신적 방황은 끝이 난다. 헤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되는 <데미안>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미구엘 세라노는 칠레 출신의 작가이자 외교관으로 젊은 시절 헤세의 <데미안>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칼 융의 <자아와 무의식의 관계> 또한 그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주어 두 위대한 거장을 스스로 내면의 스승으로 삼았다. 그리고 인도에서 10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마음속 두 스승을 직접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노년을 맞이해 삶을 정리해야할 시기에 접어든 헤세와 융은 스위스에 마련한 각자의 거처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철저히 금하며 사색과 명상으로 내면의 완성을 도모하고 있었다. 이때 스위스로 그들을 만나러 온 세라노를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깊은 대화를 이어 나가게 된다. 세 사람은 이러한 우연을 동시성의 작용이라고 동의했고 세라노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며 인간과 세계에 대해 자신들의 깨달음을 담담히 풀어내었다.

<헤세와 융>은 세라노가 그들과 나눈 다양한 문답들 속에서 세계, 사랑, 죽음, 자기완성, 집단 무의식 등 인간과 세계의 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심원한 대화와 토론을 담았으며 그것은 그들이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지속되었다.
이 책을 통해 두 거장이 들려주는 지혜에 눈과 귀를 기울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영혼이 정화되고 안정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두 영성가의 경지가 시대와 공간을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전달 될 정도에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헤세와의 만남

나는 일어나 그를 따라 커다란 창문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나는 그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헤세는 갸름한 얼굴에 밝고 빛나는 눈을 하고 있었다. 위아래로 흰옷을 입은 그는 고행자나 고해자처럼 보였다. 백단향의 향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내가 당시에 얼마나 긴장했고 헤세와의 만남으로 나의 전 존재가 얼마나 전율했는지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숭배하는 사람과 마주 앉은 것이다.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고, 헤세의 진심 어린 환영은 나를 순례의 길로 접어들게 했던 그 감정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내가 볼 때 헤세는 시간을 초월한 것 같았다. 그때 그는 73세를 넘은 나이였다. 그럼에도 그의 미소는 젊은이의 미소였다. 그의 육체는 절제되고 영적靈的인 모습이었다.


<헤세의 집 서재 : 세라노와 헤세>

융과의 만남

1959년 2월 28일 오후, 로카르노에 있는 호텔 에스플라나데의 큰 홀에서 나는 융 박사를 기다렸다.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곧바로 그를 알아보았다. 큰 키에 등이 굽고, 머리카락은 희고 숱이 적었고, 손에는 파이프를 들고 있었다. 그는 상냥하게 영어로 인사를 건넸고,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난간으로 홀과 분리된 구석 자리에 가서 앉자고 했다.
융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우리가 함께하는 이 짧은 시간을 또렷이 기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되어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가끔 조롱과 풍자가 섞이기는 해도 말할 때는 활력이 뿜어져 나올 뿐만 아니라, 그의 내면에는 호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일 감동받은 것은 그를 에워싼 비밀의, 혹은 신비한 기운이었다. 게다가 이 온화한 인물은 잔인하고 파괴적인 면도 있어서, 불꽃이 여기에 불을 붙이는 경우 예기치 않게 그런 면이 불쑥 튀어나올 수 있었다. 상대방을 꿰뚫어 보는 그의 눈은 안경 너머를, 어쩌면 시간 너머를 보는 것 같았고, 코는 매부리코였다. 나는 그의 젊은 시절과 장년기의 사진을 많이 보았지만, 그 사진들과 지금 내 앞에 앉은 사람 사이에서 어떤 유사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변화에 나는 무척 놀랐다. 내 앞에 앉아 있는 그가 옛날 연금술사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헤세의 손처럼 융의 손도 마디가 불거져 있었다. 왼손 약지에는 이상한 모양을 새긴 검은 보석이 박힌 금반지를 끼고 있었다.
대화가 즐겁고 편안해져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아니라 오랜 지인을 만난 느낌이었다. 나를 기다려온 사람을 만난 것 같았고, 잘 아는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칼 융의 집 출입문>
‘Vocatus adque non vocatus, Deus aderit(부르든 부르지 않든 신은 존재한다).’


추천사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서로 다른 존재들을 따스한 마음 하나로 이어주는 책. 살아온 환경과 국적과 출신이 모두 달라도, 신기하게도 마치 ‘영혼의 쌍둥이’처럼 닮은 운명을 가진 이들이 있다. 헤세와 융은 바로 그런 영혼의 닮은꼴 친구이다. 서로 성격과 목표와 꿈과 직업도 달랐지만, 그들은 결국 같은 운명을 살아냈다. 수많은 사람들을 영적으로 이끄는 삶, 인류의 지혜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삶, 글쓰기의 힘으로 인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지적 모험. 그들은 그렇게 닮은 운명으로써 서로의 친구가 되었다. 이 책은 헤세와 융을 읽고 사랑하고 마침내 그들과 만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꾼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서로 아무리 멀리 있어도 서로에게 영감의 빛을 던져주는 사이였다. 이 책을 읽으면 머나먼 스위스의 호숫가에서 나룻배를 타며 책을 읽는 융이 떠오르고, 알프스가 병풍처럼 휘둘러진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 데미안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그려내던 헤르만 헤세의 다정다감한 일상이 떠오른다. 융과 헤세, 두 사람과 나란히 아름다운 산책길을 걸으며 인간의 마음이 해낼 수 있는 그 모든 기적 같은 치유와 창조의 힘을 발견한다.

-정여울,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저자.


보물 같은 책 속 문장들

잠시 후 헤세가 방의 다른 쪽에 놓여 있는 돌로 된 흉상을 가리켰다. 헤세의 두상이었는데 친구인 어느 여성 조각가가 만든 것이었다. 헤세가 그 흉상에 손을 얹었다. 내가 물었다. “삶의 저 너머에 어떤 것이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아는 게 중요할까요?” 헤세가 말했다. “아닙니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죽는다는 것은 융이 말하는 집단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거기에서 우리는 형상form으로, 순수한 형상pure form으로 되돌아갑니다.” 석상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면서 헤세는 잠시 침묵했다.
-두 번째 만남 중에서

“말이 진정한 의미를 표현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말은 오히려 진정한 의미를 숨기는 경향이 있어요. 환상 속에 살면 종교가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환상을 통해서 죽음 후에 사람이 다시 우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삶의 저편에 무엇인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올바르게 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만사 또한 올바르게 됩니다. 나에게 우주나 자연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신과 같은 것입니다.“
-구지 선사 중에서

“나는 빛과 보물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무도 그것을 가질 수 없으며, 내가 그것을 잃어버리면 나 자신이 심하게, 심지어는 절망적으로 다칠 것으로 확신하면서 말입니다. 그것은 나에게뿐 아니라 창조주의 어둠에도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창조주는 자신의 창조물을 밝히기 위해 인간을 필요로 합니다.“
-1960년 9월 융의 편지 중에서

히말라야의 높은 곳, 알모라 시에서 어느 날 아침 나는 친구 보취 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보취 센은 오래전 취리히에서 만났던 융 박사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환생에 대해 논의했는데, 당시 융은 다음 생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미 살았던 삶을 다시 고르겠다고 했단다. 이 말은 융 역시 헤세처럼 자신의 모든 감정을 파악하면서 삶을 충만하게 살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융과의 만남, 결론중에서


차례

헤세와의 만남
데미안
아브락사스
나르치스, 골드문트, 싯다르타
두 번째 만남
픽토르의 변신
아침
구지 선사
편지
마지막 만남
1961년 5월 7일 일요일
마지막 메시지
인도를 떠나고
나무
골드문트 조각상

브렘가르텐 축제
두 장의 편지(발췌)

융과의 만남
남극에서
융 박사와의 첫 번째 인터뷰
1959년 5월 5일, 두 번째 인터뷰
마법의 결혼식
야코비 박사와 함께
융 박사, 내 책에 서문을 써 주다
아널드 토인비와 함께
융 박사로부터 마지막 편지를 받다
편지의 내용
또 다른 만남
죽은 자를 위한 일곱 가지 설교
작별
인도의 아침

융, 나를 맞으러 집으로 돌아오다
우리 시대의 신화
결론

헤세와 융, 그리고 세라노
헤세의 생애
융의 생애


저자 및 역자 소개

미구엘 세라노(Miguel Serrano, 1917~2009)
칠레 출신의 작가, 외교관, 정치가로 부유한 칠레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어려서 부모가 사망하여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남극과 독일, 스위스를 여행했고, 스위스에서 말년의 헤세와 융을 만났다. 이 만남은 수차례 계속되었고 1965년에 두 인물과의 만남의 기록을 책으로 출간했다. 스페인어로 쓰인 이 책은 다음 해에 영어로 번역되어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라노는 1991년에 이 저서에 서문을 추가했다. 1997년에는 영어 개정판과 독일어판이 출간되었다. 세라노는 1953년부터 1963년까지 인도에 외교관으로 체류하는 동안 힌두교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 후에는 유고슬라비아와 오스트리아에서 대사로 재직했다.
대표적인 저술로『빙원으로의 초대Quien ilama en los Hielos』(1957),『시바 여왕의 방문Las visita de la Reina de Saba』(1960),『낙원의 뱀La Serpiente del Paraiso』(1963), 본서인『헤세와 융의 비밀 클럽El círculo hermético de Hesse a Jung』(1965),『노스, 부활의 책Nos, libo de la Resureccion』(1980) 등이 있다. 2009년에 세상을 떠났다

박광자
충남대학교 독문학과 명예교수로 저서로 『괴테의 소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독일영화 20』,『독일 여성작가 연구』 등이 있고, 역서로 『싯다르타』(헤르만 헤세), 『벽』(마를렌 하우스호퍼), 『산책』(로베르트 발저), 『제복의 소녀』 (크리스타 빈슬로), 『그랜드 호텔』(비키 바움), 『얽힘 설킴』(테오도어 폰타네), 『프라하로 여행하는 모차르트』(에두아르트 뫼리케), 『그랜드 호텔』(비키 바움) 등이 있다.

이미선
뒤셀도르프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역서로 『1세대 목사 가정 이야기』, 『루터: 신의 제국을 무너트린 종교개혁의 정치학』, 『소송』, 『수레바퀴 아래서』, 『세 편의 동화』, 『유대인의 너도밤나무』, 『존넨알레』, 『별을 향해 가는 개』, 『불의 비밀』, 『막스 플랑크 평전』, 『불순종의 아이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여행의 기술』, 『누구나 아는 루터, 아무도 모르는 루터』, 『멜란히톤과 그의 시대』 등이 있다.


도서명: <헤세와 융>


- 분류: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출판사: BOOKULOVE
- 쪽수: 248쪽 내외
- 판형: 145mm X 215mm
- 정가: 16,500원
- 출간예상일: 2021년 6월 8일
- 표지 및 내부 이미지는 최종 출간 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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