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한 여자아이가 추락하는 모습. 그것은 우리들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오카자키 교코는 만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영향력은 만화라는 장르의 용적을 가볍게 초과한다. 1980~1990년대의 도시적 감수성, 여성 정체성, 욕망·폭력·패션·음악·젊음의 불안과 부패를 예민하게 포착해낸 그는, 만화의 언어를 장악한 동시에 문학·음악·패션·서브컬처 전체를 뒤흔든 ‘현상’에 가까웠다. 그의 작품이 끊임없이 호출되는 이유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광속의 세계를 가장 부지런하고 적나라하게 담은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카자키 교코가 남긴 유일한 이야기집, 즉 순수한 문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에세이·시·동화 모음을 『우리는 모두 잊어버리네』라는 제목으로 소개한다.



“풍경이나 역사나 세계가 우리보다 훨씬 잘 잊는다는 거.”
『우리는 모두 잊어버리네』는 오카자키 교코 만화 작업의 기저에 흐르던 낙하, 소멸, 추락, 망각, 균열과 같은 주제를 문장으로 출력하면서, 지금껏 보지 못한 생생한 ‘그때 거기’의 말을 듣게 한다. 세계가 주체를 어떻게 지우는가, 거기 속한 우리가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고 증언하는 것임을 알리는 책이다. 도시와 시대가 한 개인의 몸과 생활로 침투하는 방식을 기록한 『우리는 모두 잊어버리네』를 통해, 이 세계의 폭력성과 아름다움이 조각내고 자극하는 창작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우리는 모두 잊어버리네
끝나지 않아
1분
어느 날 밤
뱀
짤깍짤깍 광인
신발을 훔치다
뭐 그런 거지
나란 사람은
청공
어느 날의 노트
숲속·남매·외로운 왕·왕비들·빨간 모자·어느 부부·기타
빨간 모자
숲속
이 도시의 이 일대는 100년 전엔 끈적한 늪지대였대. 사람보다 수달 수가 많았다는 거야. 편의점이나 주차장, 자전거 보관소, 도로가 예전에는 죄다 물에 잠긴 곳이었다고 생각하면 이상한 기분이 들지 않아?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오늘 이 방에 오기까지 나는 발이 푹푹 빠지는 것만 같았어. 100억 년 전에 여긴 분명 바다 밑이었을 거야. 시시한 이야기지? 요점은 이거야. 풍경이나 역사나 세계가 우리보다 훨씬 잘 잊는다는 거. 100년 후 이 장소엔 너도 나도 없을 거야. 우리는 세계로부터 잊히는 거지. 그게 납득이 가?
「우리는 모두 잊어버리네」에서
늘 한 사람의 여자아이에 대해 쓰고 싶다. 늘. 단 한 사람의. 외톨이인. 한 여자아이가 추락하는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떨어지는 것. 한 여자아이가 망가지는 것. 그것은 우리들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어느 거리, 어느 시간, 누구라도. 이 시대의 무너짐. 그런 것들을.
「어느 날의 노트」에서
빈 바구니를 안고 오른쪽 오솔길로 멀어져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두 사람은 만난 사람과 헤어질 때마다 느끼는 허전함 속에 서 있었습니다. ‘이 사람과는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야.’ 라는 막연하면서도 맞아떨어질 것이 분명한 예감.
「빨간 모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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