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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안 되겠어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내게서 마음이 떠나고 있구나.”
그녀가 내 곁에서 떠나려 하고 있다.
그녀의 시간 속에서 나를 지우려 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상하게 너무 쉬웠어요. ……모든 게 꿈이었던 것 같아요.”
“꿈? 지금 깨어나면 난 두 번 다시 이런 꿈을 꾸지 못할 거다.
너와 함께 그 꿈은 영원히 사라져 버리게 될 테니까.”
이 꿈에서 깨면 그는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까?
나와 함께 나눴던 그 모든 것들을 다른 여자와도 나누게 될까?
서로의 불완전함을 채우는 것이 사랑이라 믿는 두 남녀.
그들은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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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는 다 넘어가고 저녁이 내려앉고 있었다. 회색으로 뒤덮여가는 하늘을 가로 질러 한 무리의 새들이 날아가고 있었다. 소안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새들이 집으로 돌아가나 봐요. 어떻게 잊어버리지 않고 집을 찾아갈까요? 신기하지 않아요?”
“집이니까 그렇겠지. 어디에 있어도 늘 돌아가게 되는 곳이잖아.”
재헌이 소안을 쳐다보았다.
“그래요. 맞아요.”
“나도 그래. 집을 잊어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소안이 재헌을 쳐다보았다.
“내 집은 박소안이잖아.”
소안을 바라보고 있는 재헌의 눈빛이 깊어져 있었다. 소안이 재헌의 허리를 살그머니 안았다. 그리고는 작게 속삭였다.
“그래요. 제가 허니의 집이에요. 사랑해요, 허니!”
재헌의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접히더니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그리고는 소안의 어깨를 와락 끌어안고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
“오늘 밤에는 내 집을 특별히 예뻐해 줘야겠다. 그 집에 아기 천사가 찾아오게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