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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미는 이미지들의 결합이고 기억과 시간들의 콜라주였다”
삶에서 길어 올린 순간들을 찻잎으로 그려내는 예술
티 블렌더의 일에 관하여
전작 《차의 기분》에서 차를 마시는 일에 대해 시적인 문장들로 독자들과 만난 바 있는 사루비아 다방의 김인 대표가 이번에는 차를 만드는 일에 대해 내밀하고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그는 오늘도 차를 블렌딩한다. 귤피를 말리고 계피를 자른다. 마른 꽃잎을 꽃송이에서 한 잎씩 딴다. 단지 음료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비틀거리는 뒷모습, 어떤 어깨의 윤곽, 사랑스러운 약점, 찻그릇에 드리운 그늘, 끝내 풀 수 없는 걸작의 비밀, 생의 최초의 냄새, 그가 채집한 모든 고유한 순간들을 찻잎으로 전한다.
그리하여 책을 덮으며 가만히 떠오르는 것은 이제 저자의 기억과 경험이 아닌 바로 나의 기억과 경험, 나의 일, 나의 고유한 순간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