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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상자 속 도플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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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중에 어느 쪽이 진짜일 것 같니?”
    “가짜는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과장해서 움직일 것 같아요.”

    도플갱어,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 똑같은 모습,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을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도플갱어’는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보통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것을 말하지요. 도플갱어는 옛날부터 사람에게 두 개의 영혼이 있다고 믿는 데서 유래했는데 그런 이유로 이 현상은 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노란돼지의 신작 동화 《상자 속 도플갱어》는 주인공 두리가 우연히 받은 선물 상자 속에서 도플갱어처럼 자신과 똑같은 존재와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신은영 작가는 우리 마음 안에도 ‘진짜 마음’과 ‘가짜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작품을 썼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기도 하고, 슬픈 데 안 슬픈 척하기도 하지요. 불편해도, 미안해도, 귀찮아도, 그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안 그런 척을 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자신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잊기도 하지요.
    도플갱어가 자신과 똑같은 존재를 만나는 일이라면 《상자 속 도플갱어》에서의 진짜와 가짜는 결국 두리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두 가지 마음에 대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내면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결국 가짜 마음이 진짜 마음인 것처럼 오해를 하며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지요. 나의 진심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 그래야만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음을 말해 주는 동화입니다.

    나의 진짜 마음과 마주할 용기에 관한 이야기!
    두리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기 보다는 주변을 불편하지 않도록 처신하는 것에 익숙한 아이입니다. 엄마 아빠 앞에서도 착한 아들의 모습을 연출하고, 친구가 마음대로 놀려도 그저 헤헤거리며 웃습니다.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도 웃는 두리를 보고 친구는 삐에로냐며 핀잔을 줍니다.
    그러던 두리는 학교 앞에서 정말로 삐에로처럼 옷을 입고 온 낯선 아저씨를 만납니다. 아저씨는 두 마리의 병아리를 데리고 와서는 진짜와 가짜를 맞추면 선물을 주겠다고 말하지요. 두리는 가짜의 특징을 제대로 간파해 아저씨에게 선물을 받습니다.
    이윽고 도착한 선물 상자엔 아무것도 없고, ‘진짜 너를 담으라’는 메시지만 있습니다. 두리는 상자 바닥에서 새어 나오는 오묘한 빛에 이끌려 상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상자 바닥에선 손 하나가 불쑥 올라오더니 가짜 두리가 나타납니다. 가짜 두리는 진짜 두리를 상자 속에 가두고 자신이 진짜 행세를 합니다. 진짜 두리는 상자 속에서 가짜 두리의 행동과 말을 생생하게 보고 느끼게 되지요.
    두리의 도플갱어 말대로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가 될 수 있을까요? 과연 진짜 두리는 상자 속에서 나와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까요?
    신은영 작가의 촘촘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이 동화는 내 안에 존재하는 두 가지 마음을 천천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유준재 작가의 그림은 진짜 두리와 가짜 두리가 만들어 내는 두 세상의 모습을 섬세한 색감과 표현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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