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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테레사의 오리무중 (박지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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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화된 마음을 두드리는 진심
    유쾌하게 펼쳐지는 연대의 가능성

    “저는 해피엔딩이 아닌 건 참을 수가 없어요.
    알잖아요? 진짜 어려운 건 누구도 다치지 않는 타협이라는걸.
    그러니까, 그 힘겨운 선택을 절대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요.”

    〈ol〉2024 현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수록〈/ol〉
    규격화된 마음을 두드리는 진심
    유쾌하게 펼쳐지는 연대의 가능성

    “저는 해피엔딩이 아닌 건 참을 수가 없어요.
    알잖아요? 진짜 어려운 건 누구도 다치지 않는 타협이라는걸.
    그러니까, 그 힘겨운 선택을 절대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요.”

    등단 이후 꾸준히 어지러운 세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독한 사람들이 맺는 관계를 써온 작가 박지영의 첫 번째 연작소설집 『테레사의 오리무중』이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2024 현대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장례 세일」을 비롯해 두 편의 소설이 실린 이 소설집에서는 2013년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을 수상하고 김유정문학상 우수상, 현대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영 소설가의 씁쓸하고 유쾌하며 고독하고 다정한 세계가 펼쳐진다.

    「테레사의 오리무중」은 성당 부속 센터에서 일하는 테레사가 자신의 자아를 분리할 수 있음을 깨닫고, 일하는 신체적 테레사(자신)와 꿈을 이루려는 자아(테레사)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테레사는 센터의 중간 관리자 주경과 일하는 방식을 두고 반목한다. 주경은 테레사에게 그녀의 입 밖으로 자아가 튀어나오는 것이 보이니 주의하라고 하고, 그 때문에 테레사는 자신의 자아가 형태를 지녔음을 알게 된다. 테레사는 자아를 분리해 자신의 꿈을 실현해보려고 한다. 반복되는 일을 하는 테레사는 자아가 꿈을 이루기를 바라지만 막상 자아는 빈둥거릴 뿐이며, 급기야는 주경에게 돈을 빌려 도망치고 만다.

    포장 공정을 확인하러 온 주경이 다가와 말했다. 여사님은, 마스크를 쓰시는 게 좋겠어요. 마스크를 벗고 있다는 걸 잊고 있던 터라 성 테레사는 깜짝 놀라며 마스크를 찾아 썼다. 둘러보니 여사님들 중에 반 이상은 마스크를 벗은 채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나한테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지된 지가 언제인데, 이것은 관리자의 갑질이 아닌가? 그것도 상급 관리자도 아니고, 기존의 중간관리자가 공석이 된 틈에 같은 작업반에 있다가 어부지리로 중간관리자 자리를 임시로 꿰차게 된 주경이 이런 요구를 한다고? 애초에 벗을 생각도 없었는데 주경이 강제하자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게 더없이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그냥 참을까 하다가 다른 여사님들도 안 쓰셔서 괜찮은 줄 알고, 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주경이 조용히 속삭였다.
    자아가.
    네?
    자아가 자꾸 튀어나오려고 하던데요. 마스크로 가리는 편이 낫겠어요. (10~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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