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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궁에 살던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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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여년의 세월을 품은 창경궁
    그의 또 다른 이름 ‘창경원’을 떠올리다

    고즈넉한 창경궁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저절로 잔잔해지고 평화로워지지만 사실 창경궁에는 가슴 아픈 역사가 얽혀있다. 1909년, 일제는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창경궁을 헐어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든다. 사자, 호랑이, 코끼리, 악어 등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신기한 동물들이 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동물을 보기 위해 몰려들기 시작한다. 권위 있던 궁궐은 한순간에 구경거리로 추락하고 마는데, 일제는 그것도 모자라 이름까지 ‘창경원(昌慶苑)’으로 바꾸는 만행을 저지른다.

    『궁에 살던 너구리』는 100여 년 전, 창경원에 살았던 너구리의 이야기를 생생하고 묵직한 목소리로 담아낸 작품이다.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날, 해원이는 창경궁으로 예정되어있던 현장학습이 취소되어 기뻐한다.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이라면 무척 기대했을 테지만 창경궁은 너무 시시하고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저 다행으로 여기던 해원이의 생각은 ‘콩콩콩’ 창문을 두드리는 낯선 소리에 일순 바뀌게 된다.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아이들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공부가 재미있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궁에 살던 너구리』는 독자와 비슷한 나이를 가진 해원이가 직접 질문을 던지며 궁금했던 점을 술술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하여간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어’하고 혀를 끌끌 차는 너구리가 등장함으로써 따분해하던 아이들도 반색하고 눈을 반짝일 것이다. 『궁에 살던 너구리』는 교과서 한편에 들어있던 창경궁의 역사에 색과 맛을 입혀 새롭게 되살리는 중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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