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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철 장편소설. 지금껏 작가 자신이 천착해온 의식의 해체, 엄정한 문체, 도저한 지적 사유라는 작가적 과제와 스타일을 견지하면서도, 스스로 삶을 방기하는 '자살'이라는 문제를 전면화하여 폐쇄적 개인에서 사회로 문제 의식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이야기 전편에 걸쳐 작가는 그 어떤 장르, 소설에서도 시도된 바 없는 자살에 대한 종교적, 철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주요등장인물 중 의사 한기형과 작가 임서상을 통해 언급되는 '인간 정신에 대한 방대한 임상 보고서'라는 대목은 이번 작품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일종의 원죄의식처럼 결국 인간의 삶 자체가 죽음으로 다가가는 도정이고 죽음 앞에서 순결, 엄숙해지는 개개인의 심리 묘사에 초점이 맞춰진 최수철의 이번 장편 역시 독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지만, 한 치의 빈틈 없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서사의 전개와 등장인물 간의 기묘한 역학관계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작가의 이전 어느 작품보다 흥미진진하게 읽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