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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문예바다가 기획한 우리 문단 유명 시인들의 서정시선집 그 열두 번째로 서경온 시인의 『당신이 없을 때의 당신』이 출간됐다.
198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서경온 시인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이미지 밭을 싱싱하게 가꾸는 감각주의자다. 시인의 감각과 부딪는 사물의 충만한 존재성은 아련한 슬픔으로 새롭게 변용되어 그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러나 슬프되 정도를 넘지 않는 애이불상哀而不傷의 세계로 데려다준다. 이번 서정시선집에서 독자들은 시인 특유의 감각들이 서럽고, 아련하고, 그러면서도 화사한 낙관으로 망울져 있음을 도처에서 목도하게 될 것이다.
시는
부르는 동안만
나의 노래가 되는
당신이며
당신이 없을 때의
당신입니다.
- 「시인의 말」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에겐 보입니다
하루살이의 춤
사금파리의 눈물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은 봅니다
웅덩이 물거울에
흘러가는 구름 몇 점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만 봅니다
순하게 밟히고 쉽게 뽑히는
벽돌공장 빈터에 무성한 풀들.
- 「목숨」 전문
불과 몇 년 사이
주름살 가득해진 그의 얼굴
움푹 팬 목덜미를 보며
왜 나는 문득
‘용서’라는 말을 떠올렸을까
한때 우렁차던 폭포의 시간
굽이쳐 흐르던 계곡의 말솜씨
다 잦아들고…
종신 집행 유예된 형벌이듯
강江은 언제나 측은한 얼굴로
죄罪 많은 시간을 씻으며 가는 물결
바다에 가까울수록
제 얼굴 스스로 쓰다듬으며
하염없이 주름살 지우고 펴는 손길…
강둑에는 시시각각
이별에 목이 잠긴
서러운 풀들이 무성하였다.
- 「세월- 하류下流에서」 전문
시를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작詩作의 힘든 작업을 수행하고 나서 느끼는 성취감이 황홀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기에 뿌리칠 듯 다시 내미는 그 손길을 차마 떨칠 수가 없다. 절망 속에서 스스로를 끌어올리는 견인차로 시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이제쯤 감히 구원이라는 단어를 쓰고자 한다. 굳게 잠긴 문이 기적처럼 환히 열리기를 꿈꾸며 기도하듯이-.
- 「서정抒情을 향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