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90년대 한국문학을 새로 규정하게 만든 문제작. 하일지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경마장 가는 길』.
『경마장 가는 길』은 한마디로 놀라운 소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이해 보이면서도, 내부로 들어갈수록 주도면밀한 구조와 테크닉으로 짜여진, 기괴한 동굴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도덕’이나 ‘사랑’으로 맺어진 것처럼 위장된 인간 사이의 관계의 실체가 얼마나 절망적인 것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R의 절망이 곧 우리 자신의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형용사와 은유를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