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이미상은 로르카의 시에서 바람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녀의 글에서도 바람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는 추억과 향수와 열정, 문학과 예술과 인생이 투명하게 배어 있다. 바람 이는 깊은 우물을 지닌 시인 엄마. 그녀는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여고생 딸 솨니와 길을 떠난다.
이들은 다른 여행자들이 그랬듯이 떠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삶이란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고, 쾌락보다 고통이 더 많지만 끝까지 가야 하는 지난한 길. 그러나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한 발짝 내딛는 순간 불안과 두려움은 어느새 뒤편으로 물러서고 단단한 땅이 펼쳐진다.
물리적인 공간을 여행한다 해도 결국 그 길은 각자의 내면을 따라가는 것이며 어두운 마음속 한쪽에 숨겨진 스스로의 빛을 발견하는 일인 셈이다. 일상이란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건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건 자신을 비우는 일이기도 하고 잡초가 우거진 마음속 정원을 대면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