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인 이장환 작가가 퇴계 이황의 한시들 중 오언시 72수와 4언시 3수를 추려 모아 해석하고 글씨를 썼다.
이장환 작가에게 퇴계는 막연히 유명한 옛 사람이 아니다. 마치 옆집에 살고 있는, 닮고 싶은, 존경하는 선배같은 분이다. 퇴계의 시를 한 두 편씩 따라 쓰다가 퇴계라는 인물에 빠져들었다. 퇴계의 글을 읽고 따라 쓰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퇴계의 詩文과 생활 자취를 느끼면서 삶이 변하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
글을 따라 쓴다는 것은 한 사람의 정신, 영혼, 정서와 직접 접속되는 지름길이다. 퇴계의 시를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또 손으로 또박 또박 따라 쓰는 동안 퇴계의 마음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필기하는 노동, 필기감의 즐거움, 이런 것은 키보드와 스마트 기기의 터치에 익숙한 현대인이 일부러라도 되찾아야 할 필수 항목이다. 낙서만 해도 정신과 감정이 정리되고 휴식을 얻는데, 좋은 문장을 정성들여 따라 쓴다면 어떨까?
호흡과 자세를 가다듬어 정성스럽게 한 획 한 획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바로 좋은 내용의 문장을 정성스럽게 쓰면서 영혼에 새싹이 돋아난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