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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자에게 신이라는 가설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칼 세이건의 미망인인 앤 드루얀이 세이건의 수많은 원고와 메모 파일 속에서 그의 사후 10년 만에 발견해 낸 강연 원고를 엮어 펴낸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에서 칼 세이건이 가지고 있었던, 종교와 신에 대한 견해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칼 세이건은 과학과 종교가 화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종교가, 특히 서구 사회를 지배해 온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인격신적 일신교의 신학 담론이 지구라고 하는 좁은 공간과 시간에 묶여 있는 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특히 강연의 백미는 힌두교에서 기독교까지 수많은 신학자들이 제출해 온 신에 대한 가설들과 논증들을 검토하고 논박하는 6강 ‘하느님에 대한 가설들’이다. 고대 힌두교 철학자들과 근대 철학의 정초자인 칸트의 도덕적 논증은 물론이고 현대 물리학자들이 내놓은 온갖 가설들을 논파하며 신의 존재 증거는 아직까지 자연과 우주 속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학이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고 단언하지도 않는다. “증거의 부재가 곧 부재의 증거는” 아니고 아직 결론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학과 종교의 공감, 이 공감을 나누어 지적 수렴점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