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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성 시집. 이번 시집은 전적으로 고요의 제단에 바치는 고백록이다. 고요에의 경배, 고요로의 몰입, 그토록 고요를 잃을 수 없어 하는 시인에게 그것은 천금과도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시인이 그렇듯 애지중지 여기는 그 고요란 다름 아닌 침묵이 전하는 신비의 언어이리라. 그 침묵이 가만히 들려주는 생의 섭리를 고스란히 받아 적어 내려간 게 이 책을 이루는 시편들일 것이다.
그것은 '자로 잴 수 없는 것'이자 아득한 날이 지나서야 겨우 독해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기에 시인으로 하여금 '일상의 많은 시간을 고요에 할애'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그걸 온전히 전하려고 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시종 내밀하고 잔잔하다. 격정의 깊이를 한껏 목청 높여 외쳤다가는 그것 모두를 다 잃기라도 할 것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