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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자신의 열렬한 후원자 빅토리아 오캄포의 별장에서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라는 청년을 만난다(비오이 카사레스의 부인이자 역시 뛰어난 환상소설 작가인 실비나 오캄포는 빅토리아의 동생이다). 15년이라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평생 우정을 나누는 문학적 동지가 된다. 두 사람은 '공동 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바로 이 책이 그 결과물이다.
1940년대 아르헨티나 문단을 지배하던 사조는 향토주의와 사실주의로, 평론가들은 보르헤스의 선구자적 작품세계에 주목하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보르헤스와 비오이 카사레스는 '대중적 글쓰기'를 통해 보수적인 문단을 조롱하기로 결심한다. 각자의 증조부 이름에서 따온 '부스토스 도메크'라는 필명으로 내놓은 이 작품은 독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책이 서점에 깔린 지 한참 지난 뒤에도 독자들은 물론이고 평론가들조차 저자가 가공의 인물이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시드로 파로디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제8구역에서 일하던 이발사였다. 그러나 방세가 밀린 경찰서 서기의 음모로, 축제 기간에 일어난 정육점 주인 사망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1년형을 언도받고 감옥에 14년째 복역 중. 그의 추리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신문기자부터 뜨내기 불량배, 얼치기 시인, 방탕한 부잣집 도련님, 삼류 배우, 심지어 중국 대사관 직원까지 그를 찾아와 미궁에 빠진 사건을 설명하고 조언을 청한다.
그가 사용하는 것은 최첨단의 과학적 감식 기법도 아니고 거미줄 같은 정보망도 아니며, 오직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민한 관찰력뿐. 그러나 이 '앉은뱅이 탐정'의 뇌세포는 사건의 한가운데를 단번에 꿰뚫는다.
짜릿한 긴장감과 극적 반전을 갖추었으면서도 밝고 익살스러운 라틴아메리카문학의 특유의 미덕을 겸비하고 있다. 피투성이 사체가 발견되고 보물이 사라지며, 배신행위가 만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작품. 두 거장의 장난스러운 일탈은 성공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