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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은 법이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생활인의 거리를, 성큼 좁혀준 대표적인 사람의 하나다. 그의 직업 자체가 변호사인 까닭만은 아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말할진대 다분히 경강부회의 느낌은 있되, 그는 생김새부터 법을 배경에 두르고 있는 그쪽 직업인들의 위세와 멀찍이 떨어져 있는 셈이다. 꺼무스름한 얼굴 위의 두 눈은 노상 웃음기를 머금고 있다. 입에서는 만나는 사람의 가슴을 더불어 열어주는 푸근한 해학이 뛰어난 유머 감각과 함께 순발력 있게 튀어나와 친화력(親和力)을 보탠다. 눈앞의 누군가가 성에 안 차는 사람일 때, 농담에 가시를 싸서 던지는 촌철살인의 멋 또한 그의 것이다. 한승헌의 한승헌다움을 바로 이 점에서 발견한다. 인권변호사이면서 시인인 한승헌, 시인이면서 수필가인 한승헌의 에세이 14편을 문고본으로 엮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