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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말 가운데 어느 쪽이 쉽고 편할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침묵이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고 힘을 들여 혀 근육을 놀려야 하는 말보다 쉬워 보이지만, 침묵은 그저 말을 자제하는 상태가 아니라 더 나은 말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 단순히 입을 닫고 있는 게 아니라 그럼으로써 무언가를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말하지 않음을 무능이라 여기고 말하지 않음을 무용이라 여기는 오늘날, 200년 전 <침묵의 기술>을 다시 펼치는 까닭이다.
오늘날이라 말했지만 200년 전에도 이미 말의 천국이 도래했으니, 언제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지 아는 이가 적었다. 그렇게 침묵하던 이들은 아예 말을 하지 못하는 이들로 취급되어 더는 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니, 깊이 숙고한 후에 입을 열고 모르는 것에 입을 다물 줄 아는 지혜는 다른 말에 가려 말해지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침묵을 깨고 침묵의 가치를 드러내며 침묵의 방법을 기록한 침묵의 글이다. 그 첫 번째 원칙은 이렇다.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에만 입을 연다." 이 책만큼 이 원칙에 충실한 사례도 없을 것이다. 이 소개글이 너무 길게 느껴져 민망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