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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검색
  • 오가와 사야카 (지은이),지비원 (옮긴이)갈라파고스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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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2025년 사회과학 분야 5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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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어떤 인간도 신뢰할 수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믿지 않아도 연결되는 사회’를 향한 인류학적 상상! 일본 논픽션계의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이라 불리는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과 명성 높은 가와이 하야오 학예상을 동시 수상하여 큰 화제를 부른 인류학 명저. 일본에서 17쇄 넘게 증쇄를 거듭하며 ‘새로운 인류학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78년생 문화인류학자 오가와 사야카는 23세부터 탄자니아를 드나들며 스와힐리어를 익히고 길거리 상인들에게서 중고옷 파는 장사를 배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홍콩의 청킹맨션에 체류하던 도중에 자칭 타칭 ‘청킹맨션의 보스’ 카라마를 만나게 되면서 수상쩍은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청킹맨션 주민들의 일과 놀이를 참여 관찰하게 된다.

    홍콩의 ‘마굴’, 비공식 경제, 아프리카계 브로커들, 무정부적 시장, SNS를 활용한 상거래, 밤 문화, 지하 은행 등, 이 책은 독자의 호기심과 눈을 사로잡는 키워드들로 가득하다. 청킹맨션이라는 중간지대를 바탕으로 호혜, 증여, 분배, 공유경제, 커먼즈, 나아가 삶의 본질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파헤치며 고정관념을 뒤엎어, 일본에서 출간 직후부터 “이런 인류학도 있구나”, “압도적으로 재밌다”라는 반응과 함께 수많은 매체의 주목을 받아왔다.

    수없이 배신을 경험한 청킹맨션의 보스 카라마와 탄자니아인 주민들은 “세상의 그 누구도 믿어선 안 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아무도 배제당하지 않고, 그 무엇이든 공유할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고 있었다. 저자가 목격한, ‘아무도 신용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삼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커먼즈적 삶의 방식이란 무엇일까? 제도에 조금도 기대하지 않는 인간들이 끝없이 확장되는 네트워크 속에서 찾아낸 공존의 회로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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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지 않아도 연결되는 사회"
    홍콩의 청킹맨션은 뭐랄까, 영화감독이라면 한 번쯤 영화의 배경으로 탐낼만한 곳이다. 국제적인 비공식 경제의 거점으로 돈이 활발히 오가는데, 이곳의 거주자들은 대체로 불법 체류, 불법 노동을 하고 있거나 불법이라고 불릴 만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들의 경제 상황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루에 6천 불을 버는 부자도 있고 한 끼 챙겨먹기 힘든 사람도 있다. 교류는 활발하지만 서로를 깊이 파고드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각자의 불법, 부당함을 파헤치지 않기는 이곳의 기본 원칙 중 하나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계다.

    이 공간 속에서 문화인류학자인 저자 오가와 사야가가 주목하는 지점은 탄자니아인들의 커먼즈다. 사야카는 청킹맨션의 보스라 불리는 카라마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청킹맨션의 탄자니아인 커뮤니티에 대한 연구를 해나간다. 보통 커먼즈라 하면 떠오르는 고정적 이미지가 있다. 안전하고 균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공동체. 이곳의 커먼즈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사람들은 서로 친하지만 깊이 믿지 않는다. 믿지 않더라도 서로를 돕는다. 즉각적 보답은 바라지 않으면서 서로의 위기에 매번 기꺼이 도움의 돈을 내밀고, 심지어 배신을 당한 적이 있어도 또다시 손을 잡는다. 신뢰 없는 서로를 영원히 도움으로써 모두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이 모순적인 공동체는 어찌하여 가능한가?

    청킹맨션에 거주하며 이들을 관찰하는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쓰인 이 책은 마치 소설처럼 눈앞에 보이는 듯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친다. 매력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의 관계적 상식으로는 의문이 생기는 지점들이 턱턱 생겨나고, 그 지점들에서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차이와 통찰을 발견하게 된다. 이기성과 이타성의 경계가 모호한 이 공동체에서 '대안'을 찾기엔 아직 조급한 측면이 있겠으나 '희망'을 캐내기엔 충분할 것 같다. 여러모로 흥미롭고 매혹적인 책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