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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행성어 서점 (김초엽 짧은 소설)
2021년 소설/시/희곡 분야 5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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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당신을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열네 편의 낯설고도 감각적인 이야기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초엽 신작 짧은 소설집 출간

    한국문학 독자들에게 지금 이 시절은 ‘김초엽’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2018년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만에, 그는 문단 안팎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꼼꼼히 새겨놓았다. 탁월한 상상력을 자양분 삼아 꾸준히 발표해온 작품들로 보건대, 김초엽이 단기간에 획득한 수많은 성취와 수식어는 마땅한 것으로 느껴진다.

    마음산책 열두 번째 짧은 소설은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소설가 김초엽의 『행성어 서점』이다. 그는 “산뜻한 이야기의 마을”에서 수집해온 열네 편의 이야기를 진진하게 펼쳐간다.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에서 출발하는 작품들은 장애와 혐오, 이종(異種)간의 갈등과 공존, 환경 파괴 같은 동시대적인 문제의식을 안은 채 우주적 세계로 향한다. 수술 후유증으로 무엇이든 몸에 닿으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접촉 증후군’ 환자 파히라(「선인장 끌어안기」), 뇌에 통역 모듈을 심어 수만 개의 은하 언어를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시술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교수(「행성어 서점」), 균사체 연결망이 집단 지능을 구축하고 있는 늪에 갑자기 나타난 유약한 미지의 소년(「늪지의 소년」), 폐허 직전의 휴게소 한 편에 위치한 기이한 식당의 의문투성이 주인(「지구의 다른 거주자들」)은 이 세계의 별종이자 이방인들이다. 김초엽은 나와 다른 타자, 나아가 소수자의 삶을 독자가 직접 마주 보게 함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긍정을 넘어 공존을 모색하도록 도모한다.

    그간 마음산책 짧은 소설은 글과 그림의 조화로운 결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행성어 서점』에는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며 초현실주의 그림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최인호(Dion Choi)가 함께했다. 동화 같은 상상력에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을 덧입힌 서정적인 그림들은 이야기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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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은하계,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은 책들처럼"
    "스무 살, 처음 서점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은하계 여행자들에게 우리 행성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알리고 싶었다."(64쪽) 서점 직원은 이 마음을 알고 있다. 마케팅을 버무려 이 책을 조금 더 알리고 싶은 초심자의 혈기. 하지만 10년쯤 지나면 "이제는 그게 헛된 꿈이라는 것을"(64쪽) 알게 된다.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을 책을 파는 <행성어 서점>의 직원이 있다. 그의 서점은 우리 은하계에 있지 않고, 그가 파는 책은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지만, 서점 직원인 나는 어쩐지 그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때론 이 책들이 '지긋지긋'(67쪽)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을 둘러싼 테러가 벌어진다면 '내버려둘 수는 없'(68쪽)는 마음. 행성어를 직접 배우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책만 파는 이 서점을 찾는 사람은 누구일까?

    2021년 10월, 독자의 기대에 응답하는 두 번째 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를 출간한 김초엽이 짧은 소설로 독자를 찾았다. 두 권을 함께 읽노라면 단편 소설과는 미묘하게 다른 맛을 내는, 짧은 소설의 경쾌함이 색다르게 읽힐 듯하다. "일단 첫 문장 쓰고 마침표 찍은 다음에는, 끝까지 단숨에." (작가의 말) 접촉증후군 환자들의 포옹부터 같은 언어로 된 책을 읽을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 나누는 미래의 우정까지. 김초엽이 이야기해온 것들과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들이 산뜻한 우주 여행을 청한다.
    - 소설 MD 김효선 (2021.11.02)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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