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인생 그림책의 첫 페이지
작가 노경실이, 바둑이랑 친구들이랑 온 골목을 누비며 부르던 그 노래, 봄바람 속을 동생들과 함께 마음껏 뛰놀며 부르던 그 노래를 기억합니다.
요즘 우리들-애 어른 할 것 없이-은 노래를 노래로만 즐기는 일은 드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들 고만고만하게 사는 집들이라 이 세상 사람은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던 그 시절, 노경실 어린이는 하루면 쉬어버리는 하루살이 옥수수 하모니카로 동요를 불었습니다. 그 하루의 기쁨이 평생토록 그를 다정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 날의 동요는, 나와 가족과 친척, 이웃과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강아지와 고양이, 때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흔적까지 슬쩍 담겨 있는 인생의 그림책, 사진첩과 같습니다. 우리가 새하얗게 동요를 잊어버릴 때 우리는 유년의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이고, 우리 인생 그림책의 첫 페이지를 찢어내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