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아침마다 신문배달을 하면서 동네 길고양이들의 안부를 묻고 한 끼 식사를 챙겨주는 이가 있다. 길고양이 집사 겸 '찍사'를 자처했던 김하연 작가는 자신과 잠시 함께했었던, 그러나 지금은 별이 되어 무지개 너머로 사라진 수많은 길고양이들의 애틋한 이야기를 사진과 담담한 글로 엮었다.
그는 얼마 전 신문배달 생활을 청산하고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이웃'으로 대접 받지 못하는 길고양이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사진 전시회와 강연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왜 길고양이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선뜻 나서지 못할 길을 가는 것일까? "난 이미 틀렸다. 힘들다고 안 되겠다고 뿌리치기에는. 나는 그들의 삶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그냥 그들을 지키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의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매정한 경고문을 볼 때마다, 로드킬을 당한 아이들을 관악산 어느 자락 진달래나무 아래 묻어줄 때마다, 신문배달 오토바이 소리를 듣고 달려와 먹이를 기다리는 어린 눈빛을 볼 때마다 그는 결심했을 것이다. 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인 그들이 골목길을 유유자적하며 걷게 될 그날을 선물처럼 주고 싶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