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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쿼런틴
2023년 소설/시/희곡 분야 4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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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외계의 검은 구체에 의해 ‘격리(쿼런틴) 상태’가 된다”
    양자역학을 토대로 인류를 ‘우주 파멸’의 존재로 구축한 충격적 상상력

    작품 제목인 ‘쿼런틴(Quarantine)’은 ‘격리’, ‘검역’, ‘차단’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에서도 자주 언급된 단어인데, 『쿼런틴』에선 그 단어가 조금 다르게 쓰이는 것이다. 현실에선 전염병으로부터 인간을 격리한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쿼런틴』에선 ‘인간으로부터 우주를 격리한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인간이 우주 역병 병균의 숙주라도 된다는 것일까? 결말로 가면 그 말도 틀린 건 아니게 되지만, 초기 설정상으로 인류가 격리된 이유는 우주를 파멸로 이끌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특수 능력’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양자역학적 지식이 다소 필요하지만, 『쿼런틴』을 문학작품으로 즐기는 데엔 그런 지식은 전혀 필요 없다. 인류가 ‘우주 파멸’의 존재가 되었을 때의 외계 종족의 반응, 그 외계 종족의 강제 격리를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인류의 반응, 혼란에 빠진 지구에서의 각 개인이 겪는 변화와 갈등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사를 꾸준히 따라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양자역학에 대해 체득하게 된다.

    『쿼런틴』을 읽고 나면 이 작품을 쓰기 위해선 양자역학에 대한 고차원적 이해가 필요했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양자역학을 너무도 쉽고 정확하게 소설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그렉 이건은 양자역학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토대로 『쿼런틴』을 썼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김상욱은 강연장에서 “물리학자라면 (경외감 때문에) 울면서 볼 책”이라 밝힌 바 있다.

    양자역학은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은 단어일뿐더러 우리가 친숙하게 체감하는 고전역학을 거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쿼런틴』을 읽을 때 양자역학에 대해 천착하지 않고 서사적 재미만 추구하더라도 전혀 문제는 없다. 하지만 『쿼런틴』에서는 양자역학을 그렇게 어렵게 다루지도 않거니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읽으면 SF 특유의 ‘경이감’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공부한다기보다 체험해 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가기를 권장한다.

    『쿼런틴』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지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수 능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때다. 『쿼런틴』의 세계에서 온 우주는 ‘양자 중첩’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이 ‘관측’한 존재의 양자 중첩을 깨뜨려 하나의 상태로 귀결시킨다. 인간의 시선이 닿은 존재는 중첩돼 있던 무한대의 가능성을 잃고 딱 한 가지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즉, 『쿼런틴』의 세계에선 인간의 눈길이 닿는 모든 것이 (인류를 포함해) 난도질당한다. 이 엄청난 세계관 앞에서 양자역학적 설명은 사소하다. 그러나 이 사소한 설명을 이해하면 이 비현실적인 세계를 무척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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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창 추천, 20년 만에 복간된 SF 바이블"
    2034년, 지구의 밤하늘에서 별들이 예고도 없이 자취를 감춘다. 정체불명의 거대한 검은 구체 ‘버블’이 태양계 전체를 감싸 지구가 격리되었기 때문이다. 텅 빈 하늘을 두고 인류는 대혼란에 빠지고 여러 해석이 난무한다. 고도로 진보한 '나쁜' 외계 종족이 태양계를 우주에서 고립시키는 장벽을 만들어냈다는 주장부터, '선한' 외계 종족이 우주 대재난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를 만들어냈다거나, 태양계가 은하계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인류의 원시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장막이 설치됐다는 해석까지.

    그런가 하면 신들이 노해서 별이 소멸한 것이 아니냐는 공포가 사람들을 떨게 하고, 지구에 "갇혔다"는 생각이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며 '버블열'을 호소하는 환자 수가 폭증한다.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어느덧 별이 사라진 밤하늘이 일상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된 2063년.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실종 사건이 다시금 버블의 정체를 뒤흔든다. 'SF계의 바이블'이라 불리며 많은 독자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20년 만에 재출간된 그렉 이건의 데뷔작. "그렉 이건의 작품들은 실로 경탄스럽다."는 테드 창의 찬사를 비롯해 물리학자 김상욱이 “물리학자라면 (경외감 때문에) 울면서 볼 책”이라고 추천하며 함께 읽은 책.
    - 소설 MD 권벼리 (2023.01.03)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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