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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 (2024 볼로냐 라가치 상 BRAW BOOKSHELF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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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에 아무것도 없다고?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있었던 곳으로, 인류사에 중요한 자료와 유물, 예술품 등을 보존, 진열하고 전시, 교육하는 공간이다. 인류사가 응집된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곳에 아무것도 없다? 그림책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은 이런 역설로 시작한다.
    주인공 오토와 우나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박물관에 가기로 한다. 명화가 모여 있는 미술관도, 새로운 발명과 과학기술을 전시한 과학박물관도, 동식물을 모아둔 자연사 박물관도 아니다. 바로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이다. 과연 박물관 안은 다른 곳과는 달리 텅텅 비어 있고, 온통 ‘없다’라는 표지와 단어만으로 가득하다. 박물관 내 공간들의 이름마저 '무無', ‘공空’, ‘영零’, ‘공백空白’인 이 박물관에서 도대체 두 어린이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무엇을 봐야 할까?!

    없음을 찾아라
    조각 전시장인 무의 전시실에는 세계 각국의 공기를 담았다는 열린 유리병과 무명 군인의 사라진 흉상과 터진 거품이 전시되어 있다. 공의 전시실에는 투명인간과 그곳에 없는 사람, 아무도 아닌 자를 만나게 된다. 영의 전시실에는 숫자 0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쓰여진 전시물들이, 구멍 홀에는 뚫어지거나 파내 비어 있는 각종 구멍들이, 공백 도서관에는 백지 책과 없음에 대한 책들이 가득하다. 허의 전시실에는 눈보라 속의 북극곰이나, 하얀 캔버스 위에 하얀 정사각형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없지만 있는 것, 혹은 있지만 없는 것들로 채워진 이곳에서 두 아이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이라는 제목에서 독자들은 정말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박물관을 상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을 것이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는 없다는 것이 오감으로 감각할 수 없는 것, 감각할 수 있어도 이름이 없는 것, 감각할수도 없고 이름도 없지만 있는 것 등 다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과르나차 작가가 ‘아무것도 없는 박물관’이라고 명명한 것은 다양한 가능성과 상상으로 가득 채운 박물관이라는 말을 뒤집은 것은 아닐까?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사물과 문장, 그림과 책은 모르고 봐도 책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하지만 작가는 알고 보면, 아는 만큼 더 풍부하게 볼 수 있는 ‘이스터 에그’를 잔뜩 숨겨 두었다. 작가는 무지, 즉 지식의 없음과 있음도 새롭게 조명한 듯하다. 이 이스터 에그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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