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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위기 담론’들은 대부분 위기라는 말을 유행어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는 ‘그래서, 어떻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도 전에 다시 대두된 새로운 위기에 밀려 저편으로 사라지곤 했다. 꽤나 오래 전부터 운위되던 ‘인문학의 위기’라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쩌면 위기라는 것에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어서, 다른 절박성을 띤 위기들에 밀려 인문학이 위기에 처했다는 호소는 사람들의 주목도 끌지 못하는 채로 이제는 그저 ‘인문학 종사자들의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형편은 아닌지. 그래서 인문학 연구자들은 더욱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결국은 가망 없고 ‘스스로도 구제하지 못하는 인문학’을 버리고 다른 분야의 학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소식을 적잖게 듣게 된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면서 대학에 몸담고 있는 소장 인문학자들이 뭉쳤다. 『인문학과 인문 교육』이란 책으로 묶인 이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우선 인문학이 처한 위기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며 정부나 기업의 지원에 의지하여 연명하거나, 얄팍한 변신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버리는 길을 택하지 않고 인문학 내부에서 갱신의 방도를 찾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인문 교육의 ‘현장’에서 수행을 통해 재구성하려는, 더디고 어렵지만 인문학 본연의 태도를 분명히 견지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근대적 이성이 ‘도구적 이성’으로 전락한 이래 인문학은 늘 위기에 처했고, 역설적으로 언제나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아니면 소멸하거나. ‘포스트 휴먼’ 시대의 인문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치거나, 들이박거나. 길은 어디에 있을까. 동양과 서양, 아날로그와 디지털, 여러 언어와 지역을 아우르는 연구자들이 지시하는 바의 공통분모는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이며, 그것을 그려낼 수 있는 수행으로서의 글쓰기이다. 지당한 듯 보이는 이 명제 바깥에 답이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