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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사람은 잊는 것이 아니라, 간직되는 거란다
    아빠의 죽음과 새로 생긴 엄마의 남친으로 슬픔과 갈등을 겪는 민호의 이야기

    아빠가 돌아가신 슬픔을 꾹꾹 누르며 겨우 살고 있는데, 엄마에게 남친이 생겼다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그 남자의 천방지축 어린 아들까지 동생으로 받아들이라고?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엄마가 재혼하면 새롭게 구성되는 가족과 갈등을 겪는 민호의 이야기이다.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기까지 겪게 되는 혼란스러운 일들을 작가는 민호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풀어낸다.
    민호 아빠는 갑자기 집에서 쓰러진 그날 세상을 떠났다. 그래도 꿋꿋하게 이겨내며 살고 있는데, 엄마에게 남친이 생겼다고 한다. 민호는 아빠와 500원짜리 동전을 모으던 돼지 저금통과 아빠가 만들어준 모형 집을 들고 가출해서 절친인 서준이 집으로 가 버린다.
    재혼 가정 자녀가 가장 많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충성심 갈등’이라고 부르는 문제이다. 친아빠에 대한 사랑과 의리 때문에 새아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다. 민호도 그런 것이다. 민호는 서준이 집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싫어! 나는 아빠를 잊는 것이 싫다고. 엄마가 남친을 만나는 것이 싫어!’라며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다가 눈을 뜬다.
    다음 날 서준이 엄마에게 떠밀려 집으로 향했지만, 민호는 들어가지 않고 고모 집으로 향한다. 고모가 연락했는지, 엄마가 와서 협상하자고 한다. 엄마 마음대로 결혼하지 않으며, 1년 후 민호가 싫다고 하면 남친과 헤어지는 걸 조건으로 한다. 또 앞으로 1년 동안 엄마가 2주에 1번 아저씨 집에 놀러 갈 때, 동행하자고 한다. 민호는 엄마를 감시해야 해서 아저씨 집에 가겠다고 한다.
    협상했으니, 할 수 없이 아저씨 집에 가야 한다. 아빠보다 훨씬 못생긴 그 남자는 머리가 하얗게 세어서 별명이 ‘흰머리 독수리’란다. 그의 아들 은찬이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 민호를 ‘형아’라고 부르며 따른다. 그것도 맘에 안 들어 민호는 은찬이를 ‘꼬마’라고 부르기로 한다. 민호는 엄마가 꼬마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동안 외동으로 귀여움받으며 살았는데 의붓동생이 생기다니, 엄마의 애정을 빼앗기지 않을지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흰머리 독수리는 싫지만, 왠지 그의 통나무집은 마음에 든다. 흰머리 독수리는 민호에게 트리하우스를 짓자고 제안했다. 민호는 앞으로 흰머리 독수리 집에 20번을 더 가야 하니, 여름방학 동안 20일을 보내며 대신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기간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속속 일어나는데……. 민호는 흰머리 독수리와 꼬마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흰머리 독수리가 민호에게는 밉상이지만, 알고 보니 꼬마에게는 둘도 없이 좋은 아빠이다. 그리고 꼬마 역시 민호처럼 죽은 엄마를 어린 가슴에 품고 산다.
    흰머리 독수리는 왜 민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가만히 기다려 주는 것일까? 아마도 민호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혼란을 겪는다는 것을 짐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차 민호는 새로운 가족의 존재를 가슴에 품게 되지만, 여전히 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지우지 못한다. 그런 민호에게 흰머리 독수리는 부서진 모형 집을 깔끔하게 고쳐서 선물한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잊는 것이 아니라, 간직되는 거라고. 마음 깊은 곳에는 누구에게나 집이 있는데, 그 속에 소중한 기억을 보관하는 거라고.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게….’라고. 민호는 트리하우스를 받쳐 주는 나무를 ‘아빠 나무’라고 이름 짓는다.
    재혼 가정에는 아픔과 갈등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민호는 그와 같은 요인들을 통해 정신의 키를 한 뼘 더 키운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희망을 품고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일깨워 주는 책이다. 아울러 독자에게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깨우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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