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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고요’라는 친숙한 세계,
‘무지’와 ‘소외’라는 차갑고 현실적인 어둠!
‘삼중고(三重苦)의 성녀’, ‘기적을 일으킨 여인’, ‘빛의 천사’ 등 헬렌 켈러를 규정짓는 수식어는 헬렌 켈러를 신화적 위치에 세워 둠으로써 이름만 익숙할 뿐, 우리와 상관없는 너무나도 먼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었던 헬렌 켈러가 바랐던 것은 사람들과 어떤 장애물 없이 소통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진 자유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허용되는 것이었다. 헬렌 켈러처럼 뛰어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장애인들은 사회가 사람들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감춰져야 할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각·청각 장애인들에게 고요함과 어두움은 이상할 것 없는 친숙한 세계이다. 그 세계는 모두가 잠든 캄캄한 밤을 응시할 때 비장애인들도 경험할 수 있는 세계이다. 하지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신체적 장애를 ‘결함’으로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