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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버릴 것과 지킬 것 (오세영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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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영 시인의 평론집 『버릴 것과 지킬 것』이 시작비평선 0016번(천년의시작)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65~68년 박목월에 의해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하여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등 시집 23권과 『시론』, 『한국현대시분석적 읽기』 등 학술서적 23권을 펴냈고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한국 문단으로부터 만해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문학상과 국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한국 문단의 대표 시인이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서 국내 문학 교육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본격문학이나 순수문학이 설 자리를 잃은 1985년 당시에도 그는 시가 본질상 현실참여나 정치의 도구화가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군사정권의 압력 아래에서도 시대적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시의 본질’을 강의하는데 헌신한 교육자이다. 이번 평론집은 한국 현대시사의 과거와 현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 ‘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에 대한 이정표로 읽히기도 한다. 또한, 자기 성찰을 통해 ‘시의 본질’에 닿으려는 학자로서의 그의 신념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1부에서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삶의 어떤 총체적 진실을 탐구하는 인간 정신의 노력으로서의 ‘시와 종교’의 상관관계, ‘신이 없는 종교로서의 시’, ‘서정시에 대한 오해’ 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시의 본질’에 대한 초석을 다진다. 2부에서는 ‘이병기’, ‘이은상’, ‘신석정’, ‘김영랑’, ‘박목월’, ‘이어령’, ‘문덕수’, ‘조오현’ 등 한국 문학의 대표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한국문학사의 흐름과 의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3부는 어느 정도 학문적 성과가 축적된 오늘, 이를 토대로 더욱 냉철하게 우리의 시문학사를 점검해보는 ‘한국 현대시사를 보는 틀’, 인간보다 물질이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문학 교육의 ‘우울한 단상’을 성찰하는 ‘바보야, 문학 교육이 문제다’ 등의 주제를 시작으로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어온 근현대시사에 대한 이해, 정치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었던 우리 근현대시 백 년을 성찰하는 ‘한국의 근현대시와 정치’라는 장을 끝으로 긴 문학적 여정을 마치게 된다. 저자가 본문에서 “바람직한 인간 발전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항상 그것을 비판, 감시하고 또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 역할을 맡은 자가 시인입니다. 우리가 문학 행위를 창작이라 하고 문학의 본질이 자유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략) 시가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스러워야 하는 이유, 나아가 어떤 절대적 신념이나 신과 같은 존재로부터 자유스러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밝혔듯, 이 책은 이제 한국문학이 ‘버릴 것과 지킬 것’을 명확히 구분하여 ‘시의 본질’에 닿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문학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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