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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우정과 사랑, 20대의 뜨거운 청춘을 거침없이 써내려가던 문혜미 작가의 신작. 일회용처럼 느껴지는 요즘의 연애, 쉽게 버려지고 쉽게 새것을 얻는 요즘의 사랑 속에서, 3000일을 감내한 연인의 헤어지는 방법에서 휴식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별에 대한 준비를 끝내야만 했다. 어렵사리 고른 노트는 백과사전만큼이나 두꺼웠다. 그 노트를 책상 위에 펴고, 정교하게 선이 그어진 하얀 첫 페이지를 빤히 바라봤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우리의 첫 키스? 첫 여행, 첫 경험, 첫 크리스마스……. 모든 것이 희미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우리의 마지막 키스, 마지막 여행, 마지막 섹스도 생생하게 기억하기 힘들 판인데. 우리가 알고 지낸, 그리고 사랑했던 시간은 자그마치 9년이다.









